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유공자 복지회 김문구 회장을 만나다.

국가유공자복지회  김문구 회장

베트남 전쟁은 끝났지만 베트남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 월남전은 한국의 근대화의 기초를 놓았지만 그 주역들은 아직까지 합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 우리 민족과 사회에 커다란 변화의 계기를 마련해 준 일대의 전환점임을 부인할 수 없지만 그 희생의 주인공들은 정신적 심리적 경제적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 자유와 평화를 위해 전쟁터로 나간 수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의 고귀한 희생과 남아있는 전우와 그들을 기억해야 할 이 땅의 또 다른 젊은 세대들에게 그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며, 베트남에서의 현지 추모제와 베트남 전쟁 희생자 위령탑 건립, 월남 참전 기념일 지정, 참전 전우들의 소식과 산화한 전우들의 추모운동과 함께 고엽제로 인한 병마로 고통 받고 소외되었던 전우들의 권익과 보호에 앞장서서 열심히 일하는 단체인 ‘국가유공자복지회’, (사)월남참전전우복지회 ? 전, 회장인 김문구 회장의 이야기를 통해 월남전의 재평가와 함께 ‘국가유공자복지회’의 사업과 방향에 대해서 들어보자. <편집자주>

<이 단체에 뛰어 든 계기는>
월남 파병기간 8년 8개월, 총 32만여명이 월남전에 참전해 이역만리 정글에서 피와 땀을 흘렸다. 5,000여명의 젊은 목숨이 산화하고 2만 여명이 부상당하며 고엽제로 고통 받는 수만의 참전용사와 그 가족들은 오직 조국의 부름으로 목숨을 걸고 싸웠지만 그 흔한 기념탑이나 국군묘지 추모비조차 없다. 월남전 당시 미국(美國) 브라운 각서에 의하면 참전 시 전투수당까지 합쳐서 병사 1인당 월 2백 달러를 받기로 되어 있었으나, 실제로 우리 정부에서 병사들에게 지급한 돈은 월 30∼40달러에 불과 했다. 나머지 금액은 우리 정부에서 국가 발전과 재건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전부 쓰여졌다. 우리가 잘 아는 경부고속도로를 비롯한 한국 근대화의 초석은 모두 월남전에 참여한 젊은이들의 피와 땀으로 일구어진 것이다. 

그러나 달력을 한번 보라. 수많은 기념일이 있지만 이 나라의 부름을 받고 파병되었다가 희생당한 5천여명의 파월 전사자들을 위해 만들어진 날은 없지 않은가? 뿐만 아니다. 고엽제 후유증으로 인해 2만여명의 참전 전우들이 피부질환, 신체마비, 정신착란 등으로 죽음과의 제2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자유와 평화를 위해 전쟁터로 나간 수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며 남아 있는 전우와 그들을 기억해야 할 이 땅의 또 다른 젊은 한국인들에게 그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자 국가 유공자 복지회에 뛰어 들었다. 또한 월남 참전을 재조명하고 참전 용사들의 위상 정립에 다소나마 기여하여 먼저 가신 영령들과 그 유가족, 부상과 고엽제 후유증으로 병마에서 신음하며 고생하는 전우들의 명예회복에 일조하며, 먼 훗날 역사 속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고자 한다.

<월남전을 회고해 달라>
1964년 9월 제1이동 외과병원 병력파견을 시작으로 미국정부와 월남의 지원 요청에 따라 65년 1월 국회동의를 얻어 그해 2월부터 맹호, 백마, 청룡, 비둘기, 십자성 등 1973년 3월 23일 월남에서 파병 철수하기까지 8년7개월 동안 모두 32만명의 한국의 젊은 용사들이 참전했고, 그 중 약 5,000명이 전사했으며 2만여명의 한국용사들이 부상을 당했다. 나는 1971년 육군 백마 부대 일원으로 참전했다. 8월 6일 23시경 야간 매복 근무중 적의 총상으로 좌측 다리와 허리에 부상을 입었다. 의무대에 2개월간 입원했지만 더 이상 전투에 참여할 수 없다는 진단과 함께 한국으로 귀국하였다. 후송병원과 국군 수도 통합 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1983년 2월 28일 수도사령부에서 퇴역을 했다. 

