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찾는 사람들
                                                              양 태 석

 사람들은 행복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리 흔하지 않다. 보통 사람들은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그것은 행복과 불행의 느낌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행복을 느끼는 시간은 짧고 불행을 느끼는 시간은 길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사람들은 행복을 찾는데 너무도 많은 시간과 정력을 소비한다. 그렇기 때문에 행복이 만들어지기도 전에 불행이 먼저 와 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인간은 한 가지 목표를 정하면  그것을 달성 시켜야만 행복을 느끼게 되는 어리석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목표를 달성시키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그러다가 지쳐서 불행을 먼저 맛보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행복은 가까운 곳에서 찾아야 한다. 사람들은 행복이 눈앞에 있는 줄도 모르고 아주 먼 곳을 향해서 찾아다니는 예가 많다. 행복은 마음에서 만들어지고 불행은 욕심에서 만들어 진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타고난 운명과 팔자가 있다. 그래서 자기가 태어날 때 받은 것만큼 살다가 가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 스스로 행복을 느끼면서 살아야한다. 행복은 자기 마음속에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만들어 줄 수는 없다. 자기가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행복한 일이 있어도 그것을 불행으로 여기게 마련이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람은 자기의 생활을 행복 하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부정적인 사람은 행복도 불행으로 생각하기 쉽다. 지인 한사람은 다른 사람이 볼 때 부러울 것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본인은 늘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은 풍부한 재산이 있어도 항상 부족하다고 여기며 돈벌기에 고심하고 있다. 가족이 모두 건강하고 하자가 없어도 다른 사람에 비교하는 어리석은 생각을 하고 있다.

 행복의 조건이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우선 생활이 안정되어야한다. 생활이 안정되려면 우선 한 가지 일에 전념해야 하고 한 가지 일에 매달리면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 있다. 무슨 일이든 전문가가 되면 대우와 수입이 향상 되는 것이다. 수입이 풍족하면 자연적으로 생활 안정이 뒤따르게 되어 있다. 그래서 대부분 전문가들은 불행한 사람이 드물다.
 
 행복은 마음에서 찾아야 하고 마음을 다스려야 쉽게 찾을 수 있다. 마음이 보이지 않는 창살에 갇혀 있으면 행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주위 환경과 인관 관계에 거미줄처럼 엉켜있어 마음의 자유를 얻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 마음의 자유를 얻지 못하면 진정한 행복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간은 내일을 모르면서도 내일을 기대하며 살고 있다. 부질없이 부귀영화와 성공을 기다리다 지쳐서 몸과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된다. 그래서 일생을 불행하게 살다가 마감하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베트남 출신 탓닉 스님은 행복을 찾는 강의에서 “지금까지 당신의 행복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온 것들을 모두 포기하시기 바랍니다. 그것이 사람일수도 있고 주택일수도 있고 욕망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행복할 수 있습니다. 그런 것을 뒤로 버리고 더 이상 그런 것에 희생되지 않는 것이 아마 행복의 진정한 조건이 될 것입니다.” 라고 하였다. 그렇다. 모두 버린다는 뜻이다. 쉬운 말로 마음을 비운다는 것이다. 마음을 비우고 모든 것을 버리지 못하면 지속적으로 고통을 받으면서 살아가게 되어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이 세상에서 자기 것 이라고 해서 사후에 까지 자기 것은 아니다. 금은보화가 산처럼 쌓여 있어도 죽으면서 하나도 가지고 갈수 있는 것은 없다. 살아서 행복하게 사는 것만이 오직 자기 것이다. 

 허윤정 시인의 시에 “비우고 사는 삶이 얼마나 행복한가! ” 라는 시구에 나는 감동했다. 마음을 비우면 현재가 부자인 것을 욕심을 가지므로 가난하고 불행하게 되어 있다.

 가난하게 사는 고향친구 한 사람이 있다. 수십 년간 객지 생활을 하면서 아직 집 한칸을 장만 하지 못하고 한해에도 몇 번씩 이사를 다니는 형편이다. 그러나 그 친구는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일이 없다. 생활 안정이나 경제적 여유가 없어도 불안 하거나 초조해 보이지 않는다. 몇 해 전 부인이 세상을 떠나고 홀로된 상황에서도 호탕한 웃음을 잃지 않고 넉넉한 모습으로 살고 있다. 자식들은 결혼해서 지방도시에 있고 단신으로 서울에 살더니 어느 날 신사에 거처를 정했다는 연락이 왔다. 그렇게 안정 없는 생활에서도 불행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은 종교의 힘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천성적으로 낙천적 성질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어려움이 있으면 항상 그 친구를 생각하면서 마음의 위안을 가지곤 한다.

 40여년을 그림 그리는 직업에 매달려 한결 같이 살아오고 있다. 다른 직업으로의 유혹도 있었으나 우둔한 자신의 능력으로는 같은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보다 백배 좋은 조건이 있다 하더라도 이 길을 떠날 수 없을 것이다. 외길 인생이 어찌 보면 답답할 수도 있으나 이 길이 천직이라는 생각으로 여기에서 행복을 천착하는데 만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