교육 방법과 평가 방법이 변해야 나라가 산다.

신라대학교 국제관광경영학부  조윤식 교수

개인이 혼자하는 암기식 교육은 가고, 앞으로는 팀 단위의 토론식 교육이 대세를 이룰 것...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로 미래의 사회와 나라를 이끌어갈 인재를 기르는 정책이기 때문에 눈앞의 이익만을 살피면 안 된다는 의미에서 이렇게 표현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주입식 교육과 암기 위주의 교육만을 강조하다가 최근 들어 토론과 논술의 필요성을 느껴 교육 방법의 개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도 큰 변화는 없다. 대한민국 교육의 변혁과 미래를 위해 개선을 요구하는 깨어있는 몇몇 학자 중 신라대학교 국제관광경영학부 조윤식 교수는 현직 강단에서 후학들에게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토론할 때 활용한 교재의 내용들은 나이와 아무 상관없이 머릿속에 저절로 오랫동안 생생하게 기억되는데, 이를 억지로 외워서 암기하면 오래지 않아 머릿속에서 사라져 버린다. 인간의 암기력은 10대후반이 절정기이고 그 이후 나이가 들수록 급격하게 감퇴한다. 이러한 기억력에 의존하는 것은 정말로 어리석은 짓이다. 학생들은 토론할 때 자신의 생각이 가미되었기 때문에 재미있어하고 눈빛이 반짝이지만, 암기할 땐 자신의 생각은 전혀 없고 싫어하기 때문에 눈빛이 흐려진다. 

따라서 조 교수는 기존의 지식을 학생들에게 전달하는 지식전달자가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이 되도록 돕는 데 전념하고 있다. 생각이란 무엇을 읽고, 쓰고, 말하고,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나은 결과를 도출해내기 위해 창의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다. 창의적인 생각은 그 사람의 사상을 형성하게 하고, 그 사상은 그 시대의 문화를 창출하며, 그 시대의 문화는 역사를 만든다는 생각의 기반 아래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조 교수는 "그 창의적인 생각의 결과는 개인적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집단, 조직, 사회, 국가로 올라갈수록 더 큰 의미가 있게 된다. 한 사람의 창의적인 생각이 좋은 성과를 내고, 이 성과는 사상이 되고, 그의 사상은 그가 속한 조직의 문화를 형성하거나 바꾼다. 이러한 문화가 결국 그 조직-민족-국가의 역사를 바꾼다. 따라서 개인의 창의적인 생각 하나가 역사를 바꾸게 된다. 그래서 한 사람의 창의적인 생각은 아주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생각이 존재하는 평가, 창의력을 키우는 토론 교육을 지향하며... 
조 교수는 생각하는 교육, 생각이 존재하는 평가를 주장하고 있다. 그는 "예를 들어 역사적 사실을 교사가 주입식 강의로 암기해서 외운 지식이라면 여기에는 자기 생각이 들어있지 않다. 그러한 사실은 폰으로 즉석에서 검색이 가능한데 아까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강의하는 것은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무의미하고 낭비일 뿐이다. 또한 시험으로 평가할 때도 단순한 역사적 사실을 많이 정확하게 암기하고 있느냐의 정도에 따라 점수가 매겨지는 방식의 시험은 생각이 존재할 수 없는 것으로 평가 방식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해 학생들 각자 그 의미를 자신의 의견으로 제시하고 타인의 의견을 들은 뒤 자신의 의견을 수정, 보완하는 토론식 수업이 되어야 함을 조 교수는 주장하고 있다. "평가나 시험 역시도 그러한 역사적 사실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에세이 방식으로 정리하게 하고 이에 대해 평가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역사적 사실에 대해서도 이렇게 교육하고 평가해야 하는데 다른 전공, 과목에 대해서는 더더욱 자기 생각을 강하게 피력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이야기했다.

