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은 정치인
'대구의 딸·호남 며느리'에서 집권당 대표로 
제 역할 다하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제20대 총선에서 당선됨으로써 대한민국 헌정사 최초 지역구 5선 여성 국회의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2016년 8월 27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되어, 민주당 역사상 최초로 대구·경북 출신 당 대표가 되었다. 그 밖에도 최초의 타이틀이 많다. '대한민국 최초의 판사 출신 야당 정치인',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판사 출신 국회의원',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부대변인' 등. 한편 2017년 5월 실시된 제19대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문재인 캠프인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문재인의 당선에 일조하며 정권교체를 이루었다. 이로써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의 집권당 여성 대표'가 되었다. 추미애 대표의 행보가 궁금한 것은 그가 어떤 시대 정신으로 한국 정치 역사를 써나갈지 기대되기 때문이다.  

글 : 편집부
 
추미애 더불어 민주당 당 대표는 1958년 대구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부모 밑에서 2남 2녀 중 셋째(차녀)로 태어났다. 대구에서 성장해 서울 한양대학교서 법학을 공부하고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하였다. 남편은 대학 동기인 서성환 변호사로 두 사람은 캠퍼스 커플로 만났다. 남편은 전라북도 정읍 출신이다. 당시 영남에서 호남 사위를 보는 일은 흔치 않았다. 훗날 추미애를 정계에 입문시킨 김대중 전 대통령은 추미애에게 “호남 사람인 제가 대구(출신) 며느리를 얻었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추미애 대표를 ‘대구의 딸이자 호남의 며느리’로 부른다.
추미애 대표는 홍콩에서 발간되는 시사주간지 《ASIAWEEK》에 의해 ‘아시아 정치 지도자 20인’으로, ‘20세기를 빛내고 21세기를 빛낼 여성 정치분야’ 여론조사에서 유관순 열사와 함께 여성 10인으로 한국여성유권자연맹을 통해 선정되기도 하였다.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폭로 사건 당시 드러난 삼성의 내부 문건에 '돈을 받지 않는 정치인'으로 추미애가 적혀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대구의 딸·호남 며느리' 秋다르크 
추미애 대표에게는 따라붙는 단어가 있다. '추다르크'와 '삼보일배'다. 이 말로 대변되듯 그는 급격한 부침이 있는 파란만장한 정치역정을 거쳤다. 열린우리당 분당, 그리고 뒤이은 탄핵 사태로 한때 친노(친노무현) 진영과 대척점에 서 있던 추 의원이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의 압도적 지지를 등에 업고 당 대표가 된 것은 역설적인 대목이기도 하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1년 간의 임기를 돌아보면 평가는 극과 극이다. ‘기대 반 우려 반’ 속에서 출범한 추미애 호는 취임 1주년을 지났다. 문재인 정부 직후 터진 당·청 갈등과 내부 엇박자, 대야 갈등은 여야 불문 ‘추미애 패싱’의 단초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성과도 크다. 지난 5·9 대선에서 추 대표는 개국공신 역할을 했다. 현재 50% 안팎의 당 지지도는 1998년 김대중(DJ) 정부 때의 새정치국민회의 이후 최고다. 추미애표 혁신안인 ‘당원 배가 운동’도 성공적이다. 당비를 내는 권리당원이 급증했다. 문 대통령 취임 직후 ‘당원 배가 운동’을 시작해 지난 7월 말 기준 권리당원은 30만 명으로, 6월 초 대비 6만 명이나 증가했다. 애초 목표치로 정한 올해 연말 50만 명, 내년 지방선거 전후 100만 명도 내다볼 수 있을 정도다.
추 대표는 부자 증세를 시작으로, 이슈마다 총대를 메고 존재감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실제 추 대표는 법인세·소득세 인상안을 밀어붙인 데 이어 북한의 핵 도발 이후 문 대통령이 ‘최고 수준 응징’ 기조로 전환한 것과는 달리, 대화·제재 병행론을 고수한 바 있다. 정부가 추진하기 어려운 보유세도 ‘지대 개혁론’를 내세워 이슈화에 군불을 지폈다. 

부유세를 위한 시동 걸기? 지대 개혁론
지난 9월 4일 추미애 대표는 지대 개혁론과 관련해 연설했다. 북한의 핵실험과 사드 배치 이슈에 묻힌 것이 아쉽다. 추 대표는 국회 연설에서 청와대의 소득주도성장론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대개혁론'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추 대표는 '지대개혁'을 하지 않으면, 하위계층의 늘어난 소득을 특권층이 지대라는 형식으로 가로채 가기 때문에 효과가 미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대표의 연설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성공적인 농지개혁에 대한 언급이다. 1950년 3월에 단행한 농지개혁을 통해 자영농이 두텁게 형성되었고, 이것은 내수시장 육성과 교육열 향상을 이끌었다는 것, 결과적으로 이것은 성공적인 산업화에 밑거름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토지정의가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한다고 보는 것이다. 
추 대표는 1950년 이승만 대통령과 조봉암 농림부 장관의 농지개혁을 성공 사례로 거론하며 “한국 사회의 불평등과 양극화의 핵심에는 ‘지대 추구’의 특권이 존재한다”고 일갈했다. 강력한 부동산 대책과 임대료 관리 정책으로 ‘지대의 고삐’를 틀어쥐어야 한다고도 했다. 
추미애 대표의 지대개혁론은 부동산 보유세 인상으로 가기 위한 발걸음이다. 부동산 거래세를 낮추고 재산세 같은 보유세를 높이는 방향에는 많은 이들이 수긍하고 있다. 다만 납세자를 포함한 우리 사회가 감당할 수준을 정교하게 따지는 게 관건이다. 

서울 시장 도전할까?
앞으로 추 대표는 임기(2018년 8월 말) 내 6·13 지방선거를 치러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첫 중간평가인 지방선거를 진두지휘할지, 직접 선수로 나설지는 아직 모른다. 벌써 정치계는 내년 지방선거를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서울시장으로 누가 나올지 벌써 들썩이고 있다. 서울 시장 후보권에 추미애 대표도 있다. 5선 정치인으로서 당 대표를 맡아 정권교체를 이뤄낸 만큼 눈을 돌려 정치 외연을 확대할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추 대표는 "(서울시장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당 대표가 사심이 있으면 안 된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은 있기에 최종적인 선택은 달라질 수 있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든 당 대표로서 지방선거를 지휘하든, 추 대표가 한국 정치를 변화시키고 개혁하겠다는 그 의지만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