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연재기획(36) 풍수지리 정일균 선생

풍수지리 그 증험적 진실을 밝힌다.
증험사례지로 떠나는 풍수기행 19

<박경리 소설가의 근영>

소설가 박경리(朴景利)의 生家기행
한국문학의 큰 별 박경리 소설가의 생가를 찾은 것은 금년의 봄이었다. 그의 생가는 경상남도 통영시 문화동 충렬1길 38-16에 자리잡고 있다.
한창 대선(大選) 후보들이 난립하던 때에 맞추어 거제시 거제읍 명진리 찬샘이 마을에 소재한 문재인(文在寅) 대통령 생가를 살펴 보고, 내친김에 거제도의 태조산(太祖山)격인 계룡산(鷄龍山)의 영기가 크게 뻗쳐있는 장목면 강망산 아래의 대계(大鷄)마을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를 비롯 소계(小鷄)마을의 김한표 국회의원 생가, 그리고 대금산 정기를 받은 김정길 전 법무부장관 및 김봉조 국회의원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 걸출한 국중인물들이 태어난 생가들을 살펴보았다. 회정길에 예의 박경리 소설가의 생가를 둘러보는 기회를 가졌다.
풍수지리학을 연구하는 필자로서는 생각보다 보람진 간산체험의 소중한 결과였다고 믿는다.

인걸지령론(人傑地靈論)으로 밖에 풀수없는 朴景利의 숙명(宿命)과 운명(運命)의 생애
인걸지령론은 中國 당대(唐代)의 풍수지리학자 복응천이 그의 저서 설심부에서 밝힌 예언적 명언이다.
즉 ‘걸출한 인물은 산천(山川)의 상서로운 기운을 받아 태어나는데 지기(地氣)가 생기롭고 수려하면 출중한 인물이 배출된다’ 는 논리이다. 이 논리는 수천년에 걸쳐 증험사례로 발현되어 이제 정론으로 자리매김 했다.
소설가 박경리의 족적과 생애를 더듬어 보면 도저히 평범한 사고(思考)로 풀수 없는 불가사의한 삶의 구비 구비에 놀라지 않을수 없다.
불합리한 숙명을 인고와 끈기로서 극복하고 대문호의 빛나는 운명으로 승화시키기위해 고난의 드높은 파도를 헤쳐온 질기고  질긴 그 강한 에너지는 과연 어디서 생성된 것이었을까?
이 대명제 앞에 그 어떤 학문으로도 선뜻 정답을 내놓기가 어렵기 그지없다.
그렇듯 위대한 성공의 금자탑을 세울수 있는 경이로운 힘과 지혜야말로 명당기운을 받아 생득적으로 타고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풍수마니아들이 내 놓을 수 있는 해답이라면 억지 논리일까?
이 세상에는 박경리 소설가 보다 더 어렵고 힘든 질곡의 삶을 살아 온 사람들이 많고도 많다.
‘험난하고 처참한 삶의 생생한 경험이 곧 성공의 밑거름이다.’ 는 논리가 보편적 가치라면 분명 제2, 제3, …의 박경리가 출현되어야 옳다는 세상이치가 성립되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그 이치와 논리를 실제로 증명해 주지 못하고 있다.
이런 논리에 상도(想倒)하게 되면, ‘아무나 흉내낼수 없는 인간승리의 위업을 달성하는 사람은 믿기지 않는 처참한 숙명을 영광의 운명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에너지를 지니게 된다.’ 는 확신을 더해준다.
그 힘이야말로 신령스런 땅기운 즉 지령을 받아서 잉태되고 출태를 기했을 때 비로소 생득적으로 정신과 육체에 지닐 수 있다는 논리가 곧 풍수지리의 인걸지령론이다.
여기서 우리는 소설가 박경리의 생애에 엉켜진 숙명과 운명의 특징을 투영해 볼 필요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 실체적 진실은 박경리가 만년에 이르러 ‘지식산업사(1990)’에 기고한 ‘반항정신의 소산’을 접해 보면 밝혀지게 된다.
그는 이 글을 통해 마음깊은 곳에 켜켜이 숨겨 놓은 감정을 사실에 입각해 진솔하게토해내고 있다.
「나의 출생은 불합리 했다. 이 험한 세상에 왜 내가 타어났으랴, 하는 따위의 뜻은 물론 아니다. 그것은 부모들의 관계에서 온 나의 견해였다.
아버지는 죽는날까지 어머니에 대하여 타인이라기보다 오히려 적의에 찬 감정으로 일관했다. 어머니는 말하기를, “산신(山神)에게 빌어 꿈에 흰용을 보고 너를 낳았으니 비록 여자일망정 너는 큰 인물이 될 것이다.”
나는 그 이야기를 시시하게 들었을 뿐 아니라 산신에게 ‘증오하고 학대하던 남자의 자식을 낳게 해 주십사’고 애원한 어머니를 경멸했다. (중략) 나는 어머니에 대한 연민과 경멸, 아버지에 대한 증오 그런 극단적인 감정속에서 고독을 만들었고 책과 더불어 공상의 세계를 쌓았다.」
박경리가 위 글에 남긴 술회를 음미하면서 그 글의 편편에 깃들인 그의 불합리한 신근(身近)의 배경이 숙명처럼 고독을 끌어안게 하며 그 고독이 마침내 문학을 향한 그의 꿈을 영글게 만들었다고 하면 너무 큰 미화로서 포장된 운명론일까?
박경리에게 있어 숙명(宿命)은 부모와의 관계이며 그를 태어나게한 그 생가터라고 해야 옳다. 그리고 생가터가 명당으로 점지된 일 또한 숙명에 가까운 운명이라 할 수 있다. 태어난 후에 펼쳐진 생애의 궤적은 숙명과는 거리가 먼 운명(運命)이다.
상서로운 땅기운이 충만한 명당터를 생가로 삼아 잉태와 출태를 기할 수 있었던 것은 숙명이자 운명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어떤 사람이 대한민국에서 자기 부모와 형제의 연을 맺은 것은 숙명이고 태어나서 생애를 엮어가는 면면은 운명이라 해야 한다는 뜻이다. 
박경리의 숙명도 불합리했지만 운명의 궤적 또한 순탄지 못했다. 
해방 이듬해인 1946년에 진주여고를 졸업한 뒤 곧 결혼했지만 한국전쟁때 남편을 여의고 뒤이어 아들을 먼저 보내는 비운을 맞는다. 그러나 그는 불행을 원망하며 좌절하거나 불행의 뒷전에 숨지 않았다. 
범인에게 불행은 기껏 삶에 치욕을 안기는족쇄지만 예능인의 출중한 잠재가능성을  지니고 타고난 즉 지령을 받아서 태어난 사람에게는 순도높은 질료로 승화시키는 원동력이 되는 법이라 할 것이다.
이제 순도높은 질료를 제공한 박경리의 생가를 풍수지리적 관점에서 평가해 볼 차례이다.

