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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음악

안수경 | ansookyoung

승인 2014.06.16 11:06:05

여행과 음악

나는 여행을 좋아한다. 평소 동경했던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기쁨은 여행자체의 목적만큼이나 내게 설레게 하는 낭만적 기쁨을 주기 때문이다.

게다 여행을 떠나면서 도시 상황과 딱 어울리는 음악을 접하기라도 할 때면 그 희열은 이미 최대치가 되어 마치 더 이상의 행복은 바라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마음까지 들게 할 정도니 말이다.

이태리 밀라노에서 5년간 유학생활을 한 적이 있었다.

밀라노에서 생활하면서 이태리 중부에 있는 피렌체란 도시로 처음 여행을 다녀 온 적이 있었는데, 이미 밀라노의 세련된 대도시의 풍경에 충분히 매료 되었던 터라 멋있으면 얼마나 더 멋지겠냐 싶어 따라 나섰다가 피렌체에 당도한 순간, 밀라노와는 전혀 다른 어찌나 고풍스럽고 낭만적인 도시가 눈앞에 펼쳐지는지 몸이 부동자세가 될 만큼 큰 감동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여행 중 아름다운 강줄기를 따라 거닐며 사랑의 감정을 느끼기에 충분했고, 또 Ponte vecchio(오래된 다리)를 중심으로 건물과 상권이 이루어진 멋진 광경은 새로운 세계인 피렌체란 도시의 즐거움을 맛보게 하기에 충분 했었다.

그리고 거리를 거닐다 발견한 클래식 음악 공연들은 도시를 더 한층 빛이 나도록 해주었으며 문화 예술이 왜 유럽이 최고인지를 가슴 깊이 느낄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 이후로 도시 피렌체와 밀라노를 배경으로 한 영화 ‘냉정과 열정사이(2001년 나카에 이사무 연출)’ 가 개봉되었고 두 번이나 더 그곳을 여행 하였을 때 마치 여행 필수품처럼 지니고 다니며 들었던 OST' 냉정과 열정사이(요시마타로 작곡)‘의 음악은 여행에 있어 그 기쁨을 배가 시키는 역할이 되어 주었음에 지금 생각해도 참 감사하다.

그리고 귀국 후 딸아이를 중국 상해로 중학교 3년간의 시간동안 유학을 보낸 적이 있었다. 가끔씩 상해로 아이를 방문하러 가면 상해관광을 하곤 했는데 상해에 있는 임시정부를 방문했을 때 너무나 의미 있게 그곳에 전시되어진 것들을 보면서 사소한 것일지라도 너무나 귀하기에 내 눈은 그 어떠한 귀중품을 보는 것 보다 소중해서 보는 내내 울컥 했었다. 아마도 조국을 빼앗긴 당시 우리 어르신들의 아픔과 고통과 더불어 목숨을 버릴 찌라도 나라에 대한 독립을 갈망하는 그 마음이 상해 임시정부를 둘러보는 내내 내 가슴에 조국에 대한 사랑을 조금이나마 일깨워 주어서 가능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가끔씩 유학 보낸 아이일 말고도 학교에서 방학을 이용해 세미나 형식으로 중국인들의 노래를 지도하러 중국에 다녀 올 때면 나라를 빼앗겼던 일제시절 상해란 그곳에 임시정부를 건립 할 수 있도록 허락해준 중국인들에 대한 고마움에 중국인 제자들에게 마음을 열어 더 열심히 성의껏 지도하곤 했었다.

그러면 낯선 이방인 교수의 신비감과 더불어 내게 주는 감사함의 마음은 곧 이내 낯설어 생겨 날수 있는 마음의 벽을 깨트려 음악이란 장르와 더불어 그들과 나 사이는 마치 오래전 함께했던 친한 제자들 사이같이 금방 하나가 되어 지게 하는 아름다운 일들을 만들곤 했었다.

그리고 그 소중했던 추억은 언제 돌아보아도 내게 늘 뭉클한 감동을 주곤 한다.

음악이란, 어떠한 시대이던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기도 하는 마치 친한 벗과 같은 도구도 되어 지기에 일제시절 만들어졌던 ‘봉선화(홍난파 작곡,김형준 작사)’ 같은 노래 등은 언제 듣고 불러도 불행했던 시기를 거치면서 우리 조상들에게 얼마나 위로가 되어졌는지 역사 속 현장가운데에서 부르고 듣는다면 더 생생히 우리 가슴에 느껴 올수가 있을 것이다.

봄의 끝자락인 6월.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면 가장 멋스런 여행이 될 수 있는 시기이자 겸허해질 수밖에 없는 호국의 달을 맞이하면서 음악과 더불어 여행 중 느꼈던 소중했던 감정들과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소중한 내 나라 내 민족의 아픔을 돌아보며 여행과 음악이란 글을 마무리한다.

눈을 크게 뜨고 한번은 주위를 돌아다보는, 하루에 한번은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있는 여유가 있길 소망해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