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연재기획(35) 풍수지리 정일균 선생

풍수지리 그 증험적 진실을 밝힌다.
증험사례지로 떠나는 풍수기행 18

김환기 화백

수화(樹花) 김환기(金煥基)화백의 生家를 찾아가다.

필자는 벼르고 벼르던 끝에 금년의 이른 봄 비로소 김화백이 나고 자란 안좌도(安佐島)를 찾아 나섰다. 화장한 봄 날씨는 풍수학인들의 역마살을 부추기는 듯 했다. 언제나처럼 일행은 단촐했다. 필자 그리고 금호풍수연수회 이덕표 회장과 총무를 맡은 김형배를 비롯 박덕례 회원이 여정의 동반자였다.
여행길의 힘든 승용차 운전은 늘 김총무의 몫이였다. 조련챦은 여정을 함께 해주는 길동무들의 온정을 항상 고마워하고 있는 필자의 마음이다.
김환기 화백의 生家를 찾아가는 코스는 두가지였다.
하나는, 목포시 만호동의 여객선터미널에서 신안군 일대를 순항하는 뱃길을 이용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산안군 압해면(도)의 서쪽 끝자락에 있는 송공선착장에서 운항하는 뱃길이다.
필자 일행은 두번째 방법을 택하였다. 출항 시각을 맞추기가 용이했기 때문이다.

김환기 화백의 생가에 선 필자와 일행 <중앙이 필자, 오른편이 이덕표 회장, 왼편이 박덕례 회원>

오전 9시경에 도착한 송공선착장의 상황은 생각밖이라서 놀라웠다. 배를 타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승용차와 화물차의 행렬은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고 줄곧 3시간 반쯤 뒤에야 겨우 승선차례를 맞을 수 있을 사정이었다.
우리 일행은 승용차와 승선하는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 승용차를 주차장에 두고 배에 올라서 기항지인 팔금도의 고산선착장에서 택시를 이용 안좌도의 김 화백 생가를 가는 방법을 선택하기로 지혜를 모았다.
안좌도는 주위에 팔금도, 암태도, 자은도가 인접해 있는데다가 네개의 섬이 연도교(連島橋)로 연결되어 있어서 그 지역의 교통사정은 원활한 사정이다. 지금 한창 공사중인 목포시와 암태도간의 연륙교가 완공이 되면 2018년말 부터는 이 곳의 여행길은 훤히 트일것이라 한다.
이렇듯 소상하게 이 지역의 교통상황을 여기 소개한 것은, ‘그곳에 가면’ 유익한 관광자원과 풍수지리의 중요 자료를 접할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함이다. 일행이 탄 연락선은 30여분 남짓 짧은 항해 끝에 팔금도의 선착장에 당도했다.
일행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짚차형의 팔금도 택시 한 대가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경매가1위 작품(김환기작, 푸른색 전면점화, ‘고요’>

왜 굳이 김환기 화백의 생가인가?
이 물음에 따른 대답은, 한국화단의 새 르네상스시대를 개척하고 그 정체성을 확립시킨 큰 인물과 인걸지령론의 상관관계를 풍수지리적 관점에서 밝혀 보고자하는 필자의 강한 성취동기에 연유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뛰어난 미술작품을 통해 우리나라 예술진흥에 기여한 예능인들은 많고도 많다. 그들의 생가를 찾아 그 명당요인을 구명해 보는 일은 매우 의미깊고 뜻있는 일이 될 것이다. 그런데 그 구명(究明)작업의 범주를 굳이 수화 김 화백으로 제한 선정한 것은 그에 따른 합리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의 작품이 한국 그림작품 경매역사의 신기원을 달성한데서 답을 찾을 수 밖에 없다.

