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복지의 사각 지대, 따뜻한 관심과 사랑으로 사라진다

상록요양병원 김성곤 이사장

그레이 마켓이 온다. 새로운 소비자 계층으로 그레이 그룹, 즉 노년층이 떠오르고 있다. 노년 인구가 늘어나면서 경제력 있는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상품 계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일부 계층의 일이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은퇴 이후의 삶을 걱정한다. 은퇴하면 바로 ‘노년 빈민’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 정부와 사회의 적극적인 대안과 정책이 요구된다. 고령화 문제를 일찍 깨닫고 노인복지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는 이가 있다.

상록요양병원 김성곤 이사장, 그는 한국 근현대사와 궤적을 같이 한다. 한국 근현대사가 그러하듯 그 또한 광풍의 세월을 지나왔다. 그러나 폭풍 뒤에 잔잔한 바다가 있듯 이제 그는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면서 본인에게 맡겨진 복지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부잣집 아들, 부친의 사업 실패, 지독한 가난, 인생일대의 사업 아이템, 일렬의 단어들만 보아도 그가 얼마나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는지 가늠할 수 있다. 비록 어렵고 험난한 시절을 겪었지만 과거의 그 이력들이 힘과 자양분이 되어 이 사회를 위해 누구보다 많은 공헌을 하고 있다.

그의 노인 복지에 대한 지대한 관심이 상록요양병원을 건립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2007년 설립된 상록요양병원은 요양인들에게 쾌적한 환경과 편리한 시설, 그리고 병원 같지 않은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다. 대지 3천 평에 지상 5층, 건평 총 1,300평의 규모로 최신식 집중 치료실, 물리치료실, 엑스레이실, 신장 투석실 그리고 150병상이 있다. 또한 국내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다양한 재활치료 서비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건국대학교와 산학협력을 체결해 원활한 진료 서비스 체계도 갖추었다. 요양인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국내 요양병원으로는 최초로 10억여 원을 들여 ‘지열 냉난방장치’를 설치해 친환경 녹색법인 1호가 되기도 했다.

사회 심리학자인 에리히 프롬은 “소유의 삶과 존재의 삶”에 대해 피력했다. 김성곤 이사장은 소유의 삶을 살 수 있음에도 존재의 삶을 선택한 의식 있는 이 시대의 어른이다. 자신이 땀과 열정으로 이룬 재산을 사회를 위해 기꺼이 환원하는 그의 자선적 삶은 돈만을 목표로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도전과 귀감이 되고 있다. 상록요양병원의 김성곤 이사장은 제7회 21세기 한국인상 시상식에서 전국사회복지 수문장들을 대표하여 사회복지공로부문의 최고영예 대상인 21세기 한국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의 숨은 봉사와 헌신적인 복지 사업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면서 수상자가 된 것이다.

김 이사장은 한때 정치에도 발을 담궜다.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으로 활동하면서 국가 안보와 관련한 일을 하기도 했다. 당과 국가 발전에 힘써온 공을 인정받아 민선 4기 경기도의원에 당선되어 경기도민을 위해 정열을 쏟기도 했다. 이때 복지 관련 일을 하면서 노인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그 결과 사회적 약자인 노인들을 위해 상록요양병원을 설립하게 된 것이다.

김 이사장은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라는 교훈을 실제로 실천하는 가장이며 집안의 어른이다. 평소 그는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고 섬기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친다. 또한 겸손한 사람, 게으르지 않는 사람, 앞장서서 일해도 자만하지 않는 사람이 디라고 당부한다. 이러한 가르침 덕에 김 이사장의 자녀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잘 자리 잡아 모범적이게 활동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돈생돈사(돈이 있으면 살고 돈이 없으면 죽는다)로 변질되는 사회가 안타깝다”며 “돈을 가치 있게 쓸 수 있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낮고 그늘진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있기에 아직도 세상은 살만한 곳이라고 말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