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내 장 

백내장은 대표적인 노인성 안질환으로서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이해 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눈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는 안질환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통계에 따르면 백내장으로 실명한 사람이 전 세계적으로 1200만 명에 이르고 보험공단의 발표에서도 단일 수술건수로 수위를 차지할 만큼 낯선 질병이 아니다. 백내장 치료법은 지난 수십년 동안 눈부시게 발전을 해 왔고 특히 현재에는 초음파를 이용한 무봉합 수술과 연성 인공수정체의 개발로 백내장 환자의 시력 회복이 훨씬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수술 후 합병증까지 현저히 줄어 들게 되었다. 

백내장 이란?
눈에는 사진기의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가 있는데 수정체가 투명해야만 빛이 잘 통과해서 망막에 선명한 상을 맺을 수 있다. 이 수정체가 혼탁해지는 질환을 백내장이라고 한다. 백내장이 있으면 시력에 변화가 온다. 사물이 안개낀 듯 흐리게 보이거나 이중으로 보이기도 하고 햇빛에 눈이 부시고 도수가 달라지기도 한다. 혼탁이 수정체의 가운데에 있는 경우에는 밝은 곳에서 오히려 더 침침해 지는 소위 ‘주맹’이 나타나게되며, 수정체 중심부가 단단해 지면서 밀도가 높아지는 핵백내장의 경우에는 근시로의 도수 변화를 경험하게 되기도 한다. 백내장이 더 진행되면 동공이 희뿌연 색으로 변하게 된다.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노인성 변화로 오는 것이 가장 흔하며 그 외에 눈의 외상, 대사성 질병(당뇨병), 약물(스테로이드)의 오용, 다른 안 질환 (예컨대 포도막염, 망막변성)이 있는 경우, 혹은 전에 눈 수술을 받았던 눈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오늘날에는 30~40대의 비교적 이른 나이에도 백내장이 드물지 않게 발견되는데 노인성 백내장과 달리 진행이 빠른 경우가 많다.

경과 및 수술 시기 
백내장의 경과는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며 같은 사람에서도 양쪽 눈의 경과가 다를 수 있다. 백내장의 치료는 수술이다. 약물이 있기는 하나 진행을 약간 늦추는 정도이고 그나마 초기 백내장에서만 효과가 조금 있는 편이다. 백내장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그래서 수술이다. 그렇다고, 백내장이 있다고 해서 곧바로 수술을 서둘러야 하는 것은 아니다. 백내장이 제법 진행되기 전까지는 백내장으로 인한 이차적인 합병증이 흔치 않기 때문에 백내장의 치료(수술) 시기는 백내장을 가진 환자 스스로 결정해도 대부분의 경우 무방하다. 그렇다고 수술 시기를 마냥 늦추는 것은, 그럴 필요도 없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백내장 수술 시기를 굳이 늦출 필요가 없다는 얘기는 약간의 부연 설명이 필요한데, 과거 수십년 전의 수술 방식에서는 절개창을 크기해서 의사가 (기구를 이용해서) 손으로 수정체 핵을 꺼내는 방식을 취했었기 때문에 수정체가 너무 말랑말랑하면 수술이 오히려 까다로울 수 있었다. 때문에, 수술하기 아까울 정도로 이른 시기에 할 이유도 없지만 수술 기법상, 어느 정도 ‘굳어진 후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가 일리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소절개를 통해서 초음파로 수정체 내용물을 제거하는 오늘날의 수술 방법에서는 수술 자체로만 보자면 오히려 이른 시기일수록 수술은 더 간단해 진다. 그렇다고 해서, 백내장으로 인한 불편이 별로 없는데도 수술대에 누울 이유는 없다. 

수술 시기를 정리하자면, 백내장이 있다고 해서 수술을 서둘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수술 치료가 그리 어려운 질환이 아닌만큼 (까다로운 경우도 물론 없지 않다) 시력 불편을 굳이 감수하면서 늦출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환자의 눈 상태, 연령, 직업 등을 두루 고려해서 담당 의사와 상의하에 결정하시면 된다. 

백내장 치료
수술은 한 쪽 눈에 대개 10분 전후 소요되며, 점안마취로 시작한다. 수술 중에 통증은 사실상 없으며 초음파를 이용해서 백내장 덩어리를 조그맣게 쪼개어 제거한 후 그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게 된다. 삽입되는 인공수정체는 단초점 인공수정체와 노안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다초점 인공수정체로 나뉜다. 절개창은 수술 후에 자연적으로 봉인이 되는데 실로 봉합을 하지 않으므로 시력 회복이 빠르고 수술 후 난시 유발도 적다. 오히려 절개창 방향을 조정함으로써 난시를 줄일 수 있다. 수술 전에 전신 혹은 안과 질환이 없으면 수술 후 대개 정상 시력을 찾을 수 있으나, 예전부터 시력이 좋지 않았거나 90세 이상의 고령, 혹은 안과 및 전신 질환(포도막염, 망막 변성, 고도근시, 녹내장, 시신경질환, 그리고 고혈압과 당뇨병 등)이 있는 경우에는 시력 개선 효과가 적을 수 있다.

도움말, 안과전문의 강신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