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연재기획(28) 풍수지리 정일균 선생

풍수지리 그 증험적 진실을 밝힌다.
증험사례지로 떠나는 풍수기행 11

다산 정약용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의 생가
이번 증험사례지로 떠나는 풍수기행은 매우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풍수지리 명당의 발복에 대하여 그에 따른 증험과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단순한 논리와 심증에 의거해서 전적으로 부정했던 인물이 태어난 생가를 간산하는 일정이었기 때문이다.
필자와 그 일행 17명은 2박3일의 일정에 따라 음택(묘지)명당의 발복론을 철저하게 반박했던 다산 정약용과 담헌(湛軒) 홍대용(洪大容)의 생가터를 비롯 음택6개소를 답사하는 기행에 나섰다.
특히 풍수지리학 연구에 입문하면서 부터 늘 의문점으로 남았던 다산과 담헌의 발복론에 따른 반박논리가 곧 풍수지리학 전체를 부정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인가를 확인하고 싶었던 오랜 숙원과제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필자의 마음은 설레임으로 가득했다. 
필자 일행이 간산대상으로 설정한 곳은 경기도 남양주시 일원과 천안지역에 분포된 음양택명당 8개소였다.
그 중 음택명당에 드는 곳은 조선왕조의 고종과 순종의 유택인 홍릉과 유릉을 비롯 덕소 석실의 김번의 묘, 흥선대원군의 묘, 한명회 정찬손의 묘등 6개소이고 양택 명당은 다산과 담헌의 생가로 설정했다.
양택명당 2개소는, 필자는 물론 일행 모두의 기대치를 훨씬 능가하는 뜻깊은 간산 결과를 얻게 된 간산코스였다.
그러니까 양택명당 2개소는 간산의 주종을 이루는 음택명당에 더하여 의미있게 설정된 곳이었다는 것이다. 
사실 남양주시 일대는 왕실과 신하들의 많은 유택이 분포되어 있어 왕조시대의 풍수지리학에 주도적으로 영향을 끼쳤던 국풍(國風)들의 재혈관점을 분석하고 그 내용에 숨겨진 심오한 이법을 이해하려는데 목적을 두었기 때문에 음택간산에 더 무게를 두었던 터이다.
그러나 간산의 주대상들과 다산 및 담헌의 생가터가 동일지역에 포함되어 있어서 두 학자의 탯자리에 대한 답산을 통하여 그간에 궁금했던 과제를 풀기로 했다.

왜 두 학자의 생가 간산에 주안점을 두었는가?
다산과 담헌의 생가를 재혈의 관점에서 살펴 보려는데는 다음과 같은 특별한 연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위 두학자는 약속이나 하듯이 왜곡되고 변질된 풍수지리의 발복론에 대하여 통열하게 비판하고 그 모순을 지적했던 기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즉 다산(茶山)은, “살아계신 부모님이 자식 잘되라고 그 자식과 마주 앉아 두손 잡고 훈계하여도 어긋나기 쉬운데 하물며 죽은 사람이 어찌 살아있는 아들에게 복을 줄 수 있겠는가?” 라 하였고, 담헌(湛軒) 홍대용(洪大容)은 “중형을 당하여 옥에 갇힌 죄수가 옥에서 당하는 고초가 뼈를 깎는 것일 터인데도 그 죄수의 아들이 아비가 받는 악형 때문에 몸에 악질이 들었다는 말을 듣지 못했거늘, 하물며 죽은 자의 혼백에 있어서랴! 어찌 죽은 아비가 산아들에게 복을 내릴 수 있겠는가?” 라고 설파했다.(최장조 저 ‘땅의 논리 인간의 논리’ p16 참고)

다산 정약용 생가

언뜻 듣기에는 맞는 말이고 설득력이 있는 지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의 반박논리는 정확한 정보자료에 근거해서 내려진 것이 아닌데다가 심증적 논리로서 명당론을 부정했다는 지적을 피할수 없다. 또한 3천년 가까이 이어져 온 음택 발복론의 본질에 스민 동기감응 내지는 친자감응 및 유전감응으로 정립된 풍수논리를 완전 부정하는 주관적 논리여서 설득력을 부여할 수 없다는 문제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풍수지리학인들이 음택풍수의 발복론에 관한 객관적이 고도 신뢰로운 연구 결과를 밝혀서 정통풍수의 진리를 정립해야 할 과제를 안겨 준 측면에서 두 학자의 주장에 대하여 재음미하고 음택발복론의 구명에 더욱 정진해야  함을 깊이 깨우치게 한다.

