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책임경영 전면에 나서 
갤럭시7사태로 인한 위기, 극복 기대감 

삼성전자가 9월 13일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을 위해 10월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기로 결의했다. 이로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등기이사로서 경영 전면에 나서며 책임 경영 강화에 전면적으로 나서게 되었다. 이재용 부회장의 지휘 아래 삼성이 갤럭시7사태의 위기를 어떻게 돌파하고 어떻게 청사진을 제시할지 주목받고 있다.

정리:편집부

10월 임시주총에서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이 결의되면 이 부회장은 그날부터 삼성성전자의 등기이사가 된다. 등기이사로 최종 선임되면 이 부회장은 일정 액수 이상의 급여를 받을 경우 연봉을 공개해야 하고, 민형사상으로 법적 책임을 지게 된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기존 등기이사인 권오현 부회장(DS부문장), 윤부근 사장(CE부문장), 신종균 사장(IM부문장)과 함께 공동 경영체제를 구축하게 된다. 아버지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삼성의 경영을 책임지는 ‘이재용 체제’의 공식 출범이다. 등기이사는 회사 경영에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 권한만 누리고 책임은 지지 않으려고 등기이사를 맡지 않는 오너가 적지 않다는 것과 비교할 때 남다른 책임경영 의지다. 이제는 대주주가 아닌 경영자로서 본격적 평가를 받겠다는 뜻도 담겼을 것이다.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직에 오르는 것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등기이사 사임 이후 8년 만에 오너 경영 체제로 재편된다는 의미다. 이로써 삼성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의사결정을 빠르게 하고, 오너로서 책임경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사회는 이재용 부회장의 등기 이사 추천 추진에 대해 “빠르게 변화하는 IT 산업 환경 속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감한 결정과 신속한 투자,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의사결정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이재용 부회장은 COO(최고운영책임자)로서 수년 간 경영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쌓아왔고 이건희 회장 와병 2년동안 실적반등과 사업재편 등을 이끌며 경영자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충분히 보여줘 등기이사 추천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그룹 측은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직을 맡는 것이 회장직으로 승진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갤럭시노트7으로 인한 위기, 돌파 기대
등기 이사 선임 발표 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첫 공식 행보는 인도 방문이었다. 이 부회장은 직접 모디 총리를 만나 사업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재용 부회장은 9월 15일(현지시간) 모디 인도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삼성은 인도의 메이드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 앞으로도 인도 정부와의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인도를 전략거점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주로 인도의 산업 정책을 따르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에 모디 총리를 만나 “삼성은 단순한 외자 기업이 아닌 인도 로컬기업으로서 인도의 미래를 같이 고민하는 동반자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압도적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의 출범으로 첫 번째 과제는 갤럭시노트7으로 인한 위기 돌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 사태로 인한 전량 리콜과 국내외 사용중지 권고 등으로 최악의 사태를 맞고 있다. 따라서 이 부회장이 법적 책임을 가진 등기이사로서 갤럭시노트7 사태를 어떻게 수습하고 매듭지을지 주목된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발표와 갤럭시노트7 리콜 본격화 소식에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 심리가 회복되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갤럭시노트7 리콜 과정에서 차질을 빚지 않는 이상 삼성전자의 주가는 상향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갤럭시노트7 문제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8월 23일 168만7000원으로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9월 12일 146만5000원까지 하락했다. 하지만 1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된다는 발표 이후 주가는 3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기도 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으로 그룹의 책임경영 체제가 강화되고 갤럭시노트7 리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심리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의 미래 산업의 성패, 이 부회장 어깨 위에 
한편 삼성의 전장사업에 대한 행보도 관심이다. 자동차 전장 사업을 위해 글로벌 기업인수합병(M&A)가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8월 말 이탈리아 피아트크라이슬러 지주회사 엑소르그룹의 이사회에 참석했다. 만일 삼성전자가 마그네티 마렐리를 인수한다면, 전장사업에서 글로벌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중국 전기차업체 비야디(BYD)에 30억위안(5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은 미래 먹거리로 자동차 전장사업과 주력인 스마트폰 사업, 사물인터넷(IoT) 등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 부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최근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경쟁력 제고에 나서기도 했다. 아무튼 삼성이 세계 30위권 자동차 전장부품 전문업체인 마그네티 마렐리를 3조4000억원(예상가)에 인수한다면 삼성전자의 전장부품사업은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의 어깨가 무겁다. 세계적 불황 속에서 공격적 투자를 통해 삼성그룹 전체의 중장기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야 한다. 아직 그룹 내 지분 문제가 말끔히 정리되지 않은 데다, 그동안 진행해 온 사업 구조조정과 계열사 재편 작업도 마무리해야 한다. ‘제조업 강자(强者)’라는 강점을 지키면서 유망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성공시켜야 하는 것도 이 부회장의 책무다. 삼성은 화학과 방산 분야 계열사 매각에 이어 그제 삼성전자 프린터 부문을 미국 HP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자동차부품 사업과 바이오 사업 같은 새로운 사업에서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삼성의 미래가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