<소설가 박경리의 생가(○표) 옆에선 필자>

박경리의 생가로 이어진 용은 생기있는 주룡(主龍)이며, 이태교구의 우선(右旋)작혈의 큰 명당
<산도>에 제시된 바와 같이 박경리가 나고 자란 생가는 용진혈적의 큰 명당터임이 밝혀지고 평가되었다.
생가의 명당터를 작성하기 위해 내룡(來龍)해 온 산봉과 산맥은 그 본원이 확실했고 행룡의 용세 또한 생왕의 요건을 잘 갖추고 있음이 드러났다. 즉 낙남정맥(洛南正脈)의 큰 봉우리의 하나인 대곡산(543m)에서 분행된 고성과 통영의 기맥은 고성군의 한 축을 담당하는 천개산(525m)을 특립으로 세워 앉힌 뒤에 위이(??), 기복(起伏)을 거듭하며 낙남(落南)하다가 도덕산(302m)을 수봉으로 특립시켜 생가명당의 태조산(太祖山)을 삼은 뒤에 중조산인 발암산(272m), 소조산인 제석봉을 곶추세우고  이어서 원문포를 통과하고서는 통영시에 접어든다.
향교봉(102m)을 주산(主山)으로 앉힌 연후에 개장하여 우편맥으로 발달한 용이 낙맥, 결인, 비룡하여 현무봉(玄武峰)을 문필봉으로 세워 앉히고서 여기서부터 작혈(作穴)을 위한 박환(博換)에 임한다.
현무봉(玄武峰:명당터의 바로 뒷 산봉)에서 낙맥하여 비탈져 흐르는 맥으로부터 세심하게 간찰해서 측정한 맥은 분명 우선의 교구통맥법에 들어맞는 진혈의 행도였다.