담헌 홍대용의 生家터를 찾아서
담헌의 생가터는 충청남도 천안시 수신면 홍산리에 소재하고 있다. 그 터를 재혈관점에서 세찰한 결과 곤신(坤申)→경유(庚酉)→건해(乾亥)→해(亥)입혈의 좌선작국에 속하는 진혈대지(眞穴大地)로 평가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가옥은 보전되지 못한채 공터에 주춧돌만 남아서 을시년스럽기 짝이 없었다. 주위에 진척되고 있는 기념관 건립 공사와 함께 지금쯤은 생가 복원사업도 마무리 되었을 것이라 본다.
홍대용(1731~1783)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실학자이자 천문학과 자연과학에 대한 새로운 학문적 깊이를 개척한 큰 학자이다.
이렇듯 대학자로 우뚝 설수있는 생득적인 끼(氣)와 에너지는 분명 양택터에 충만한 상서로운 기(氣)를 받아 잉태와 출태를 기했던 결과로 얻어진 것이었음을 확신하는 필자의 뇌리에 스쳐지나가는 것은,「그렇듯 사물에 대한 탐구가 깊은 담헌이 왜 음택의 발복론을 부정하는데 반해 본인이 태어난 생가의 풍수지리적 가치에 대하여는 무관심했던 것일까?」
못내 아쉬운 생각과 허전한 심정으로 발길을 돌리는데 길섶에 세워놓은 담헌의 시(詩)에 스민 그의 애절한 메시지가 큰 울림으로 가슴에 메아리쳤다.

無競免積毁  다툴이 없으니 온갖   
(무경면적훼)  비방 면하겠고
不才絶虛與  재주스럽지 못하니  
(부재절허여)  헛 명예 있을소냐
好友時卽門  수시로 좋은 친구
(호우시즉문)  찾아오면
壺酒有嘉蔬  맛깔스런 산나물과 
(호주유가소)  술안주가 일미라오
淸琴嚮危欄  높은 난간에 
(청금향위란)  거문고 타노니
中曲且悲噓? 곡조속의 슬픈감회 
(중곡차비허) 그 누가 알겠는가.

담헌의 격조있는 삶과 깊이 있는 경륜을 녹이어 담아내고 있는 시정(詩情)에 취하여 잠시 묵념에 잠기다 보니 필자의 마음은 어느덧 시공을 넘나들며 옛 선현과 조우하는 듯했다.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의 원생가터는 삼태교구(三胎交?)의 대지명당
담헌의 생가터를 뒤로하고 남양주시 두물머리를 향해 달려가는 버스에 몸을 실은 필자의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또 다른 생각들이 길손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이미 섭렵한 음택들이 보여준 여러 의문점 들이 차창밖으로 마치 영상처럼 다가왔다 멀어진다.
특히 고종(高宗)의 유택인 홍릉(洪陵)과 순종(純宗)의 유택인 유릉(裕陵)을 간산하고 나서 느꼈던 회의감과 의아한 마음이 줄곧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그 당시 국풍(國風)의 반열에 드는 상지관(上地官)들은 재혈의 어떤 이법적 근거에 의거 그 지점에 왕릉자리를 소점했을까?’
필자가 느끼는 궁금증과 이 곳을 간산하고서 밝힌 다른 풍수연구가의 견해 〔이규상 저,「천하명당 여기에 있다.」참고〕가 오버렛 되어져서 재혈법에 따른 종잡을수 없는 혼란스러움으로 인해 머리속이 멍해진다.
홍릉은, 고종 생전에 당시 국풍(國風) 전응기(全應基), 주운한(朱雲漢), 김광석(金光石), 제갈책(諸葛策)등을 시켜 신후지지를 선정토록 하여 정해진 자리였다.
필자가 교구통맥재혈법을 적용 실측해서 얻어진 결론은 그 문헌에서 지적한 내용과 같이 진혈이 아닌것으로 보여졌다. 여러번 측정해도 답은 마찬가지였다.
서기어린 지기(地氣)가 응결, 승기 되는 진혈은 홍릉자리에서 10여m 떨어진 곳에 따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실측되었기 때문이다.
그 진혈자리를 이루는 맥의 행도는 분명 손진(巽辰)→묘을(卯乙)→간축(艮丑)→축입혈(入穴)로 통하고 있었다.
우선(右旋) 작혈의 특징으로 작성되는 혈장이 와(臥)바닥이라서 난심혈이기 때문에 오점을 했을 것이라고 평가한다면 필자의 외람된 견해일까. 유릉(裕陵) 또한 마찬가지였다.
한 없는 상념에 젖어 있는 동안 어느덧 다산(茶山) 생가에 당도했다.