한국 추상화의 거장 고 김환기 화백의 작품 ‘고요’가 2017년 서울 신사동 K옥션 경매에서 65억5천만원에 낙찰되면서 한국 미술품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는 뉴스는 매우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런데 그 이전의 최고가 작품 역시 김환기 화백의 작품이라는데 경이로움을 더해 주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술품 경매가(競賣?) 1위부터 6위까지를 김 화백의 작품이 차지하고 있음에 그의 진가를 더욱 높이 증명해 주고 있다. 물론 이 경우에 “작품 가치가 경매가의 고저(高低)로서 결정될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경매가로서 그 작품에 대한 선호도, 인정도, 객관성 등을 인증하는 평가의 값은 결정된다고 믿어야 할 것 같다. 왜냐하면 경매가가 결정되는 요인은 그 작품이 지니는 특정의 가치로서 평가되기 때문이다.
그러면 김환기의 작품이 왜 그토록 많은 애호가들의 마음을 뜨겁게 달구었는가를 따져보아야 한다. 이세상의 고품격, 고품질, 고가치의 작품은 작가의 뜨거운 혼과 정교한 솜씨가 잘 어우러져 짙게 녹아 배어 있어야 비로소 감상하는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겨서 뜨겁게 감동시킬 수 있는 법이다.
김환기 화백의 가슴속에 그렇듯 뜨거운 혼과 열정과 끈기있는 의지의 씨앗을 심어준 요인은 도대체 무엇에서 기인된 것일까?
풍수지리는 인걸지령론을 내세워서 이의 해답을 제시한다. 서기어린 땅기운이 응결?승기되는 명당터에서 부모(父母)의 음양교구(陰陽交?)가 형성될 때 그 지기(地氣)를 받아서 잉태된 생명은 그렇지 못한 경우에 비해 생왕(生旺)의 영백을 지니게 된다는 논리가 곧 인걸의 지령론이다.
필자는 지금까지 유명인들의 生家기행을 통해서 그 증험을 사례로서 제시한 바 있고 향후 더 많은 사례를 발굴해서 그 신뢰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다.

탁월한 예술혼을 키워 온 김환기 화백의 족적
김환기는 전라남도 신안군 기좌도(지금의 안좌도) 읍동리 읍동마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김상현 부농(富農)의 1남3녀 중 막내로 태어난 외동아들이었다.
안좌초등학교에서 근무한적이 있는 필자의 지인 김성관(전임 교장)의 전언에 의하면 김화백의 집안은 선대(先代)로부터 재력을 이어받아 부유하게 지내는 가정이라고 했다. 김환기는 15세에 서울 중등학교에 입학하여 도시 유학생이 되었으나 19세 되던해 본격적인 미술 수업을 위해 1931년에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 니시키로 중학교를 마치고 그 후 3년 동안 동경일본대학교 예술학원 미술부에서 수학했다.
1937년 귀국할 때가지 본격적인 모더니즘운동에 참여 ‘자유전’, ‘백만회’를 통해 유영국, 문학수, 이중섭, 이규상 등과 함께 활동하면서 추상미술의 기반을 구축했다.
이 시기에 제작된 작품 ‘론도(1938)’는 우리나라 최초의 추상작품 중 하나이며, 대한민국 근대문화재로  지정 등록 된 바 있다.
1956년부터 4년 동안의 파리 유학과 미국의 뉴욕에서의 치열한 작품활동을 통해 마침내 타고난 예술가적 기질과 아방가르드
(혁명예술)와 추상미술의 선두주자가 된 김환기는 20세기 한국의 대표적인 예술가로서 자리매김한다. 타고난 재능과 그칠줄 모르는 의지에서 솟구치는 김환기의 끼(氣)는 어디로부터 심어진 것일까? 서기어린 지기(지령:地靈)를 받고 태어난 가소성이야말로 김 화백을 예술가로 성공시킨 정혼의 씨앗이라고 확신할 수 있다. 그 원천적 에너지는 바로 명당의 집터에서 발현된 기운이라는 것이 곧 풍수지리의 변함없는 메세지다.

“문필봉(文筆奉)이다! 저 산 아래 어딘가에 김환기 화백 생가가……”
필자와 일행을 태운 팔금도 택시는 안좌도를 향해 달렸다.
이내 팔금도와 안좌도를 이어주는 연도교를 건너니 목적지의 안좌도다.
안좌도를 건너서 5분여 동안 달렸을 때 우리 일행은 마치 미리 파악해서 약속이나 하듯이 “문필봉이다! 저기 어딘가에 틀림없이 김화백의 생가가 있을 것이다.”고 외쳤다. 17년 동안 학문적 교우로서 꾸준히 현장풍수의 연수에 동참해 온 터라서 화성체(火星?)와 목성체(木星?)로 특징되는 문필봉은 변별할 수 있는 안목이 형성된 덕으로 나타난 반응이었다고 할 수 있다.
<산도>와 <재혈도>에 적시된 ‘안산’이 바로 문필봉의 빼어난 이미지로서 일행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이다.
수화 김환기 생가에 도착한 필자 일행은 열려있는 생가에 들어가서 ㄴ字 형의 가옥을 돌아보면서 유명인(有名人)이 배출된 명당터를 감상하였다.
<산도>에서 보듯이 생가터는 돌아서 안산(案山)을 쳐다보는 회룡고조(回龍顧祖)의 형국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 안산은 안좌도의 모든 산세를 카버하는 본원이자 곧 태조산(太祖山)임을 지도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생가터에서 바라보는 ‘안산’은 태조산이자 주산(主山)이면서 현무봉(玄武奉)의 몫을 다하고 있는 주룡(主龍)의 본원(本源)이라는 것이다.
필자와 일행은 언제나처럼 주산(현무봉겸)에서부터 생가터로 이어진 용(龍)을 나경 4층으로 측정하여 그 박환(博換)단계의 맥의 행도(行度)가 재혈의 이법에 합당한지를 파악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실제의 재혈에 임했다.