<생가 바깥벽에 게시된 표지판>

생가터는 우선(右旋)작혈의 이태교구의 대지(大地) 명당으로 평가됨
현무봉에서부터 맥의 흐름을 따라서 나경4층으로 측정하기를 엄밀히 시행한 결과 낙맥한 맥은 간축(艮丑:동북→서남)룡으로서 생룡임을 드러냈다.
이말은 경(經)에 용의 生死를 분별하는 기준으로서 태맥(胎脈:건, 곤, 간, 손)으로 낙맥하면 생룡이라는 뜻이다.
간축맥은 30여m 행룡(行龍)하다가 결인처에 이르러서 짤록한 재를 만든 뒤에 자계룡(子癸龍:북→남)으로 회두(回頭)하고서는 문화동과 도천동의 경계를 이루면서 분수(分水)처를 형성 비룡(飛龍:솟구쳐 오르는 맥)하며 통천맥의 귀격룡(貴格龍)을 만든다.
그 비룡맥은 15m쯤 나아가다가 높은 언덕배기에 이르러서 60°로 꺾여돌며 머리를  틀어 작혈의 마무리에 이른다.
그 맥은 건술룡(乾戌龍)으로서 양두(陽頭)의 태맥(胎脈)이자 앞의 낙맥인 간축(艮丑)의 음미룡(陰尾龍)과 음?양으로 교구를 이루는 배교의 역할을 한다.
이 마무리 맥이 와(臥)바닥을 이루는 지점에 박경리의 생가가 정확히 자리잡고 있었다.
언뜻 보기에는 높은 언덕바지에 목매인 집 같이 여겨지는 곳이지만 풍수지리의 재혈법(裁穴法)에 대입해서 분석?평가해 보면 완전하게 진혈의 명당요건을 갖춘 생가이다.
혈명(穴名)을 짓자면 ‘비룡망해형(飛龍望海形:높이 날아오른 용이 바다를 바라보는 형국)’이다.
생가에는 전혀 인척관계나 후손이 아닌 타성이 살고 있는데다가 출입을 금하고 있어서 집안을 살펴보는데는 실패했지만 통맥재혈법은 물론 배후의 낙산, 안산의 수려함, 집터에서 내민 전?순과 여기, 좌우용호등 결점없는 진혈로 평가하는데 손색이 없다.

박경리는 온 생애의 무게를 오직 펜 하나에 지탱한 위대한 소설가
‘표류도’등 17편의 장편소설에 이어 대하소설 ‘토지’를 펴내기 위해 묵묵히 걸어온 24년의 세월은 아픔과 인내와 끈기로서 곰삭이고 고독과 병마와 사투를 벌이면서 성취한 고귀한 일생의 전리품이나 다름없다.
그의 일생을 되짚어 보면서 미국의 철학자 워터스토프(wolterstorff)의 말이 필자의 정수리를 친다.
“고통의 골짜기에서는 절망과 쓰라림이 양조(釀造)가 된다. 그러나 또한 품격도 제조된다. 고통의 골짜기는 영혼을 빚어내는 계곡이다.”
박경리 소설가는 고통의 골짜기에서 격조높은 문학혼을 빚어낸 한국의 대표적인 예능인이다.
그가 남긴 유언과도 같은 종시(終詩)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모진세월 가고 / 아아 편하다. 늙어서 이리 편한 것을 / 버리고 갈만한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 하다.」

필자는 소설가 박경리가 이 세상에 크게 남긴 그 위대한 족적과 그가 새겨놓은 영광스런 불멸의 궤적에 대하여 경외하는 심정으로 깊은 경의를 표해마지 않는다.
그리고 그로하여금 위대한 과업을 달성하고 성취시키게한 생득적인 에너지야말로 다름 아닌 생가의 명당터에서 받은 상서로운 지령이였음을 다시금 확신해 마지 않는다. 그 생가터는 보기드문 진혈명당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다음은‘종합정리의 마무리 편’으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