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의 그을음, 연기를 통해 창조적인 예술로 승화시켜”

캔버스의 서정시인,  박병철 작가

그을음, 연기로 대한민국 미술계에 독자적인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박병철 화가가 
개인전과 초대전, 회원전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대중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Arttrees gallery 김인철 관장은 박 작가의 작품을 보면 어둠속에 빛이 명멸하는 신체로 환원되는 느낌을 받는다며 연기(煙氣) 속에서 자기를 생각하고, 연기를 통해 자신을 투영한다고 설명했다. 사물의 형상과 공감속 움직임에 가시성의 빛을 그려냄으로써 우리가 보지 못하거나 볼 수 없던 세계를 보게 하는 그의 작품들은 연기의 그을음을 통한 작가의 내밀한 관찰과 주관이 뚜렷이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박병철 작가. 그을음이란 독특한 소재를 통해 작품활동에 매진하고 있는 그를 <월간 한국인>에서 만나봤다.  

Soot on canvas. 117 . 91  2015 이브

불로 인한 그을음, 다양한 반영으로 표현
“어릴적부터 그림을 좋아했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때부터 그림에 빠져들었던 것이 현재까지 40여년간 한길을 걷게 되었네요.” 사실 박 작가의 모친 또한 그림을 그리는 화가였기에 자연스럽게 그림을 접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그는 중학교때는 동양화에 고등학교 때에는 유화에 심취해 있었다고 한다. 작품 활동을 하면서 어느날 불로 인해 그을음을 보게 되었고, 그 순간 아이디어를 얻어 연기로 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우연한 순간에 촛불이 지나간 자리에 연기가 투영되고 이것이 캔버스에 스며들면서 우리가 생각지 못한 다양한 반영들이 표현되더군요. 바로, 이거다! 라는 강한 깨달음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후부터 그는 그을음을 통한 작업을 주로 하게 되었다. 연기를 이용한 그을음은 늘 재미있고 즐겁습니다. 그을음에도 다양한 기법들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떠한 기법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작품의 방향과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이지요. 예켠대 그을음을 통해 날리는 기법, 던지는 기법, 모으는 기법, 초 흔드는 기법, 초현실 기법 등 그 기법의 다양성이 무한하게 존재합니다. 어떻게 작가가 의도하고 응용하느냐에 따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방법은 틀려지기 때문이지요.” 

Soot on canvas. 117 . 91  2016 꽃이된 남자

전세계 최초 그을음을 소재로 회화로 끌어올려
이렇듯 초의 그을음으로 작품화한 화가는 전세계에서 최초로써 그을음을 회화로 끌어올린 최초의 화가로 주목받고 있는 박병철 작가는 남들이 하지 않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 국내 미술계를 넘어 세계적인 작가로 발돋움 하고 있다. 초를 붓으로 사용하며 원하는 곳에 안착시키는 일년의 작업들은 고도의 집중력과 감각이 요구된다. 작품을 시작하기전 구상은 완료하고 나서야 초를 드는 그는 처음부터 작품끝까지 매 순간 처음과 끝이 똑같아야 하기에 집중 또 집중해서 작품에 임하고 있다. 따라서 촛불 조절에 대한 시행착오를 거쳐 지금의 작품들이 탄생할수 있었다는 그는 그을음을 통한 작업에 임한지 5년만에 미술계에 두각을 나타내는 성과를 거둬냈다. “저는 은혜를 받은 사람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업을 하면서 절제와 정신 그리고 여유로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순간 흐트러지면 작품은 망가지기 때문에 집중은 하나 여유로움을 잃지 않고 캔버스 앞에 서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것은 있는 그대로 표현하며 창작에서 프리하게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온 박병철 작가.

Soot on canvas.  91 . 117  2015 자화상

그림은 깨달음의 길, 내면을 소별시키는 작업에 몰두
 그가 생각하는 그림은 한마디로 깨달음의 길이다. “저의 내면을 다 끄집어내 소멸시키는 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작품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예술가로써 보다 생각을 깊게하고 고민하며 멀리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후학들에게도 자신의 작품활동에 있어서 보다 진중하고 멀리 내다볼 수 있는 힘을 기르길 당부하고 싶습니다. 단기간에 승부를 보려는 조급함 보다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세계를 구축하며 자신만의 영역을 넓혀나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저 역시 그 길을 가고자 늘 고민중이니까요.”
연기(그을음)는 어떤 재료보다 신비하고 신선한 느낌을 전해줍니다. 하나의 회화로 인정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작품 작업시 자유로운 사고와 생각들을 가장 중시하는 그답게 매 작품 마다 다양한 표현들과 생각지 못하는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다. 기자 역시 자신의 몸을 태워 촛불이 그려주는 춤같은 느낌으로 보이는 그의 작품들을 보고 있으면 붓 대신 춤을 추는 촛불의 그을임이 마치 화면위에서 자유롭게 춤을 추는 모습으로 착각할 만큼 강렬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에게 있어서 연기(煙氣)는 바로 자신이다. 자신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 모습이 속해있는 세계가 존재하고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물의 이미지를 결합하여 그로테스크한 화면을 만들어내고 있는 박 화백의 작품은 인간과 동물, 식물을 주제로 원근법적인 한계를 넘어서며 회화와 드로잉, 몽타주 등 미술계의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표현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표현 기법과 소재의 한계를 넘어 작품활동에 매진할 것
그의 미술 철학은 사람에게 감동을 준다는 보편적 진리를 바탕으로 기본에 충실함을 토대로 진리를 추구하고 반영해 내는데 힘을 실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많은 혼돈과 소용돌이 속에 힘든 여정을 걷고 있습니다. 문화예술계에서 국민들에게 힘을 보태고 보다 활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이는 예술가와 사회가 조화를 이뤄야 하며 조금씩 안정적인 변화가 있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느꼈을 때 보람을 느낀다는 박 화백. 붓이 아닌 초를 통해 작업을 하다보니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 가볍다고 생각하는 점들이 있는데 이러한 편견을 깨며 보다 진중한 예술가로써 앞으로도 작품에 몰두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그는 표현의 기법과 소재의 한계를 넘어 갈등, 소외감, 자유에 대한 갈망 등을 예술로 승화시켜 내고 싶다는 의지를 덧붙여 밝혔다. 농도 높은 예술 장인의 손길에서 그만이, 또는 그여여만 태어날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선보여지길 앞으로도 기대해본다.

박병철 작가는 단국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홍익대 미술대학원 회화과를 전공했으며 30회가 넘는 개인전과 단체전을 전시한바 있으며 현재 한국미술협회 본부장, 광화문 아트페스티발 회원, 이노베이션 회원으로 소속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