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분과 전체의 조화, 한국화의 정수를 그린다

‘행복’이 모티브…“그림은 ‘나’의 삶, 그 존재에 대한 묘사”

꿈, 15호, 2014년

---------------------------------------------------------------
한국화는 세밀함과 웅대함, 곧 부분과 전체의 오묘한 조화가 핵심이다. 강춘진 작가(70)는 문인화를 통해 이런 문법에 지극히 충실하며, 재창조된 선과 색의 미학을 구현하는 한국화가다. “작품을 통해 주로 전달하고픈 메시지는 ‘행복’”임을 강조한 강 작가는 “이를 위해 학이나 모란을 소재로 쓰기도 하고, 새나 까치도 그리곤 한다”며 자신만의 소묘 기법을 소개했다.
----------------------------------------------------------

“제 그림요? 나만의 ‘색깔’을 고집하죠. 독특하달까, 특이하달까요. 섬세하게 표현하되, 피사체의 본질적 실체에 깊숙히 접근하려고 애씁니다.”
강 작가는 “작품을 완성해갈 때 중요하게 여기는 대상 중엔 새나, 꽃이 있다”고 했다. 새를 그릴 땐 ‘눈’을 특히 강조하고, 꽃을 그릴 땐 그 색깔을 세밀하게 미시적으로 그 밑바닥까지 파악해낸다.
그는 “다만 구상 단계에선 좀더 거시적 안목으로 고민하곤 한다”며 “부분보단 전체적인 구성을 중시함으로써 결국 총체적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작품을 구상한다”고 했다. 객관과 주관이 적절히 섞인 ‘실재’(實在)를 화폭에 되살려내려는 노력이다.

눈오는날, 40호, 2016년

‘어릴 적 꿈’의 농익은 완성이 오늘의 경지
그는 어려서부터 그림을 좋아했다. 초, 중, 고 시절에는 미술에 대한 남다른 재주로 주변의 기대를 모으며, 학교 안팎에서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공군에 35년 몸을 담으며 ‘어릴 적 꿈’을 일단 접었다. 그러나 전역 후 그의 ‘어릴 적 꿈’은 다시 기지개를 폈다. 국내 유명대학에서 미술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것이다. “취미로 시작했다가 현 위치에 도달했다”고 겸손해하는 강 작가는 “6. 25때 내가 3살이었다.”며 오래된 ‘꿈’의 기억을 더듬는다.
“많이 힘든 시대였죠. 그래도 어릴 적 꿈을 싹 틔웠던 때였어요. 그로부터 한 평생 매진한 끝에 느지막하나마 꿈을 이룬 셈입니다.”
이는 그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와도 맞닿는다. 곧 “‘나’의 삶의 존재 이유를 설명케 해주기 때문”이란게 이유다. 그런 ‘나’라는 존재는 구체적 소망의 처음과 끝으로 묘사되는 대상이다. “한 마디로 표현하긴 어렵지만, 어릴 적 꿈꿔온 것을 현실에 이룬 자가 ‘나’”라고 했다. 
그런 면에서 그의 ‘어릴 적’은 생물학적 연한을 벗어난 것이다. 이루지 못한 미완의 ‘어린 꿈’을 꾸던 때이기도 하고, 태생 이래 지금에 이르기까지 극복하려 했던 ‘설익은 꿈’에 겨워했던 시절이기도 하다. “결국은 이를 넘어서서, 농익은 완성의 경지를 오늘에 펼쳐보인 자가 곧 ‘나, 강춘진’”이라고 해석해야 옳다. 

설매, 15호, 2014년

왕성한 작품활동으로 미술 발전에도 앞장
강 작가는 예술적 경지 만큼이나 프로필도 화려하다. 한국미협회원이면서, 명인미술대전 및 국가보훈예술협회 초대작가,  한국예술협회-자문위원도 하고 있다.
개인전만 5차례(한국미술관 외 4차례)에 달하고, 해외 초대전 3차례(미국, 이탈리아, 그리스), 국내 초대전은 34차례(한국미술협회 및 기타 초대전)나 된다. 그런 이력을 배경으로 ‘대한민국 부채예술대전 종합대상 및 최우수상’을 받았고, ‘대한민국 전통미술대전 최우수상 및 기타 미술대전’ 특선과 입선도 26회나 된다. 
현재 한국미협 회원인 강 작가는 각종 국내 미술의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한국예술협회 고문(자문위원)이며, 보훈예술협회, 명인미술협회 초대작가다.  국가유공자로서 보국훈장 광복장을 받기도 했다. 특히 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2017년 미술부문 명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고원 강춘진 작가 (한국화가)

“미술 발전 위한 국가적 지원도 절실”
강 작가는 “미술산업이 현재 엄청난 침체기”라고 걱정했다. “국가 차원에서 활성화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나 지원이 절실한 시기”라며 “문화선진국이야말로 진정한 선진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 면에서 현재의 미술대학들을 반드시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예 미술을 포기하거나, 미술학과가 없어지기도 하는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했다. 이런 잘못된 흐름을 바로잡기 위해서도 국가의 정책적 지원과 함께 한국미협의 적극적인 활동이 있어야 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강 작가는 “어릴 적부터 남을 도와주길 좋아했다”고 한다.
“예전에는 정기적으로 기부도 꾸준히 해왔고, 노인이나 결손가정, 장애인 등을 위한 봉사활동도 많이 했다.”고 돌이키며 “특히 내 그림을 다른 사람들이 보고 좋아할 때가 가장 즐겁고, 그게 내겐 희망”이라고 했다.

국내외 애호가들 간에 날로 ‘인기’
강 작가의 작품은 여전히 인기가 높다. 특히 미국 LA골프장이나 일본 등 해외에서도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의 활동반경은 결코 좁혀지지 않는다. 좁혀지긴커녕 더욱 많은 ‘일과 사람’이 ‘강춘진’의 그림 세계를 고대하고 있다.
“초대전이나 개인전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전시회가 이어질 겁니다. 해외전시회도 꾸준하고 요. 이미 여러 군데에서 요청을 받은 바 있습니다.” 
그의 예술혼을 사모하는 애호가들이 있는 한 그의 에너지는 사그러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 열기는 더욱 달아오르고, 그림에 녹아드는 그의 영혼도 날로 왕성하며 젊어질 조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