처음 파월 국군의 목표는 ‘열 사람의 적은 놓쳐도 한 사람의 양민을 구하라’였다. 전투가 없거나 쉬는 상태에서는 4모작을 하는 월남 주민들을 도와 대민 지원 사업을 했다. 우리 국군은 월남 주민들에게 매우 인기가 높았다. 또한  최소의 희생으로 최고의 전과를 올린 것으로도 유명했다. 하지만 월남전은 6.25 전쟁과는 다르게 전선 없는 전쟁으로 누가 적군이고 누가 아군인지 모르는 전쟁이었다. 당시 적군은 세 가지로 분류됐는데 월맹군, 베트공(V.C), 그리고 월맹군이 교육해서 월남가족에게 침투시킨 적(敵)이 있었다. 월남인들은 생존을 위해 밤에 아버지는 베트콩이되고 아들은 월남군이 되어 각각 전쟁터로 나가야 하는 비극적인 전쟁이었다. 월남전은 독충과 말라리아, 모기, 독사, 그리고 피부에 스치기만 해도 병을 얻는 독초 등의 무서운 정글과 뜨거운 더위와 2M 앞도 볼 수 없는 무성한 정글 속에서 가슴까지 물이 차는 늪지대, 어디서 쏘는 지도 모르는 베트콩의 저격대창과 부비츄랩으로 된 적함정 등, 상상도 못할 정글에서 도깨비 같은 적과 싸워야 하는 고통과 어려움은 오직 경험자가 아니면 상상도 못할 전쟁이었다.

<지금까지 진행한 사업을 말해 달라>
우리를 월남으로 보낸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월남참전 병사들에 대해 전혀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았다. 정부에서 기념탑 하나 제대로 지원 해주지 않아 기념탑을 특허까지 내 놓은 상태다. 힘들고, 긴 여정을 일절 주위의 도움없이 개인의 힘으로 베트남 광남성 디엔반현즈엉읍 하미마을에 “베트남 전쟁 희생자 위령탑을 건립하여 제막식을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끊임없이 정부에 ‘파병의 날’을 제정해 달라고 청원하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약(公約)은 하지만 시민단체에 눈치를 보는지 말 그대로 공약(空約)이 되고 만다. 하지만 끝까지 이 날을 제정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파월용사들의 피맺힌 50년 한. 전투수당특별법 제정 성추를 이언주의원 외 13명이 발의한 월남전참전유공자에 대한 포괄적 보상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실행되어 그나마 유공자로 처우가 개선되었지만 만족할만한 상태는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월남참전 용사에 대한 의식의 변화가 중요하다. 분명 월남참전 병사들은 오늘의 우리 한국 경제발전에 큰 뿌리 역할을 했다. 그들의 피와 땀이 100달러에 불과하던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향해 가고 있다. 꽃다운 젊음을 조국을 위해 바친 용사들과 월남전 전상자, 고엽제 환자 등 그들의 희생과 아픔을 폄하하거나 왜곡하려는 의식을 바꾸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각오를 말해 달라>
우리 파월 용사들은 세계평화와 자유를 지키는 평화의 십자군으로 베트남 전선에 참여하여 우리들의 젊음을 바쳐 성스러운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였다. 그런 자부심과 긍지로 조국 근대화의 기수로서 민족 중흥의 주역이었던 옛 전우들의 우의를 다지며 국가와 민족을 위해 공을 세운 역전의 용사들이 투철한 국가관과 애국 애족심으로 국가 안보의식을 고취하고 사회질서와 안정을 위해 헌신 봉사 할 것이다. 또한 우리 베트남 참전 전우의 위상정립과 아울러 우리주변의 환경 감시와 장차 우리나라의 주역이 될 청소년들을 위해 학교 폭력의 방지와 불법퇴폐 추방운동 등을 범 국민 운동 차원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다. 

국가 유공자 복지회 김문구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