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미술과 금속공예의 접목, 금속회화의 창시자로

새로운 예술 장르 개척하다.”

금속회화 아티스트 이혜순 작가

국내를 대표하는 여류작가로서 손꼽히는 이혜순 화백이 현대 미술계에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통해 대중과 끊임없이 소통해 오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평면적인 회화에서 벗어나 금속공예를 접목한 금속회화의 창시자로서 화단에 큰 울림을 전하고 있어 화제다. 그동안의 작품들이 자연의 신비감과 우주의 상상력이 표출되어 있는 ‘꽃속의 작은 우주’ 등 씨앗과 곤충, 풀잎 등 자연적 오브제를 통해 정제된 美와 감성적인 정서를 관람객들에 선물해 왔다면, 최근 작업한 작품들은 금속공예와 평면회화의 콜라보를 통한 자신만의 탄탄한 예술세계를 구축하며 현대미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향후 금속회화의 작품에 한국적 이미지를 추가하여 보다 새로운 미술 영역을 구축해 나가겠다는 이 화백에게 작품에 대한 설명과 방향 그리고 향후 계획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봤다.

최근 ‘함께가는 것들 시리즈’ 이어 ‘자연을 머금다’로 대중들과 공감과 소통

“자연속 소재는 누구나 접하는 친근한 소재입니다. 이 테마들을 메타포로 재구성해온 작업들은 우리의 삶이자 일상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2017년 6월부터 7월까지 오스트리아 비엔나 한인문화회관에서 개최된 ‘색채로 품는 이혜순-함께 가는 것’이란 전시회에서 평범하게 접하는 친근한 소재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조화 그리고 동화되는 일련의 작업들을 완성시켜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녀의 작품들은 조화로움 속에서 남다른 조형적 변화를 통해 이혜순만의 색깔을 잘 정립해 냈다고 대중들은 입을 모았다. 강렬하고 우아하며 화려함속에 감춰진 은은하고 다정다감한 작품의 느낌은 대중들과 호흡하는데 충실하고 있으며 시선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이후 1년이 지나 개최한 2018년 7월 23일부터 8월 26일에 서울시 노원구 더갤러리숲에서 초대전에서도 그녀의 특유의 감성이 잘 묻어난 전시회로써 대중들에게 다가섰다. ‘자연을 머금다.’라는 타이틀로 진행된 초대전은 그동안 함께 가는 것들 시리즈에 이어 과감하게 평면의 회화에 금속 작업을 가미, 은판위에 펼쳐진 아름다운 예술혼을 표출하며 관람객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화여대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전업작가로서 작품에 몰입해온 이혜순 화가는 일반인들이 평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작업을 진행 해왔다. 예컨대 인적이 드물고 한적한 곳, 파주 DMZ 작업실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작업에 대한 열정으로 작품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작업에 대한 놀라운 집중력과 열정이 돋보이는 부분. 보통 자리를 잡고 작업에 들어가면 10시간을 훌쩍 넘기며 자리를 뜨지 않고 작업에 몰두해온 이혜순 화백. 기자 역시 인터뷰를 하면서 놀라운 집중력을 바탕으로 작품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천상 아티스트이자 작가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소재를 관찰하고 보다 특별한 이미지로 승화시켜 내는 예술가적 센스와 감성은 마치 흐트러진 퍼즐을 하나씩 끼워내며 그 궁금증을 관객들에게 속시원히 해소시켜주는 작가적 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백동판에 직접 드로잉(Drawing)하는 전세계 유일한 작가

