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의 햇살을 찾아서.     신수희 작가

봄, 참 더디게도 온다. 잿빛의 무거운 코트를 진작 떨쳐내고 싶었지만 쌀쌀맞은 바람이 아직도 코트자락 주위를 서성거리고 있다. 봄에 이끌리는 심정으로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을 찾았다. 2014년 3월 15일부터 일주일 동안 신수희 작가의 작품전시회에는 봄 기운이 그리운 사람들로 가득했고 ‘인생의 봄’을 그려낸 신수희 작가 작품의 대부분이 전시 기간동안 새로운 공간을 찾아 떠났다.

+글쓰는 화가, 신수희

유년시절부터 그림을 좋아했던 작가는 아버지의 반대로 마산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과를 전공하였다. 신문사 문화부 기자로 근무하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작가의 작품들을 접하게 되고 글과 그림에 대한 열정을 풀어 나가게 되었다. 그리고 그림에 대한 목마름은 가실 줄 몰라 했었고 결국 하와이로 이주하여 본격적으로 그림에 입문, 현지 교수들의 사사를 받으며 동서양을 접목한 화가 신수희만의 양식을 일구어냈다. 신수희 작가의 작품은 국전에서 2번의 특선, 목우회 우수상 등으로 화단에 소개되었으며 국내외 수많은 작품전에 초대되어 대중들과 조우하고 있다.

또한 신문사에서 은연중 훈련된 작문능력은 수필문학 ‘아버지와 졸업시계’로 작가 등단에 단초가 되어 수필문학협회 회원, 명사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회원, 헤르메스 회원, 등등 기흥복지재단 용인 어린이집 이사장으로 활동하면서 5년 여의 산고 끝에 수필집 ‘풀각시’를 출간하였다. 수필집 ‘풀각시’는 냉냉해진 가슴으로 살아가는 현대인의 심금을 울리는 자전적의 진솔한 이야기를 수필화시킴으로써 그림과 함께 감동적으로 어우러져 출간과 함께 수필책의 혁신을 일으켰다는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한 세기를 앞서 살아가고 있는 듯한 여유와 심성으로 써낸 ‘풀각시’를 징검다리 삼아 오늘도 신수희 작가는 동심과 추억를 필요로 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힐링의 정서를 나누고 있다.

+화가 신수희의 작품 세계

인물을 주된 소재로 사용하는 신수희 작가는 하와이 풍의 느낌이 살아있는 브라운 계열로 인물과 배경의 전체적인 톤을 잡아주고 아동화같은 해맑은 인물들이 작품마다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다.  멕시코 풍 느낌이 난다는 색감의 특이성의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신수회 작가의 인물들은 하나같이 단순하고 경쾌한 선으로 그려낸 행복한 인물들이다. 최소화된 선으로 사람의 자태와 표정을 묘사하고 구체화되지 않은 여백으로 생각의 여지를 남기는 것이 매력적이다. 최대한 비우고, 나누고, 덜어낸 화면이 오히려 보름달처럼 둥글게 차오른 이야기를 생산해내고 있다. 어리숙한 듯한 하지만 특유의 세련미를 담뿍 담은 그녀의 작품에는 어린아이같은 마음으로 생활하고 삶을 즐기는 신수희 작가의 인생관이 자연스럽게 묻어나오는 것이다.

+신수희와 피카소

신수희 작가는 한 얼굴에 남녀의 모습을 담아내는 피카소의 발상을 사랑한다. 피카소의 큐비즘은 그녀를 매료시키고 있는데, 큐비즘은 르네상스 이래 서양 회화를 지배해 온 전통적인 원근법, 고전적인 인물표현법과 결별하면서 단일 시점보다는 다수 시점을, 색채와 빛보다는 입체적 구성과 입체들의 대조, 배열을 중시한 미술 혁신운동이다. 선구자인 폴 세잔느는 전통적인 르네상스식 원근법을 거부하면서 어떤 대상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려는 회화적 발상과 작품으로 큐비즘 형성의 토대를 닦은 바 있고 이후 피카소는 큐비즘의 논리를 작품 세계에 반영하였다. 이와같이 시대를 뛰어넘는 선구자적인 예술세계는 작가 신수희와 맥락을 같이한다.

작가 신수희의 아름다운 내일

젊은 시절은, 두려움도 겁도 없이 수많은 계획들을 세우고 허물고 다시 세워나갔지만 고희를 넘긴 작가 신수희는 특별한 내일보다 아름다운 내일을 꿈꾸게 되었다. 삶에서 자신을 최대한 낮추고 겸손한 자세로 자연스럽게 내일을 맞이하고 오늘에 충실하고 싶은 것이 작가 신수희의 아름다운 내일이다. 다만  신수희 작가의 마음에 쏙 들어오는 작품을 남기고 싶은 열망은 여전히 인간 신수희를 자연스럽게 캔버스 앞으로 이끈다. 그리고 ‘사춘기 청소년을 바라보는 부모의 자세’에 대한 저서를 출간하는 것이 한가지 더 소망이다. 신수희 작가는 심한 사춘기 시절을 겪은 자녀들을 지켜주고 이끌어 주면서 수많은 내상을 입어야 했다. 하지만 그와같은 상황을 적절하게 이겨낼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아이들의 조기유학의 외로웠던 경험을 기억하는 신수희 작가는 같은 과정을 나홀로 겪어내고 있을 부모들을 위한 솔직담백한 안내서를 준비하고 있다.

따뜻한 감성이 돋아나는 글, 맑고 투명한 사람을 담아내는 그림, 먼저 겪은 아픔의 시대를 살뜰하게 안내해주고 싶은 상냥함까지 신수희 작가의 자박이는 발걸음. 그 이유는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풀각시에 나오는 친구 이정자나 친구 손주현을 찾고 싶어하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은 그림이나 글에서 똑같이 느낄 수 있다.

신수희 작가 <프로필>

- 마산여자고등학교 졸업

- 이화여자대학교 졸업

- 수필문학 ‘아버지와 졸업시계’로 등단

- 목우회 우수상 수상

- 국전 특선2회

- 많은 국내/외 초대전

현, 수필문학협회 회원

명사회 회원

한국미술협회 회원

헤르메스 회원

기흥복지재단 용인 어린이집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