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다양성 속에는 갈등구조란 없다.    

유영태 교수 조선대학교 공과대학 기계시스템·미래자동차 공학부
  
  많은 사람이 산이나 들에 나가 감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다양한 식물들이 서로 어우러진 자연환경 때문이다. 꽃밭의 정원도 마찬가지이다. 다양한 식물들이 함께 있을 때 아름다움이 배가된다. 장미, 백합, 국화, 구절초, 도라지꽃 등이 조화롭게 피어 있으면 보는 사람의 눈길을 잡아둔다. 작은 꽃의 미묘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사람은 자연의 오묘한 섭리에 대한 더욱 깊은 감동의 선물을 받는다. 장미를 대게 사람들은 칭송하지만 백합은 백합대로 아름답고, 도라지꽃은 도라지꽃 데로 예쁜 것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다양성의 아름다운 선물이다. 벌과 나비와 함께 다양성이 자연을 더 아름답게 만들고 보존해야 할 생명의 열매를 만들어간다. 
  사람 사는 사회도 마찬가지다. 다양성이 아름다운 조화를 만든다. 눈을 들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자. 사람마다 단 한명도 똑 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은 없다. 심지어 쌍둥이조차 부모가 볼 때는 서로 다른 얼굴이다. 수저와 젓가락은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쓰임새가 다르다. 우리 얼굴 생김새가 각자 다른 것은 우리 모두가 이 세상에 와서 해야 할 일이 전부 다르기 때문이다. 세상에 와서 해야 할 일이 전부 다르기 때문에 성격 또한 전부 다르다. 성격이 다른 사람들끼리 조화롭게 협력하며 살아가려면 다양성의 가치를 서로 인정해야 한다.  
  그런데 가끔 자신의 의견만 옳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사람마다 주장하는 의견이 본인의 관점에서 보면 일견 맞는 말일 수 있다. 사람들은 길든 짧든 자신들의 생활습성과 관습에 영향을 받아 이야기 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의 과거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인 순간적 판단에 따라 이야기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의 이야기에 쉽사리 동의 할 수 없는 경우도 발생 할 수 있다. 이로 인하여 발생한 사소한 의견불일치가 이해관계로 발전하면 서로의 주장이 강해지면서 갈등으로 번지기도 한다. 한번 갈등구조로 접어 들면 점점 더 편협한 생각에 사로잡혀 타협이 불가능한 지점까지 내몰리는 경우에 이르기도 한다. 자기 자신만 옳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팔 다리 눈 코 입 귀 등 다양한 신체부위로 구성 돼있다. 이 다양한 신체부위가 모두 건강해야 불편하지 않게 생활 할 수 있다. 사람을 구성하는 각 지체도 생김새가 다르기 때문에 하는 역할이 각자 다르다. 그런데 갈등이 발생하면 마치 눈이 가장 소중하니까 발도 눈의 역할을 하라고 억지 주장하는 대립적 갈등구조가 발생하기도 한다. 한번 갈등구조가 발생되면 합리적이고 이성적 대화가 사라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각자의 의견이 소중하고 올바른 판단에 근거하여 주장하는 것처럼, 상대방의 의견도 동등한 가치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는 귀를 막아버린다. 자신 만 올바르고 타인은 틀리다고 생각하면서 적대적 감정이 증폭되어 갈등이 깊어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런 현상이 여러 사람과 연합되면 사회적 갈등으로 악화된다. 이 사회적 갈등의 시작은 다양성을 서로 존중하지 않는 데서 출발한다. 다양성을 존중한다고 해서 각자의 정체성이 훼손되는 것도 아닌데도 협력의 틀이 망가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하는 많은 악기들도 각 악기마다 고유한 음색을 내며 서로 조화롭게 연주할 때 아름다운 선율이 우리를 감동시키며 심금을 울려준다. 사람 사는 사회도 이와 같다. 다양한 생각이 서로 어우러지고 서로 존중할 때 아름다운 사회가 된다. 내 의견만 옳은 것이 아니라 당신의 의견도 옳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사회가 다양성이 많은 사회다. 서로 다른 것들이 잘 어우러질 때 사회의 갈등구조가 해소된다.   주위에서 보면 가끔 자신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으면 자존심을 내세우며 대립각을 세우는 경우가 있다. 자존심을 내세우는 사람은 대개의 경우 내 세울만한 것이 그것밖에 없기 때문에 자존심이란 것을 내세우며 감정이 격해지는 경우가 있다. 다양하게 있는 것이 많은 사람은 주어도 남아 있는 것이 또 있기 때문에 자존심이란 말에 목소를 높이지 않는다. 그래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의 의견을 존중할 수 있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존중할 때 다양성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말에 진지하게 귀 기울인다는 것은 하던 일을 멈추고, 손에 들고 있는 것을 아래에 내려놓고 경청하는 것이다. 그래야 상대방의 하는 목소리만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가라앉아 있는 숨겨진 뜻을 들을 수 있다. 차마 말로 표현할 수 없어 애둘러서 말하는 소리를 들어야 다양한 형태로 소통이 원활해진다. 그러므로 대화에서는 목소리만 듣는 것이 아니라, 마음도 보고 과거의 습관도 보며 다양한 의견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아름다운 사회가 된다. 자신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이야기를 들으면 다양성을 존중하는 유연한 사고의 성찰이 가로막힌다. 나의 의견, 나의 사고, 나의 생활 철학이 중요한 것처럼 다른 사람들도 지금까지 살아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철학과 윤리, 가치관도 의미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 다양성이다. 나와 다르다고 해서 결코 틀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와 다른 것을 틀리다고 주장하면 갈등이 발생한다. 사회적으로도 갈등이 발생하면 생산적인 활동이 매우 비효율적인 구조로 바뀌기 때문에 갈등구조는 피해야 한다.    
  사람은 성장하면서 가정환경과 교육받은 경험에 따라 오랜 기간에 걸쳐 다양한 성격이 형성된다. 오랜 기간에 다양한 방법으로 형성된 사람의 성격이 한 두 마디를 들었다고 해서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다양성을 인정해야 서로 다른 것들끼리 조화롭게 어우러져 사회갈등을 최소화 해준다. 한번 사회적 갈등이 조장되면 이 갈등을 해소하는 사회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 갈등이 발생하지 않고, 갈등으로 인한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합의가 이끌어지도록 상대방의 가치를 인정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나만 옳은 것이 아니라 너도 옳다는 생각에서 다양성이 출발한다. 이제 우리 사회도 민주화와 함께 다문화 사회가 되었다. 다양한 문화가 우리 사회에 녹아 들어 면역력이 강한 건강한 사회가 되도록 체질을 다양성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다양한 문화가 서로 어우러져 사는 국가가 건강하고 강력한 국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