주목할 점은 최근 작업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금속공예와 순수 미술을 넘나들며 경계를 허문 회화의 트랜드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순수미술과 금속회화의 접목은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해외 금속공예전을 관람후 영감을 얻고 금속의 영속성에 매료되었습니다. 평소 생각하고 가지고 있던 열정이 되살아나게 된 계기가 된것이지요.” 그녀의 최근 다양한 금속회화의 작품들은 회화의 밑작업 후 금속작업이 진행되며 백동판에 작업하여 변치 않는 영속성을 가진 장점으로 평면회화의 한계를 극복해 냈다. 특히 이 화백은 금속인 백동판에 직접 드로잉(Drawing)을 하는 전세계에 유일한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함께가는 것들 시리즈 역시 평면작업에 금속작업을 더하여 작품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작품으로 승화시켜냈다. 은판위에 원석재료들을 사용한 창조적 작품들은 지난 12월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개최된 제63회 창작미술협회전에서도 독자적인 예술 세계로 관람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금속의 차가움에 따뜻한 은유를 덧입히며 감성적 아름다움과 화합미를 표현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가라면 시각이 남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물을 보는 눈과 시각도 보다 넓고 깊으며 또 멀리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백동판이라는 새로운 표현 매개체에 삶의 감성을 담아보려는 시도해보았습니다. 이를 통해 상처받고 힘든 현대인들에게 안식과 휴식 그리고 평온과 힐링을 전하고자 합니다. 치열한 경쟁사회속에 스트레스가 많은 우리 대중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희망합니다.”

예술의 경계 넘나들며 다양한 작품 매력 선보일 것

그동안 자연속 다양한 오브제에 조형적 미를 가미하며 자신만의 탄탄한 예술 장르를 개척해 온 이혜순 화가가 바라보는 금속회화의 매력은 과연 무엇일까? “평면회화가 습기와 열에 취약해 시간이 지나면 변색과 변형이 있는 단점과 달리 금속회화는 그 보전성이 뛰어나 오랜시간이 지나도 작품의 가치와 영속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는 점이 우선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새로운 장르를 나간다는 선구적인 책임감과 사명감도 있었구요. 많이 보았던 평면적 미술 작품에서 벗어나 금속회화라는 새로운 장르도 있다는 것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평소 끊임없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다양한 창작활동을 펼쳐온 이 화백은 최근에 북유럽 금속공예전에 참석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회고했다.

“유럽의 미술은 보다 다양성이 존중되고 열려있는 모습이 새롭게 보여졌습니다. 예술의 경계가 없이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며 다양하게 표현되는 작품들을 관람객들 역시 편견없이 바라보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습니다. 저 역시 한쪽으로 치우침이 없이 저만의 색깔은 만들어 나가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루 24시간 깨어있는 동안 올곧이 작품만을 위해 전념해온 이혜순 화가에게 작품활동은 삶의 일부이자 전부였다. 붓에서 그려지는 손끝의 미학에서 이제는 금속을 떡 주무르듯이 자유자재로 표현하고 활용하며 여기에 감성을 입하는 그녀의 예술가적 열정은 2019년에도 여전히 ing 중이다. 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 그저 순수하게 보다 많은 이들에게 작품들을 선보이고 소통하고 싶다는 것. “그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인류의 미술적 가치 성장에 도움이 된다면 영광이고 국내 미술계에도 미력하나마 성장에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이혜순 작가 인터뷰>

Q1. 금속회화의 궁극적 작품 목적은 무엇인지요?

A1. 백동판에 브러쉬를 띄었다 붙였다 하길 수십 차례 진행하며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됩니다. 회화적 한계를 넘어보겠다는 의지의 표출인 셈이지요. 저는 금속이라는 소재에 가장 한국적인 이미지를 담아 저만의 미학을 대중들에게 선보이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관객들에게 힐링의 카타르시스를 선물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갈 생각입니다.

Q2.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지요?

A2. 국내 전시는 물론 해외 전시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앞서 북유럽 금속공예전에 참가하며 많은 것들을 느꼈습니다. 유럽을 비롯 세계 다양한 국가에서 저만의 색깔이 담긴 작품들을 선보이며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고 싶습니다. 차근차근 준비해서 좋은 결실을 이뤄나갈 것입니다.

Q3. 끝으로 대중들과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3. 미술 분야는 해마다 새롭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장르에서 탈피해 크로스 오버되며 보다 친근하고 대중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중들의 니즈에 부합하며 예술영역도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대중들과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부담없이 편하게 미술관을 찾아 주셨으면 합니다. 미술관 문턱은 높지 않습니다. 예술적 견해가 없더라도 그저 작품을 보며 활력을 얻고 희망과 행복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예술가들 또한 좋은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 이혜순 아뜨리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