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1344조 시대,  한국 경제 위기 뇌관될까 염려 
미 금리인상으로 가정 경제 더욱 위축 전망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더 많아 매달 최저 생계비를 뺀 소득으로 부채 원리금을 갚을 수 없는, 이른바 한계가구가 금융부채를 진 가구의 20%에 이른다고 한다. 거기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계기로 이런 우려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여러 대선 후부들도 대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그 실효성에 대해서는 갸웃거리게 된다. 대통령 궐위 사태와 강대국 사이에 낀 한국, 국내 경제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한 가운데 가계부채는 우리의 삶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어 대책 마련이 더욱 다급하다. 
글: 편집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3월 16일(한국 시간)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0.5~0.75%에서 0.75~1%로 0.2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한국은행 고민은 한층 더 깊어졌다. 미국을 따라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그렇다고 나빠진 경기를 살리겠다며 금리를 내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원칙적으로는 한은도 금리를 올려 외국으로의 자금 이탈을 막아야 한다. 그러나 1344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로 섣불리 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처지다. 대출금리를 감당할 수 없는 부채 취약계층이 많아서다. 게다가 2월 실업률은 5%로 7년 만에 최악이다.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겹쳐 국내 경제가 가라앉은 가운데 금리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지난해 기준금리 인하시기를 놓쳤다고 지적한다. 미리 금리를 내렸으면 미국 금리 인상 시기에 따라 운용의 폭을 넓힐 수 있었을 텐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다. 

빚 폭탄 부작용 부르는 정책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는 가계 부채 1344조에 대해 가게부책 축소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취약 계층은 갈 곳이 없고 빚 폭탄이라는 부작용을 낳을 수도 있다는 걱정이 많다. 
상호금융과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도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을 적용하라는 정부의 가계부채 정책이 논란을 낳고 있다. 원리금 나눠갚기가 상환해야 할 이자가 줄어 가처분 소득이 더 많아진다는 것이다. 
대출 원금을 장기적으로 나눠 갚는 여신심사가이드라인 제도는 소득이 충분한 즉 부채 상환 능력이 양호한 가계의 경우 원금 상환 부담이 늘어나도 이를 감내하면서 은행권 대출을 계속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취약한 가계는 다르다. 이들은 은행권 대출을 이용하지 못하고 주택담보대출 이 외 기타대출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고령층이나 청년층 등 취약계층일수록 부채 원금 분할 상환이 상대적으로 더욱 큰 부담이 된다.
거주 형태가 월세나 전세인 가구는 대출원금이 1억 원일 때 상환액은 각 소득의 28.1%와 16.8%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상환 부담이 늘어나게 되면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심리가 더욱 얼어붙게 된다. 한국은행의 ‘2016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2월중 소비자심리지수는 94.2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이다. 

취약계층에 대한 차별화된 관리 필요
가계부채 증가세를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가계부채 수요가 어느 계층에서 왜 늘어나고 있는지 정확한 원인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원인에 맞는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취약계층이나 한계가구의 경우 부채 상환 능력과 의지를 치밀하게 심사해 차별화된 관리와 지원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자체적으로 부채 상환이 어렵다면 개인워크아웃, 개인 회생, 개인 파산 등 채무재조정 절차를 통해 새 출발 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해야 한다.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부채를 상환할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는 일대일 금융 컨설팅이나 공공 부문 일자리 제공, 취업과 창업을 돕는 자금 지원과 교육 등을 제공해 소득 창출 능력을 키워주는 것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