茶山의 원생가터는 대지 명당이 분명했다.
용진(龍眞)의 관점에서 분석된 심룡의 결론은 주룡으로서 격을 갖추기에 충분했다.
〔산도〕에서와 같이 다산(茶山)의 원생가터에 맑고 상서로운 땅기운을 공급해 주는 용을 생왕용으로 평가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는 것이다.
주룡의 본원은 멀리 포천시와 경계를 이루며 내룡(來龍)하는 한북정맥에 두고 있다.
그 정맥에서 분행된 하나의 기맥이 주금산(814m)→철마산(711m)→천마산(812m)→적갑산(564m)을 거쳐 예봉산(683m)을 태조산으로 삼아 중조, 소조, 주산으로 행룡한 연후에 생가터에서 바라보이는 217m의현무봉을 앉혀 세우고는 거기서 부터 진혈처를 작성하기 위한 박환(博換)의 통맥행도에 진입한다.
〔재혈도〕에 적시된 바와 같이 그 작혈 행도는 이른바 교구통맥재혈법을 빗나가지 않고 삼태교구의 박환과정을 통과한다.  
곤신(坤申)의 낙맥이 경유(庚酉)맥을 만난 뒤에 건해(乾亥)로 회두하고서는 다시 회두하여 임자맥(壬子脈)으로 꺾여돌아 진행한 다음 뇌두처에서 비탈져 내린 간인(艮寅)맥의 인(寅)입혈로서 길고 긴 행룡의 마무리를 짓고는 그 곳에 진혈처를 이루니 거기가 바로 다산 정약용이 잉태와 출대를 기했던 명당터 생가자리이다.
이른바 장상(將相)의 배출이 기약되는 삼태교구의 천하대지의 양택자리이다.
사태(四胎)의 건(乾), 간(艮), 손(巽), 곤(坤)중에서 곤, 건, 간으로 교구통맥을 이루었으니 삼태(三胎)의 교구(交?)라 이른 것이다.
여기서 밝혀야 할 것은, 지금의 생가는 복원되어 새로 지은 가옥이고 언덕을 바라보고 좌측자리에 여유당(與猶堂)이라 새긴 표지석을 중심에 둔 공터가 원생가터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원래 이 곳에 있던 원생가는 홍수로 인해 떠내려가고 터만 남아 있었는데 1986년에 옛 모습대로 복원해서 원생가터를 기점으로 우측에 지금의 생가를 중건했기 때문이다.
원생가터의 상단에 제3공화국의 국무총리를 역임한 정일권(丁一權)이 봉수한 표지석이 세워져있다.
원래 여유당은 정약용의 다른 호이자 복원 생가의 서실 이름이기도하다.
다산은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그래서 환고향해서 좌우명삼아 지은 그의 또 다른 호(號)가 바로 여유당(與猶堂)이다.
‘여(與)여! 겨울에 냇물을 건너듯하고, 유(猶)여! 사방을 두려워하라는 듯하라’는 노자의 도덕경에서 따온 것이라 한다.
그의 또 다른 호 ‘여유당’에 스민 뜻에서 우리는 그가 살아온 한 생애가 얼마나 애환이 서린 천신만고의 세월이였는지 가늠하고도 남는다.
1762년(영조38) 6월16일에 태어나 1836년(헌종2) 2월22일에 타계할 때까지의 64년간의 삶은 혁신과 신고의 세월이었다.
병조참의, 부호군, 형조참의의 관직을 거쳐 신유사옥에 연류되어 유배생활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학문연구에 정진 경세유표, 목민심서, 흠흠신서, 여유당전서 등 500여권의 저서를 남긴 그의 혁혁한 역정을 어찌 말로 다 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질기고 치열하고도 빛나는 족적을 남기게 된 생득적인 에너지와 끼(氣)의 구극적 변인은 어디서 연유된 것일까?
필자가 내놓은 답은, 아무래도 생가터에서 받은 서기어린 땅기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인걸지령론일 수 밖에 없다. 그토록 음택의 발복론을 부정했던 다산은 필자의 풍수논리에 동의해 줄까? 
시공을 초월한 대학자와의 의미있는 소통의 절실함으로 인해 가슴이 먹먹할 뿐이다.

<다음은 ‘유명 문예인편의 추사 김정희’의 생가로 이어짐>

<다산의 초상>
다산의 생가 (이설 중건된 가옥임)
<㉮는 원생가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