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를 오래 착용한 눈에서의 시력교정수술

콘택트렌즈, 특히 소프트렌즈는 눈에 여러가지 변화를 초래한다. 각막염과 같은 단기간의 급성 변화도 있고 혈관내생과 같은 장기간의 변화도 있다. 
 
콘택트렌즈는 일종의 이물질로서 각막에 물리적인 상처를 낼 수 있지만 그보다는 각막의 주된 산소공급루트인 대기를 일정 정도 차단함으로써 각막에 생리적 부담을 주는 것이 더 중요한 변화들을 야기한다. 
 
각막이 만성적인 저산소상태에 놓이면 상피부종이 쉽게 오고 상피세포의 탈락도 잦으며 세균감염의 위험이 높아진다. 각막 주변부의 혈관은 확장되고 혈관신생물질이 만들어져서 신생혈관이 각막 속으로 자라들어올 수 있으며 이차적으로 지질각막병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신생혈관이 2mm이상 자라들어오면 렌즈 착용은 중단하는 것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상피의 상처가 반복되면 실질의 세포자멸이 초래되어 두께가 얇아질 수 있다고 한다. 
 
시력교정수술과 관련해서는 "콘택트렌즈를 오래 착용하면 시력교정수술을 못한다"는 얘기가 렌즈 착용자들의 주된 관심사일 것 같다. 콘택트렌즈의 잦은 부작용과 착용에 따른 불편감이 시력교정수술을 생각하게 되는 가장 흔한 이유인만큼 렌즈를 오래 착용하면 수술 못한다는 말이 콘택트렌즈 착용자에게는 매우 심각하게 들릴 것으로 짐작한다. 이 말이 왜 나왔을까? 과연 맞는 말일까? 
 
각막의 두께는 시력교정수술의 안전을 가늠하는 잣대이므로 렌즈 착용으로 인해 각막의 두께가 얇아질 수 있다는 것은 수술에 불리한 여건이 조성되는 것임에 분명하다. 그렇지만 타고난 각막의 조건이 훨씬 더 중요한 것 같다. 렌즈를 십 년이상 착용한 사람도 충분히 두꺼운 각막을 가진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훨씬 많다. 약간의 영향이 없지는 않겠으나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교정수술을 하는 병원들에서 지나치게 겁을 주고 있는 것이란 생각도 든다. 혈관내생도 수술에 불리한 여건일 수 있다. 특히 라식에서 절편을 만드는 과정 중에 출혈이 생기면 수술 과정에 지장을 주는 것은 물론 수술 결과에도 (연마면의 수화를 불균질하게 해서) 영향을 줄 수 있다. 라섹에서 출혈이 문제되는 예는 거의 없다. 절편을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요약하자면, 안경이 싫어서 콘택트렌즈를 선택했지만 이마저도 교체 비용과 매번 탈착해야하는 번거로움, 무엇보다 콘택트렌즈 착용에 따른 각막 부작용 등으로 인해서 렌즈 착용을 중단하고 시력교정수술을 고려하는 사람이 많은데, 장기간의 콘택트렌즈 착용이 시력교정수술에 부정적인 조건을 초래한다는 사실 자체는 틀리지 않으나 그 영향은 타고난 조건에 비해서 미미한 편이다. 때문에 현재의 눈 상태, 각막 조건이 충족된다면 얼마든지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시력교정수술을 받을 수 있다. 수술이 가능한 눈인지, 어느 정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여부는 개별 환자의 눈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이 분야에 경험이 많은 안과 전문의와 면밀히 상의한 후 결정해야 한다. 

도움말 : 안과전문의, JK서울안과 원장 강신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