옛 문헌들을 보면 공자도 제자들과 수많은 토론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고려 시대, 조선 시대 모두 과거시험 문제는 현대의 논술시험 형식이었고, 과거 시험 문제를 보면 서당에서 토론식 수업을 하지 않으면 문제를 풀 수 없었다. 조 교수는 이 같은 사실을 예로 들면서 "과거 서당 또는 서원에서는 두 가지 교육방식이 있었는데, 하나는 글자 특히 한자를 터득해 읽고 쓰고 할 수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는 하는 암기식 교육이다. 그러나 과거시험을 준비하는 인재들에게는 그 당시 출제되었던 과거시험 문제를 보면 암기식으로 공부해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이고 토론식 수업을 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였기 때문에 토론식 수업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조 교수는 이러한 선각자적 논리를 가지고 활발한 학회 활동도 펼치고 있다. 한국마케팅관리학회 차기 회장으로 2017년 5월부터 임기를 시작하기 위해 여러모로 준비하고 있다. "학회가 설립된 지 25년이나 되었기 때문에 현재는 매우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큰 변화는 필요 없지만, 더 활발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한국마케팅관리학회는 1991년 설립됐으며 전국 각 대학의 마케팅전공교수 및 관련 분야 전문가 700여 명의 회원이 참여하는 학회로 그동안 저널 ‘마케팅관리연구’ 발간, 춘계 및 추계 학술대회, 마케팅 대상 시상, 해외석학 초청강연, 마케팅연구회 운영 등의 활동을 이어왔다"며 "학회의 분위기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학문발표와 인적교류의 장이었다. 친목 도모의 성격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각 대학이 교수업적평가제도의 도입으로 인해 특히 젊은 교수들이 다른 대학교수들과의 인적교류에는 관심이 없고, 오직 논문발표와 저널 게재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듯하다. 특히 박사과정 학생들의 발표활동을 적극 활성화하고 싶다"고 의지를 밝혔다. 

토론은 조직을 살리고 대학과 기업, 나아가서 나라를 살린다
주입식 교육에는 창의적인 생각과 질문이 존재하지 않고 암기만 존재하지만, 토론식 교육에는 창의적인 생각과 질문이 존재한다. 질문이 없는 조직은 죽은 조직이다.
교재의 지식을 진리라 믿지 말고 참고만 할 것이며 기존의 교재나 교수의 강의 내용을 기초로 자신만의 생각을 정리하라고 학생들에게 강조하고 있는 조 교수. 그는 In Class Test 즉, 시험은 없고, 대신 Take Home Project로 평가한다. 리포트를 부과할 때도 반드시 개인 리포트가 아닌 팀 리포트로 부가하며 팀별 회의를 통해 정답이 아닌 보다 나은 대안을 찾게 교육하고 있다. 
그리고 교육 방법을 바꾸고 평가 방법을 바꿔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고 말하는 그. 실제로 많은 기업의 예와 일본의 실패 사례를 통해 창의성이 없는 사람, 발표력과 질문을 하지 않은 인재로 인한 손해와 좋은 기회를 잃은 예를 통해 기존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수동적인지 증명해 보였다. “기업문화가 부하직원의 질문을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창의적인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인식, 문제해결능력이 없고 토론문화가 없으므로 기존의 지식 습득능력은 있지만,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능력은 없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한국대학과 기업의 공통점을 들면 아마도 대학은 주입식 교육으로 질문이 없다. 그런데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학교는 진도 때문에 기업은 회의 시간 때문에 자유로운 질문과 토론을 할 수 없다. 교사나 상사가 시키는 대로만 해야 하는 풍토는 인재를 사장하는 일이며 더 이상의 창의력과 독창력을 말살시키는 행위”라고 조 교수는 주장했다. 그렇다면 대학에서 질문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교수나 교사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암기하게 하지 말고 지식에 질문하게 해야 하며 기업은 조직을 관료제가 아니라 팀(Team)제로 바꿔야 한다”고 조 교수는 말한다. 또한, 평가 방법도 프로젝트 타입의 문제를 출제하여 이론에 근거한 실무적인 문제를 출제해야 할뿐더러 문제인식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을 키울 수 있는 과제로 학생들이 혼자 해결하게 하지 말고 가능한 여럿이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평가 방법이 바뀌어야 한다. 

조 교수는 1986년부터 현재까지 부산여자대학교(신라대 전신)와 인연을 맺어왔다. 60여 편의 논문과 10여 권의 저서를 발간한 조 교수는 현재 신라대에서 교무부처장, 학생처장, 교수평의원회 의장, 친목회장 등 공식적인 보직의 역임은 물론, 교내의 각종 위원회 활동을 통해 대학개혁보고서, 연구보고서 작성 등 교내행정에 치중하였다. 그 외에도 부산시정 자문위원, 각종 기관의 심사위원, 외부강연, 외부프로젝트 등을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이라면 퇴임 전에 학회 회장으로 소임을 다하고 교수로서의 인생을 잘 마무리하며 퇴임 이후에는 귀농해서 작은 농사도 지으면서 저술활동을 할 예정에 있다. 한국 교육의 잘못된 흐름을 바로잡아 더 나은 미래, 인재들이 제대로 양성되어 기업, 학교, 나아가 나라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근간은 바로 토론과 논술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조 교수는 앞으로 대한민국 교육의 변화와 개선을 위해 강연과 저서를 통해 자기 뜻을 펼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