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핵심가치는 사람이다. 
조선대학교 공과대학 기계시스템?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  유영태 

  과학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바라보는 시선이 걱정 반 기대 반이다. 일자리의 변화 때문이다. 자동차가 나타나면서 마부가 사라졌다. 컴퓨터 워드프로세서가 만들어지면서 인쇄소에서 타자 일을 하던 아리따운 여인들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기계시대가 도래하면서 많은 사람이 새로운 일자리에 적응해야 했다. 전기시대에 접어들면서 대량생산이 시작되자 많은 사람들이 비싼 공산품에서 해방되어 물질적으로 많은 해택을 나누게 되었다. 산업에 IT기술이 접목되면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자동화와 로봇기술 때문에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인공지능(AI)라는 새로운 기술이 우리 곁에 성큼성큼 큰 걸음으로 다가오고 있다. 사물인테넷(IoT)과 빅데이터가 제조업과 서로 연결되면서 초연결망으로 인한 자동화로 일자리는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사람의 수명을 자꾸 늘어가는 데 일자리는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 미래를 암울하게 만든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WEE)의 발표에 의하면 AI를 이용한 일자리가 200만개 생길 때 700만개가 사라져 결국 500만개의 일자리를 새롭게 만들지 않으면 많은 사람이 일하고 싶어도 일할 일자리가 없어 거리에 내몰릴 수 있다는 예측을 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현실화 되면 택시기사, 버스기사, 화물차 운전자는 사라질 것이다. 복지 중에 최고의 복지를 일자리라고 할 때 복지제도의 붕괴로 사회안전망이 취약해 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과학기술의 발전과 생산성향상 측면에서 선택하고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길은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시대에 우리는 놓여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일자리 형태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 깊은 곳까지 들어오면 사람과 매우 흡사한 로봇이 만들어질 것이고, 사람이 하던 많은 일을 로봇이 대신 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이 많다. 외과수술은 일정부분 로봇이 이미 감당하고 있다. 산업이 디지털화 되면서 정보를 빠른 시간에 비용을 들이지 않고 전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이 된지 오래다. 미래에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 때문에 변호사, 회계사, 세무사, 교사는 물론 의사와 같은 전문직종에도 변화의 지각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일자리 형태가 급격하게 변하든, 아니면 완만하게 우리가 모르사이에 슬그머니 우리 안방을 차지하든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과학기술의 모든 중심에는 언제나 사람이 핵심가치라는 사실이다. 새로운 과학기술을 만들어 내는 것도 사람이고, 과학기술의 해택을 누리는 대상도 사람이고, 이용하는 주체도 사람이다. 그러므로 과학기술 개발의 우선순위에서 사람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생각하고 입안해야 한다. 컴퓨터, IoT, 인공지능, 로봇, 소프트웨어. 3D프린팅 등 다양한 기술들을 이야기 하지만 언제나 중심에는 사람의 능력을 향상시키고, 사람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되어야 한다. 기계의 성능과 생산성 향상에만 집중되면 안 된다는 의미다. 변화하는 세상에 일반인이 누구나 유연하게 신기술에 접근하고, 새로운 기술을 거부감 없이 습득하여 체화할 수 있도록 사람에게 먼저 투자하는 기반조성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변화하는 세상에서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사회지원시스템도 변화되어야 하고, 개인 스스로도 변화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로부터 격리되지 않는다.
  우리는 노벨상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한다. 우리도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있기는 하지만 과학기술분야에는 노벨상 수상자가 없다. 노벨상은 노벨상 자체도 대단하지만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에게 더 가치를 둔다. 세상의 가치 중에 으뜸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진화의 과정에서 힘이 세고 몸집이 큰 종이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환경변화에 적응을 잘 한 종이 살아남은 것처럼,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변화하는 사회 환경 속에 스스로 적응을 잘 할 수 있는 소프트파워 향상에 개인적으로도 노력해야 하다. 정부도 일자리 생태계 변화에 적응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도입도 필요하다. 사람은 대게 마음 속에 소망하는 데로 이루어진다. 변화의 방향과 기술은 이미 주위에 와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일자리 생태계변화의 격동기 속에서 국가가 해주기를 바라는 것 보다 스스로 변화에 적응하도록 노력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