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기 쉽지만 중요한 라섹의 장점들

1. 망막과의 관련성
망막은 중요하다. 눈에서 기능적으로 중요하지 않은 부위가 있을까마는 망막은 문제가 한번 발생하면 심각한 것들이 많아서 더욱 조심스럽다. 시력교정수술과의 관련성에서, 라식은 수술 중 절편을 만들기 위해 석션을 걸어 안구를 고정시키는데 이 때 음압에 의해 바깥으로 팽창되는 부위는 초자체 기저부이다. 이 같은 조작은 초자체의 점탄성에 의해 안구 내부를 향하는 견인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망막열공이나 박리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보고가 나오는 연유다. 임상적으로 사실상 무시할 정도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긴 하나 초자체의 변성을 조장할 수 있다는 점과 함께 열공성 망막박리와의 관련성을 온전히 부인하기 어렵다는 것은 부담이 된다. 수술 전에 망막 열공이 발견되거나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눈에서는 망막 위험과의 관련성이 전혀 없는 방법이, 아주 작으나마 더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망막 질환의 치료 때 각막에 수술용 콘택트렌즈를 흔히 장착하는데 이 때 라식의 절편이 망막 수술자의 입장에서는 신경쓰이는 것일 수 있다. 이 점 역시 라섹에서는 해당 사항이 없다. 

2. 급격한 안압 변동에 따른 압손상의 염려가 라섹에서는 없다. 
급격한 안구내 압력 변화만으로도 눈에 여러가지 문제가 초래될 수 있다. 황반출혈, 중심성맥락망막병증, 망막중심동맥폐쇄증, 망막중심정맥폐쇄증 등과의 관련성이 제기되고 있고 진행된 녹내장에서는 시신경의 추가 손상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펨토초레이저 방식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3. 세균 감염의 경우
드물기는 하지만 세균 감염의 위험은 어느 수술에서나 따른다. 혹시라도 감염증이 생기더라도 라섹은 표면연마이기 때문에 항생제 투여가 용이하고 수술 전과 마찬가지로 비교적 쉽게 치료할 수가 있다. 라식의 경우 절편 아래에 균이 침범하면 치료가 까다롭고 절편을 다시 열거나 심한 경우 날려야 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라섹의 회복 기간이 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금 더 길기 때문에 세균 감염의 빈도는 라섹에서 더 높을 수 있지만 감염의 심각성은 라식의 경우가 훨씬 큰 편이다. 수년이 지난 후 감염으로 인해 불행하게도 절편을 희생시킨 사례 보고도 있다. 

4. 각막이상증의 경우 
각막이상증은 유전적 이상으로 각막에 비정상적인 단백 침착물이 생기는 질환이다. 아벨리노각막이상증이 비교적 널리 알려져 있다. 우성유전을 하며 이른 나이에서부터 심한 임상경과를 보이는 동형접합자가 교정수술의 대상이 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기 때문에 시력교정수술에서의 관심은 이형접합자이다. 유전자 검사가 활성화되지 않았던 시기에 수술 받은 대상들에게서 조차 필자의 경우 십수년 동안 단 한 케이스도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진료실에서 의사가 각막을 세밀히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이 질환을 놓치고 수술에 들어갈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 만에 하나 아벨리노각막이상증 환자가 레이저시력교정수술을 받게 되더라도 위험성은 라식이 훨씬 크다.

5. 중심잡기와 안구추적 문제
대부분의 레이저 장비에는 안구추적장치가 있어서 중심잡기의 문제가 예전에 비해 크게 감소했지만 안구의 기울어짐을 완벽히 보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움직임에 의한 약간의 영향은 여전히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때문에 수술 받는 환자가 수술 중에 정면의 주시점을 잘 보는 것이 중요한데 이런 측면에서도 라섹이 더 유리하다. 라식의 경우 실질로 된 절편을 젖히고나면 불빛이 상당히 흐려져서 주시가 쉽지 않다. 라섹은 상대적으로 시야가 더 깨끗하고 그래서 환자가 주시점을 바라보기가 훨씬 용이하다.
 
6. 노모그램
각막의 실질 깊이 들어갈수록 물을 머금은 정도는 증가한다. 수술할 때는 각막의 수화 정도가 일정하다는 전제하에 레이저 조사량이 결정되므로 실질의 연마가 깊어질수록 노모그램상의 오차는 증가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상대적으로 ‘얕은’ 부위를 연마하는 라섹의 노모그램이 라식에 비해 더 정교하고 안정적일 수 있다. 

7. 웨이브프론트의 적용 효과
라식의 경우 절편을 만드는 것만으로도, 즉 레이저를 조사하지 않고 절편만 만들어 젖혔다가 다시 덮는 것만으로도 미세굴절이상들이 생겨난다. 수술자체로 유발되는 고위수차가 많으면 웨이브프론트의 적용 효과는 그만큼 떨어진다. 웨이브프론트를 적용했을 때 얻는 이점에서 라섹이 라식보다 조금 더 클 수 있는 이유일 것이다. 

라식 역시 예전에 비해, 특히 절편을 제작하는 도구에서 발전하였지만 보다 본질적인 측면에서 눈에 띄게 발전한 것은 표면연마인 라섹이다. 주된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과거의 문제들(통증, 긴 회복기간, 흔한 각막혼탁, 노모그램의 불안)은 개선되거나 극복되었고 장점들(각막의 구조적 안정성, 시력의 질, 건조증, 측면에서의 장점)은 유지되거나 더욱 향상되었다. 결과에서 두 방법 간에 큰 차이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