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레스만드는 서양화가, 
소확행을 찾다

COVER STORY  오승희 작가 / 서양화가

오승희 작가 / 서양화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 ‘소확행’을 찾아나서는 사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을 주제로 최근 개인전을 연 오승희 작가도 일상에서 쉽게 만들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을 작품에 그려내 주목을 받고있다. 지난 2월, 부산 이채현힐링갤러리에서 개최된 오승희 작가의 개인전은 50여 점의 드레스와 그림이 접목되어 국내에서는 드레스와 그림을 함께 제작한 최초전시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으며 이색전시로 관람객에게 뜻밖의 행복감을 안겨주어 호평을 받았다.

부산대 의류학과를 졸업하고 전 Anna Dress Shop 대표를 역임한 오승희 작가는 ‘2007년 이브자리 디자인 공모전’ 입상, ‘2008 (사)대구섬유협회 한국전통문양 디자인’ 입상, ‘2008 (주) 웰크론 SESA 예지미인 디자인’ 장려상 등을 수상한 현직 디자이너이다. KBS 연예대상 및 KBS 열린음악회 등 다수의 방송과 시상식에 드레스를 협찬한 관록있는 디자이너면서 ‘2018년 올해의 대표 작가전’, ‘2018 한국청년작가전’과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후, 조명받는 신진 화가의 반열에 선 오승희 작가를 만났다.

세간에 화제가 된 드레스와 그림이 어우러진 독특한 전시에 대해 오승희 작가는 “그림은 어린시절부터 즐겼던 작업으로 일상의 모든 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성장했어요. 화가는 자연스런 꿈이었는데 우연히 드레스를 입고 행복에 가득한 사람을 본 이후 의상디자이너도 꿈꾸게 되었고, 중학교 시절 작성했던 드레스다이어리에 그림과 드레스 전시에 대한 소망이 써있더라구요. 무엇보다 행복한 작업인 드레스와 그림을 매개로 저의 행복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각각의 드레스가 주는 느낌을 그림과 매칭시켜 소재의 이질성을 주제의 동질성으로 변화시키는 작업은 남다른 묘미가 있어요. 전혀 다른 소재의 두가지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니 에너지가 두배 필요했지만 기쁨도 두배더라구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짙은 다크블루에 목선을 비즈로 장식한 드레스와 캔버스에 비즈를 붙이고 별빛이 선연한 밤하늘을 그려낸 작품을 함께 감상해보니 작가가 느낀다는 묘미를 왠지 알 듯 하다. 오승희 작가는 “행복을 누리지는 못하고 뒤쫓기만 하는 현대인들이, 작품을 통해 현재의 소중함과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잠시라도 경험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덧붙여 “내일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의 행복에 초점을 맞추고, 구상과 추상을 오고가며 작품에 표현하기 위해 집중”한다고 이야기한다. 

이와같은 세계관이 반영된 결과인지 오승희 작가의 작품은 누구나 눈만 돌리면 접할 수 있는 자연을 소재로, 각박한 세상살이를 파스텔톤으로 따뜻하게 구현하면서, 작가의 의도를 대중에게 쉽게 전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녀의 작품을 찬찬히 감상하다보면 어느새 일상의 행복을 되돌아보게 되는데, 그녀의 예술 세계가 작품에 온전히 녹아들었기 때문인 듯 싶다. 작가 개인에게는 작품이 어떤 의미일까? 오승희 작가는 “나에게 작품은 삶의 무게를 해체하는 도구인 동시에 존재와 의미를 되새기게 해주는 창구입니다. 또한 피고지는 생명의 순간을 그림으로 붙잡아 영원과 불멸을 부여하는 행위”라고 대답한다. 

오 작가는 행복과 설렘이 가득한 작품을 펼치보이는 한편, 작가로서 사회적 메시지도 외면할 수는 없기에 인간의 허례허식을 풍자한 황금가면 물고기 작품 등으로 관람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오 작가는 꿈과 발자국에 인생을 담고, 표현한 작품을 완성하여 단체전(조선일보미술관/인사동 경인미술관)출품전시를 하였으며 “꿈을 이루기 위해 내딛은 다양한 발자국을, 사람들의 뒤안길을 그림으로 표현하려고 했어요. 크기나 모양에 상관없이 인생의 모든 발자국은 아름답다는 진리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찬란한 황금색 발자국 안에 사계절을 형상화한 잎을 채워넣고, 꿈을 꽃으로 형상화하여 인생을 그려내는 중이라고 한다. 

현재, 현직디자이너와 화가작품을 콜라보하는 형태의 전시는 있었지만, 혼자서 두 가지를 함께 작업후 전시하는 국내최초의 작가인 오승희작가.

오 작가는 드레스와 작품 제작 외에도 저서출판과 해외 전시 등도 구상 중이다. 그림과 출판을 통한 수익은 20대에 자원봉사를 통해 만난 마리아영아원 아이들에게 지원할 계획이다. 나와 타인의 행복을 위해 그림을 그리고, 옷을 짓고, 삶을 나누는 오승희 작가의 일상은 그림처럼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