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GDP 2만달러 시대의 함정 탈출, 4만달러 시대로의 전환 
조선대학교 공과대학 기계시스템·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 유영태 

우리나라 국민들은 매우 근면하고 절약정신이 투철한 국민이다. 잘 살아보려는 신념 하나로 안 먹고, 안 쓰고, 가고 싶은 곳 여행도 가지 않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절약하여 성장을 이룬 나라이다. 1 인당 GDP의 가파른 성장이 그 증거이다. 1970년 253달러에 불과한 1인당 GDP가 1977년에 1,051달러로 1천 달러의 시대를 열었고, 1994년 10,204달러로 1만달러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2006년에 20,901달러에 도달하면서 곧 3만달러 시대를 지나 4만달러 시대에 접어들 것이란 장밋빛 희망을 이야기하며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기도 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10년도 더 지난 2016년 2만 5천달러에 머물러 있다. 2만달러에서 4만달러를 달성한 나라들의 평균달성 기간을 보면 3만달러까지는 8년, 4만달러까지는 13.4년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는 너무 오래 지체되고 있다.  1인당 GDP가 4만달러를 달성한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평균 성장율과 고용률이 높고 성장 중심의 경제정책을 펴고 있다. 특히 산업구조에서는 서비스업 비중이 높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안으로 눈을 돌려 우리의 현실을 보면 극심한 노사 갈등, 생산성을 웃도는 높은 임금으로 글로벌 경쟁력 약화, 기업인을 죄인시하는 반기업 문화,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다양한 규제 등이 성장을 더디게 하고 있다. 1인당 GDP가 2만달러 시대까지는 안 먹고, 안 쓰고, 허리띠를 졸라매면 달성 가능한 수치이다. 하지만 3만달러를 넘어 4만달러 시대로 가기위해서는 과거의 절약 패러다임으로는 불가능하다. 소위 절약 역설 패러다임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저축을 증가시키는 것은 바람직하나 경제전체로 보면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가 발생하는 현상을 절약의 역설이라고 한다. 국민경제에 승수효과가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승수효과란 독립적인 지출이 발생하면 국민소득이 독립지출의 크기보다 훨씬 크게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아파트 재건축을 보자. 아파트 재건축이 시작되면 철거하면서 관련된 기업에게 일거리가 제공 된다. 아파트를 건설 할 때는 콘크리트업체, 미장업체, 철근공급업체, 창틀 업체, 내부공사 업체, 주방시설 업체, 화장실 시설 업체 등 여러 업체 들이 각자 다양한 규모로 아파트 건설에 참여 하여 승수효과가 작용하면서 경제규모가 커진다.
 그런데 돈이 전부 은행 예금으로 몰리면 예금한 사람은 자본이 축적 되지만 국민들에게는 선순환적인 경제규모가 증가하지 않는다.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서 돈이 은행에 몰리고 있는데 이는 우리 사회가 예측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1인당 GDP가 4만달러 시대로 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조세제도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 경우도 있다. 우리나라는 몇 100년을 이어 내려오는 가족기업이 거의 없다. 국민 소득이 높은 선진국의 경우 몇 백 년을 이어 내려오는 가족기업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거의 없다. 거의 없는 것이 아니라 전무하다는 말이 옳을지 모르겠다. 오랜 전통을 가진 기업이 기술적 노하우를 바탕으로, 생명력이 긴 만큼 고용도 보장하면서 사회안전망으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 고용률을 높여 국민소득이 높은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상속세·증여세가 65%에 이른다. 호주 캐나다 스웨덴과 같은 나라는 상속·증여세가 0%이다. 미국은 35%, 영국 40% 일본 50%인 점을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경우 전통이 오래된 가족기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가능한 구조이다. OECD 평균이 26.3%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는 지나치게 높은 조세제도이다. 후손이 기업을 물려받기 위해서는 세금을 내기 위해 대출을 받아야 하는 구조이다. 그래서 대를 이어 기업하기가 어려운 구조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는 그 자녀들이 부모의 기업을 전수받으려 하지 않는다. 그러니 기술축적도 어렵고 규모의 성장도 어렵다. 독일의 경우는 상속·증여세가 50%이지만 고용을 보장하고 급여를 5년에서 7년간 승계할 경우 85%에서 100%까지 세금을 면제해서 가족기업이 사회안전망으로 작용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런 제도가 독일에 오래된 전통을 자랑하는 경쟁력 있는 가족기업의 태동이 가능하게 한 구조이다.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로 가기위해서는 산업구조도 문제이다. 요즘 한창 유행처럼 떠도는 말이 4차 산업혁명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서비스업의 확장이다. 2013년 기준 OECD국가 중 우리나라는 서비스업비중이 69.5%인 반면에 영국 82.9% 일본이 71.5%이다. 국민소득을 높이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산업구조에서 서비스업 비중을 높이는 것도 시급하다. 우리나라가 2만달러 함정에서 탈출해서 3만 달러 시대를 지나 4만 달러 시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산업구조에서는 서비스업 비중을 높이고, 조세제도를 정비해서 몇 백 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경쟁력 있는 가족기업이 많아지도록 친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