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향기 

                                            김 원

풀잎 하나를
그대의 생명으로
느끼어 갈 때
풀잎 하나를
그대의 모습으로
바라볼 수 있을 때
풀잎 하나는
단 하나 뿐의 향기와
단 하나 뿐의 침묵을
그대의 사랑 앞에서
후회없이 깨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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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이야기  72

                                                    김 원

흙이
하늘이란걸
사람은 잘 모른다
씨앗도 꽃을 피우고
두더지도 아이를 낳고
몹시도 그리던
세상의 사랑들이
포근히 잠들어 있는데
너와 내가 빚어가는
향긋한 흙의 가슴이
샛별의 보금자리
그 하늘이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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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집   2

                                                  김 원

물고기는
천둥 번개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거짓의 땅도
겁내지 않는다
그가 슬퍼하는것은
온종일 구토하고픈
인간이란
구정물의 탁류다
그들의 바다가
사못치게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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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새

                                                       김 원

가볍게 날고 있는 것은
내 영혼의 불새 한 마리
어두움의 존재 없이
뜨거움의 열정 없이 
나의 불새는 날지 않는다
무거운 가슴일수록
무거운 세계일수록
날지 못하는 페허의 새들은
밀봉되어 있다
절망의 늪이란
태우지 못하는 사람들의
슬픈 지분일 뿐이다
날개를 태우고
두 눈을 태우고
심장을 태우고 나야
당당한 나의 불새는
추락의 두려움 없이
절망의 덫을 
이탈할 수가 있다
훨훨 날고 있는
그것의 한가운데에
터질듯한 소망을
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