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심판 3월 13일 이전에 결론난다

헌법재판소가 오는 24일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변론종결 방침을 밝혔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변론을 24일 종결하겠다고 한 것은 '8인 체제' 하에서의 선고를 위한 의지를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이 퇴임하는 3월 13일 이전 결론을 냄으로써 불필요한 논란을 막고, 탄핵심판 장기화에 따른 국정공백 사태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헌재는 원래 9명의 재판관으로 구성되는데, 박한철 전임 소장이 퇴임한 뒤 후속 임명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8명으로 줄어들었다. 여기에 이 권한대행이 내달 13일 퇴임하면 '7인 체제'가 된다. 이에 내달 13일 이전에 결론이 나지 않으면 7명의 재판관이 선고하게 되는 '헌법적 비상 상황'을 막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최종변론 기일 후 선고까지 통상 2주일가량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24일, 늦어도 27일 변론을 끝내지 않으면 선고는 내달 13일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 9명이 내려야 할 결론을 7명이 내리게 되면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정치적으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헌재는 지난달 25일 박 전임 소장이 "3월 13일 이전에 결론이 나야 재판의 왜곡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자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공정성과 방어권의 불충분한 보장을 문제 삼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헌법전문가들은 헌재가 이미 충분히 방어권을 보장하는 등 공정성을 지켜줬기 때문에 대통령 측의 이의제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통령 측 대리인단 소속 이중환 변호사는 "(탄핵)소추사유가 13개이고, 형사기록만 5만 페이지인데 이렇게 빨리 변론 종결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헌재가 시간에 쫓겨서 너무 성급하게 변론종결을 잡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24일 변론종결 방침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헌법전문가들은 헌재가 지금까지 "대통령 측의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해줬다"며 "공정성 시비를 하며 이의제기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장영수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계속되고 있는 (대통령 측의) 이의제기는 적절하지 않다"며 "대통령 측이 계속해서 증인을 신청했지만 정작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 다수가 나타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특히 이번 재판은 형사재판이 아닌 탄핵심판으로 형사재판처럼 범죄 혐의가 있는 모든 사안을 하나하나 따져봐야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결국 헌재가 탄핵소추 사유 중에서 더 이상 깊이 들어가지 않아도 다른 사유로 탄핵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면 그 시점에 결정하는 것이 잘못됐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핵심판에서는 공정성 못지않게 신속성 문제도 중요하다"며 "국정의 정상적 운영이 불가능한 비정상 상태를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탄핵심판의 신속성이 처음부터 강하게 요구돼 왔고, 국제적으로도 여러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신속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 더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상희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오늘 변론에서 이정미 재판장이 '충분한 시간을 드렸다'며 '특별히 새로 나올 것은 없다'라는 얘기를 한 것에 비춰 재판부가 소추위원 측이나 대통령 측의 주장이 이미 충분하게 드러났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재판부가)현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증인신문을 하거나 증거를 제출하게 하는 것은 군더더기에 불과하고 사건의 본질과는 관련이 없다고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대통령 측의 방어권 보장 미흡 주장에 대해 "원래 방어권이라는 것은 당사자 입장에서는 항상 미흡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그렇다고 심판과정에 당사자 요구를 모두 다 충족할 의무도 없거니와 필요도 없기 때문에 재판부가 본안 판단에 필요한 사실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판단했다면 소송 지휘권 행사로 변론을 종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종착점을 향한 헌재의 탄핵심판 시계가 빨라지는 상황이어서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