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닭 그림의 대가

김기수 화백

김기수 화백

수닭의 당당하고 화려한 기백과 색채에 매료되어 실제로 지난 20여년간 토종닭을 기르며 연구관찰, 작품으로 승화시킨 조선닭의 대가 김기수 화백은 37년 외길 예술혼을 불태우는 국내 서양화가로 화단에서 주목받아왔다. 조선닭의 용맹성과 당당한 자태를 캔버스에 자신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해낸 그의 작품들은 인간세계의 애환을 닭이라는 매개체로 표현하며 인간 세계를 풍자하고 있다. “닭은 길조입니다.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동물이지요. 특히 우리의 조선닭은 대한민국을 상징하며 그 기개와 정신이 우리의 애민정신과 닮아 있습니다. 여기에 닭의 세계는 우리네 인간의 모습과 흡사한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모성애가 있고 수탉은 자신의 가족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 다른 수닭과 싸움을 하며 그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 인간의 삶과 닮아 있는 모습이지요. 혹자들은 닭은 머리가 나쁜 동물이라고 말하는데 이말은 틀린 말입니다. 그냥 풀어놔도 결국에 저녁이면 집을 찾아 돌아오는 것이 바로 닭입니다. 영민함을 지닌 동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선닭 - 닭들의전쟁

인간의 다양한 군상을 닭을 소재로 그려내다.
 늘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고 작품활동에 몰두해온 작가로도 유명한 김 화백은 자신의 세계가 뚜렷한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그림들을 보면 우리 인간의 삶에 대한 희노애락을 닭에 비유해 그려낸 거 같아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된다. 끝이없는 드넓은 평원에서 수천마리의 닭들이 서로 싸움을 하는 닭들의 전쟁이라는 작품을 비롯 둥근 원탁 위에 둘러앉은 닭들이 서로 술을 마시며 넋두리를 하고 담배를 피우는 모습은 지금 우리가 마주한 자화상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여기에 수탉 두 마리가 만원권 지폐를 부리로 서로 물고 뜯으며 결국 찢어져 버린 모습을 화폭에 담아낸 그림은 물질만능주의와 재물에 대한 현대인들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담아내고 있다. “저에게 있어서 그림이란 품성이고 감성입니다.” 인간 세계를 먼저 생각한다고 닭포즈를 구상하며 작품을 완성시킨다는 김 화백은 대중들이 자신의 작품을 보고 정서적인 공감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림은 우회적인 또다른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그림을 통해 가르침과 교훈 그리고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점에 있어서 저에게 있어서 그림은 가슴으로 느낄 수 있는 대중과의 소통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조선닭 (결투) 20호

시대적 풍자를 통한 해학미가 돋보여
닭과의 직접적인 소통으로 아이디어를 얻고 화폭에 옮겨내고 있는 그는 캔버스에는 닭으로 보여지지만 사실 자세히 들어다보면 우리 인간의 모습들이 담겨져 있어 더욱 대중들에게 눈길을 끄는 작품으로 손꼽힐지 모른다. 특히 시대적 풍자를 통한 해학미까지 가미되어 있는 그의 작품은 혼란스런 국가의 상황을 비유와 은유로써 재미있게 풀어내 절로 미소짓게 될 정도다. “닭의 매력은 새벽에 도드라집니다.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고 당당한 기백으로 울어대는 수탉의 매력은 한번 보면 빠져드는 마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가 닭을 키우게 된 계기이기도 하니까요.” 그에게 있어서 닭이란 이처럼 자신의 자화상이라고 설명하는 그는 닭으로 표현한 시대의 기록화로 국내에서 보기 힘든 닭화백으로 통한다. 타고난 성실성과 근면함으로 늘 바쁜 스케줄과 활동에도 작품에도 소홀함이 없는 그는 자택인 화성시 양감면 용소리 자신의 작품연구소에서 조선닭을 실제로 기르면서 연구 관찰하며 자신의 작품에 현실감 있게 연출시키는데 힘을 쏟고 있다.  

쌀가마 (한국의 미). 100호

사실주의와 초현실주의 넘나들며 예술적 가치 높여
닭에 대한 애정만큼이나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지난 83년 제1회 한국미술제 동상을 수상하며 한국 화단에 주목을 받기 시작한 그는 사실주의 구상미술의 진수를 선보이며 구성과 초현실주의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국내에서 인정받는 작가중 하나로 손꼽힌다. 특히 강렬하고 화려한 색을 적소에 잘 사용하며 색채의 마술사라는 별명까지 있는 김 화백은 해외여러나라에서 미술기행의 경력을 쌓았으며, 수십회의 국제전에 참가해 20여회 이상의 수상을 하며 화가로써 입지를 구축해 왔다. “37년간 붓을 잡아오면서 수백회가 넘는 단체전을 했지만 개인전은 아직 하지 않았습니다. 개인전을 못 한것은 작품이 완성되면 작품애호가들에게 팔려나가서 늘 작품품귀현상상태가 지속되기 때문에 개인전을 하고 싶지만 못했습니다.”라고 피력했다.

꾸준한 작품활동을 바탕으로 지난 10여년간 장애우와 불우이웃을 남몰래 도우며 사회적 봉사활동에도 적극 매진해온 김 화백은 대한민국이 보다 아름답고 살기 좋을 수 있다면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조금씩 우리가 마음을 모아 어려운 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다면 분명 세상을 보다 따뜻해 질 수 있을 것입니다. 작은 실천이지만 동참하고 싶어서 꾸준히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김 화백은 지금 대한민국의 문화와 예술 분야는 정체기에 도달해 있다면서 문화적이고 정서적으로 지원과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히 필요할 때라고 설명했다. “경제가 어렵고 살기 힘들수록 희망과 용기를 위한 문화 예술 분야의 지원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국민들이 힐링하고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기를 희망합니다.”

맨홀뚜껑

김기수 화백은 1953년 충북 보은에서 태어나 1980년 화가로 등단, 해외 여러나라에서 미술기행의 경력을 쌓았으며, 경기도전 및 전국규모 심사위원과 실력을 인정받아 제33회
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 심사위원 역임한 바 있다.
한국미술제 동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으며, 87년 통나무를 쌓아놓은 100호짜리 ‘나무들의 합창’을 그려내 당시 구상미술의 최고공모전인 목우회전에 입선하여 국립현대미술관에 전시되기도 했다.
현재 용산미술협회 홍보자문위원장, 한국미술국제교류협회 자문위원, 현대사생회회원,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