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무강 박창로 화백

자연의 언어로 채색…‘인간’을 규명하다

입체감과 생명력으로 한국화의 지평 새롭게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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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강 박창로 화백은 자연과 인간의 감성, 그 교집합을 화폭에 펼치며 한국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제친 인물이다. 자연에 덧붙여 인간과 우주적 감성을 투영하는 행위-. 박 화백은 이를 “작가의 성실함이 바탕이 된 또 하나의 고통스런 형상화 작업”이라고 했다. 고통스런 형상화이자, 동시에 자연의 언어로 ‘인간’을 규명하는 거룩한 ‘산고(産苦)’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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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화백은 “자연중심 작가관을 더욱 구체화하여 한국미술 화단사에 있어 큰 획이 그어질 작품을 형상화하고 싶다”고 평소 말한다. 예술 대중의 혼과 교감하고픈, 소박한 바람에서 늘 지칠 줄 모르는 창작열을 불사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창작에 몰두한 그의 실루엣엔 항상 다음 작품에 대한 대중적 기대섞인 시선이 머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자연주의 작가관 실천, 화단에 ‘큰 획’
“자연과 교감하며, 그 가운데 평화스러움을 주고 작품 내면에 스며든 형상성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곤 한다.”는 박 화백은 “예술작품이란 작가의 감성이 확장되어 그 한계상황에 이를 때 신들림이 작가를 인도하는 행위와 같다”고 자신만의 예술혼을 묘사했다. 곧 장자의 “官知止而 神欲行”의 실천적 의미를 닮은 것이다. 물과 돌과 산의 조화를 병적으로 사모하는, 천석고황(泉石膏?)의 당사자임을 고백하는 것이다.
“고질병이 되다시피 자연을 사랑하고, 동경하며, 자연의 이치와 섭리에 순응하고 존중하는 것, 그게 곧 제 예술세계의 바탕을 이룹니다. 자연의 다양한 조각마다, 그 모서리에서 사색과 고뇌를 거듭한 시행착오의 결정체라고 할까요”

“나의 그림…자연의 한 조각마다 고뇌 거듭한 결정체”
박 화백은 전통적인 문인화 기법을 변화시켜 보는 이들이 공감할 만한 감성으로 체화시키는 방식을 즐겨 쓴다. 때로 ‘색채’의 시니피앙, 곧 기표의 권위와 개념을 무시한다. 대신 무한의 분방한 예술혼으로 무장, 역설적인 채색으로 그만의 메시지를 펼쳐보이곤 한다.
새로운 점묘준법도 그런 것이다. 점묘준법으로 대자연의 오묘하고도 웅장한 구도를 가감없이 화면에 투영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세계를 구현하곤 한다.
“자연을 근본으로 기존의 보편적인 수묵, 채색화에서 벗어나 구도와 기법에 변화를 주는 노력, 즉 나만의 독특한 조형언어를 추구한다”는게 화백 자신의 해석이다.
‘학과 자연의 연작’을 그런 사례로 꼽았다. 그리곤 “(이 작품은) 이 시대에 부흥하는 변혁된 작품으로 자부한다”고 했다.
실제로 많은 평자들은 이를 두고 “자신만의 독자적 회화 양식이 구축된 작품”이라고 평가하거나, “내면에는 인간과 자연이 함께 호흡하는 잠재적 면모가 엿보이는 작품”이라고 높이 사기도 한다.

평면적 한국화에 ‘생명’을 불어넣어
“저에게 있어서 그림은 제 자신입니다. 제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붓으로 세상과 마주하는 겁니다.”
그런 작가적 신념에 충실하듯, 박 화백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때론 ‘화선지 구김기법’과 같은 치열한 일탈을 통해 1차원의 평면적 한국화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졸지에 입체감 넘치는, 살아있는 화폭으로 변신케 하는 회화의 마법사, 그게 박 화백의 옆모습이다.
그의 작품 ‘꽃’도 박 화백만의 ‘작품’이다. 추상적이되 역시 입체적 사실감을 한껏 뿜어내고 있다. 그래서 ‘꽃’은 한국화의 새로운 구도를 제시한, 한국화의 꽃과 같은 역작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물론 박 화백 역시 화단, 나아가 이 땅의 예술 현실에 대해 할 말이 없지 않다. 할 말이라기보단 소망이다.
“우리 사회가 순수미술에 대한 인식을 달리했으면 합니다. 참 절실한 문제입니다. 한국화 작가들이 우리 그림이 무엇인지 성찰하고, 창의적 사고를 하는 자세, 그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그는 또 “정부는 화단의 발전을 위해 보편 타당한 정책과 지원에 나서야 한다”며 “그런 노력이 곧 한국화단의 위상을 높이고 글로벌 시대에 걸 맞는 밑거름 역할을 해야 마땅하다”고 주문했다.
박 화백은 특히 ‘미술은행’에 대한 제언도 곁들였다. 미술의 대중화와 화단의 외연 확장, 미술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필수적이란게 그의 생각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미술계는 보다 많은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박 화백은 “정부가 미술은행과 같은 제도 등을 활성화하고, 일반인들이 자신의 취향에 따라 미술작품에 대한 감상의 기회를 많이 가져 선호하는 작품을 구입함으로써 미술시장의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적극적인 정책과 재정적 뒷받침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박창로 화백

“언젠가 세계인의 기념비적 작품 남기고파”
무강 박창로 화백, 그의 창작 열정은 원하든 원치않았든, 화려한 프로필로 세인에게 드러나곤 했다. 대한민국평화미술대전 대통령상, 대한민국미술대상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대한민국미술대전 한국화 특선 및 대상, 대한민국문화예술인 대상 등의 수상 경력으로 그의 프로필은 장식되어있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미술협회 한국화 2분과 이사, 서울미술협회 한국화분과 이사, 국가보훈문화예술협회 한국화분과 이사, 한국현대미술협회 운영이사, 영등포 문화재단 이사 등을 역임하며 한국화단을 이끌어가고 있다. 

국립 목포대학교 미술학과 수석 졸업,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동양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40년 동안 개인전만 15여 차례, 초대전이나 교류전은 무려 300여 차례에 이른다. 그토록 오랜 여정을 거듭하며, 이제 그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화가가 되었다.
전남 진도가 고향인 박 화백은 언젠가는 천연기념물 53호인 진도견을 그리고 싶어한다. 또 죽는 날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1점은 꼭 남기고 싶어한다. 
“그래서 세계적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전시될 만한 기념비적인 작품을 그려 내고 싶습니다.  남은 인생에 풀어야 할 숙제라 하겠죠” 
그에겐 숙제이자, 화룡점정의 경지에 대한 염원이요 다짐도 된다. 그런 다짐에 마침표를 찍기 위해 그의 붓은 멈추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