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솔한 삶이 녹아있는 생활법회로 안식과 쉼의 사찰로 우뚝서다.”

북한산 선봉사   해안 주지스님

서울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한 산인 북한산. 봄이면 살구꽃과 앵두들이 알록달록 색을 선보이고, 여름이면 온 세상이 푸르른 장관이 펼쳐진다. 가을에는 빨간 단풍과 노랗게 익어가는 낙엽들이, 겨울에는 청명한 나무틈 사이로 하얀 설경이 그 자태를 자랑하는 곳으로 유명한 북한산중 주차장 오른편을 끼고 돌면 고즈넉한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선봉사(주지 해안스님)가 한눈에 들어온다. 북한산성에 위치한 사찰로써 과거 외적의 침입시 승병들이 들고 일어난 역사의 혼이 깃든 이곳에 지난 2007년부터 젊고 활기찬 포교의 원력으로 불교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해안스님은 인생 상담에서부터 삶에 대한 조언에 이르기까지 격식과 형식을 탈피해 솔직 담백한 포교활동에 힘을 기울여 오고 있다. 청정자연속에 젊은 사찰로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데 정진해 오고 있는 해안 스님을 만나 선봉사의 특징과 차별성, 그리고 스님의 종교철학과 앞으로의 계획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눠보는 시간을 가졌다.  

형식과 격식을 탈피, 젊고 건강한 사찰 만들어 간다.
30대에 출가하여 불교에 입문한 해안스님은 중생들과 함께 동거동락하며 불교에 대한 열정을 바치는 스님으로 유명하다. 앞서 서두엔 말했듯 형식과 격식없이 젊고 신선한 불교의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스님은 그래서인지 젊은 신도가 유달리 많은 사찰로 손꼽힌다. 특히 첫째주와 셋째주 일요 법회는 평일에 사찰을 찾기 어려운 젊은 직장인들을 위해 마련한 법회로 많은 신도들이 주말에 찾아오는 사찰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신도들중에는 약 절반 가까이 종교가 없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등산을 하다가 잠시 쉬었다 가기 위해 들렀던 분들, 젊은 남녀가 함께 들렀다 법회의 매력에 빠져들며 불자가 되는 등 비종교인들이 불교의 품으로 들어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부처님께 먼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기도도량인 이곳에서 부처님의 말씀 하나하나를 전하며 신도들과 즐겁게 생활하고 있는 것 자체가 저에게 있어서는 큰 행복입니다.” 특히 답답한 도심을 벗어나 천혜의 힐링의 공간인 이곳에서 신도들과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다시 태어나도 스님의 삶을 선택하고 싶다는 해안스님은 모든 욕심을 내려놓는 순간 마음의 평안과 안식이 찾아올 것이라고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전했다.

욕심을 버리고 하심(下心)의 마음을 가져야 
 “세상의 모든 불행은 욕심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물질적인 욕심과 명예에 대한 욕심, 그리고 스스로 가지고 있는 욕심과 편견에 비롯되는 수많은 갈등이 바로 행복한 삶을 망치는 지름길이 될 것입니다. 치열한 경쟁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현대인들은 지나친 스트레스와 피로로 하루하루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잠시 뒤를 돌아보고 여유를 가진다면 지금보다는 훨씬 행복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나를 낮추고 스스로를 비워 편안해지면 자연스럽게 상대방에 대한 배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하는 스님은 이것이 불교의 가르침인 하심(下心)이라고 덧붙여 말했다. 불교경전에 이르기를 “상이 없으면 부처요 상이 있으면 중생이다(無相卽佛 有相卽衆生)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무상 즉, 불(佛)이요 유상은 즉 중생(衆生)이라는 뜻입니다. 어리석은 중생은 늘 상에 얽매이고, 남을 돌아보기 힘들게 됩니다. 자신의 이득을 위해 자신을 남보다 앞에 두고 자신을 남보다 위에 두는 것이야말로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자신이 가장 소중하기 마련입니다. 소중한 자신을 위해서는 다른 사람 앞에서 스스로를 겸손하게 낮추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을 존중하고 존경할줄 안다면 곧 남이 잘되면 내가 잘되는 이치를 깨달아야 합니다. 힘든 대한민국의 상황속에 더불어 사는 가장 좋은 방법인 셈이지요.”

상식과 소통을 통한 올바른 삶의 길잡이 역할 충실
법회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주며 그 해법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길잡이 역할을 해주는 스님은 풍부한 상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인생의 멘토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어 젊은 신도들 사이에서는 인기만점이다. 인생상담을 비롯, 미래에 대한 상담, 아픔에 대한 치유 등 신도 개개인에 따른 다양한 이야기들을 주의깊게 들어주고 조언해주는 스님은 생활속 포교를 바탕으로 인연(因然)의 존귀함을 깨달게 해주고 있다. “저를 만나시는 대부분의 분들이 인연의 소중함으로 많은 걸 얻게 되었다고 말씀해 주십니다. 저 역시 그 분들을 만나 많이 배우고 힘을 얻게 되더군요.” 사찰을 이끌어 오면서 상식과 소통을 중시하는 해안스님은 현재 우리 불교의 방향이 기존의 형식과 틀, 그리고 고정관념을 탈피해서 소통하고 함께 나누는 동행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역설하며 먼저 사찰의 스님부터 바뀌어야 신도들도 바뀔 수 있으며 더 나아가 불교의 문화도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로 화합된 약사, 산신, 관음의 기도도량, 선봉사
“제 생각에 모든 일은 마음먹기에 따라 모든게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형식의 틀을 떠나 기본에 충실하며 지킬 것은 지키고 정성을 다해 기도와 수행에 정진한다면 하고자 하는 일들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저희 북한산 선봉사는 약사, 산신, 관음의 기도도량입니다. 종파를 떠나 하나로 화합하며 진심으로 수행에 정진할 것을 신도들에게 주문하고 있습니다. 부처님 말씀 중에 <어린마음으로 수행해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순수한 마음을 가지고 기도에 임하라는 것입니다. 조건, 편견, 욕심 등을 버리고 아이와 같은 순수한 열정과 마음으로 기도한다면 기도도량의 안식처로써 영험한 기운을 전해드릴 것입니다.” 모든 것을 감싸며 종교는 포근하게 안아주는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하는 해안스님. 때문에 종파간 싸움은 그동안 쌓아왔던 불교의 이미지를 송두리째 망가뜨리는 결과를 초래 할 것이라며 소통의 마음으로 함께 화합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향후 유치원 및 어린이집 설립으로 자라나는 희망들을 위한 다양한 일들을 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힌 스님은 생활법문을 설파하며 젊은이들이 변화하고 소통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앞으로 선봉사는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쉬었다 갈 수 있는 안식처 같은 사찰로 자리매김하는데 보다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라고 의지를 밝히며 기도도량으로 젊은 불자들을 위한 끊임없는 포교활동과 함께 보다 많은 이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전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