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법수집증거 배제의 법칙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수집된 증거는 사용할 수가 없다.”
(형사소송법 제 308조2)

형사소송법 제 308조의 2에서는 적법한 절차에 의해 수집되지 않은 증거에 대한 증거능력을 부정하고 있다. 증거가 유죄 입증의 확실한 내용을 담고 있는 증거라 하더라도 그 증거수집의 과정에 적법절차의 실질적 내용을 침해하는 위법이 개입되어 있다면 증거로 사용하지 말자는 취지이다. 그래서 공적인 수사기관에서는 증거를 찾아내기 위해서 공문 또는 영장과 같은 적법한 절차가 필요하다. 한마디로 증거가 증명의 자료로 사용되기 위해 법률상의 자격을 갖춰야 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공적 수사기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직접 녹취를 한다던지 cctv, 족취 등을 증거자료로 내놓는다면 그것 또한 위법을 문제로 사용할 수 없는 것일까? 아니다는 것이 이 물음의 해답이다. 예를 들어 길순이가 절도죄로 길동이를 고소하였다. 하지만 길동이는 자신의 무죄를 스스로 밝히기 위해 cctv 영상을 구비하여 법원에 제출하였다. 이는 적법한 절차에 따른 증거 수집은 아니라 할지라도 상황에 따라 가치가 있다면 그것만으로 증거 능력이 없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즉  피고인 자격으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증거를 제출해도 형사소송에서도 충분히 증거능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그에 따른 실제 판례들도 존재한다.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도 재판에 사용할 수가 있다.” - (주) 위드맨 강지형 대표

민간조사공인기업 (주) 위드맨의 강지형 대표는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도 모든 재판에서
배척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재판은 민사소송이든 형사소송이든 명백한 증거가 판결을 내리는 핵심 요소이다. 하지만 모두 증거재판을 원칙으로 한다고 하더라도 민사재판과 형사재판에서 각 증거에 대한 증거능력은 다소 차이가 있다. 물론 형사재판에서도 일반인 혹은 피고인 신분으로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를 채택하는 경우도 있지만 형사재판보다 민사재판에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에 관해 조금 더 유연하게 받아들인다. 왜냐하면 민사소송법에서는 증거의 증명력을 법관의 자유로운 판단에 맡기는 자유심증주의를 채택함으로 법률상 예외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증거 능력의 제한을 두지 않는다. 많은 사건이 일어나는 요즘 증거능력의 인정과 관련해 대화자간의 녹음, 도청, 자동차에 설치된 녹음기의 증거능력에 대해 법조인이 아닌 일반인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만약 공적인 수사기관에 도움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자동차에 녹음기를 설치해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의 상대방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를 한 사안을 통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가 민사소송에서 증거능력이 있을까?
당연히 증거능력이 있다. 한 예를 들자면 춘향이와 몽룡이는 부부인데 춘향이는 몽룡이의 부정행위를 의심하게 되었고 결국 몽룡이의 차량에 녹음장치를 숨겨놓고 이를 녹취하여 확인하려 하였다. 위 녹음장치를 통해 춘향이는 몽룡이와 향단이가 부정한 행위를 가졌다는 사실을 입증할 녹취록을 입수하였고 춘향이는 향단이를 상대로 위자료 3,0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위 소송에서 향단이는 위 녹음파일은 불법녹음에 의한 녹취라며 증거능력이 없다고 주장하였으나 자유심증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 민사소송법 하에 상대방 부지 중 비밀리에 상대방과의 대화를 녹음하였다는 이유로 녹취록의 증거능력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증거능력이 없다는 향단이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다만 위 경우에서 춘향이가 통신보호비밀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여지는 있을 것이다. 즉 춘향이는 불법 녹음한 녹취록을 증거로 향단이에게 위자료 청구를 인정받을 순 있지만 통신비밀보호법 (법률 제14071호) 위반의 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다. 

형사소송과 민사소송 모두에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도 재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판사의 재량에 의해 받아들여지는 경우 충분히 배척되지 않고 인정될 수 있다. 하지만 통신비밀보호법에 위반 되는 경우 혹은 불법녹음으로 인해 형사적인 처벌을 받아야 할 수도 있다는 점 유념하길 바란다.

프로파일러 강지형 (주)위드맨 대표 동의대학교 민간조사최고위과정 실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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