김환기 生家는 사태교혈(四胎交穴)의 보기드문 제왕지지(帝王之地) 명당
박환단계의 용을 측정한 필자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일행들 또한 마찬 가지였다.
그도 그럴것이 교구통맥재혈도의 전형을 보여주듯이 정교구(正交?)의 사태교혈(四胎交穴)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재혈도>에 적시된 바와 같이 주산?현무봉으로부터 발달해서 비탈져 내린 초락(初落)의 용은 간인(艮寅)의 통지맥으로서 생?왕(生?旺)룡임을 입증한 다음 이어서 갑묘(甲卯)→손사(巽巳)→병오(丙午) 결인 비룡하고서는→곤신(坤申)→경유(庚酉)→건해(乾亥)→해(亥)입혈(入穴)의 짜임새 있는 수혈(秀穴)의 사태교이다. 천자지지(天子之地), 또는 제왕지지(帝王之地)로 일컬을 만큼 큰 명당의 재혈패턴이다.
경(經)에 「후룡천보지하 사태봉교측 제왕지지야(後龍千步之下 四胎逢交則 帝王之地也」라고 이른것이 (김명재 저「무기해」, 명문당 1994, 참고)결코 빈 말이 아님을 깨우쳐 준다.
즉, 간(艮)의 1태(胎)에서 시작해서 손(巽)의 2태(胎), 곤(坤)의 3태(胎), 건(乾)의 4태(胎)로 이어지면서 진(震), 이(離), 태(兌), 감(坎)이 사이 사이에서 중추적 기능을 하고 있으니 순수한 정교구(正交?)의 4태교혈(胎交穴)의 천하명당이 틀림없다.
이만한 명당기운을 받고 태어났으니 미술계의 제왕(帝王)으로 우뚝 선 것이리라.
이렇듯 큰 명당을 접해보는 필자와 일행은 간산경험의 벅찬 보람을 얻고도 남은 셈이다.
<산도>에서 보아 짐작하듯이 명터의 물형(物形)은 연화부수형(蓮花浮水形:연꽃이 물위에 뜬 모양)이다.
문필봉 안산의 수려함은 아직도 뇌리에 인상깊은 이미지로 심어져서 잊혀지지 않는다. 여기서 부연하고 싶은 것은 문필봉이 보이는 곳에서 문인(文人)이나 학자적 인물이 배출된다는 논리는 재고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필봉의 ‘안산’ 이 바라다 보이는 가옥은  김 화백 생가 인근주위의 읍동에 숱하게 많다. 그러나 그 땅기운이 서리어 오르는   영향권에 들어서야 그 명당기운 때문에 그에 버금가는 인물이 배출된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김환기가 이를 너무나 극명하게 입증해 주고 있다.

행복으로 점철된 김환기 화백의 인생
김화백의 족적을 더듬어 보면서 그의 인생은 진정한 행복으로 가득 차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버트란트 러셀의 행복론과 맞아떨어진 김화백의 일생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러셀은「창조적 자기표현」이야말로 人生 최대의 행복이라고 했쟎은가.
창조적 자기표현으로 점철된 김환기의 영광된 일생을 그려보며 필자의 시선은 먼 수평선으로 달려간다. 거기에는 ‘자기 사명을 깨우쳐 정진하는 사람은 행복한 인생이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또 다른 행복론이 오버렛 되어진다. 그리고는 ‘복된 땅에서 태어나는 사람은 복된 삶을 추구하는 참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믿음을 거듭  거듭 다져 보게 된다.
 
<다음은 박경리 소설가의 생가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