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향의 재테크 칼럼

돈이 돈을 버는 바구니 세 개는 꼭 마련하라

변치 않는 투자자들의 원칙이 있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것. 일반적으로 투자 대상은 주식과 부동산 그리고 금융 상품(보험, 채권) 세 가지로 나뉜다.

분산 투자를 하는 이유는 투자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돈이 되는 한 곳만 알고, 특히 목돈을 모두 투자하여 정작 써야 할 것을 제대로 쓰지 못하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재정의 압박이 올 수 있다. 오히려 재무 목표를 세워 가정 형편에 맞는 바구니를 통해 돈이 돈을 버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좋다.

자신의 바구니를 점검해 보자. 재무 목표 기간에 따라 각각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하는 것이 확실한 분산 투자다. 이렇게 해야 안정적으로 위험 관리를 할 수 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에 따라 바구니의 종류는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대개의 가정에서 필요한 바구니는 비상금 바구니(긴급 자금), 목돈 바구니(결혼, 주택, 자동차, 자녀 교육, 독립 자금), 은퇴 바구니(노후 자금)일 것이다. 형편이 좋다면 더 많은 바구니를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이 세 가지면 충분하다.

세 바구니가 모두 중요하지만, 굳이 우선순위를 정하자면 비상금 바구니, 목돈 바구니, 은퇴 바구니 순이다. 그만큼 가정 살림에 있어 비상금, 즉 긴급 자금에 들어갈 바구니를 우선 마련하도록 한다.

1. 비상금 바구니

보험이 언제 다가올지 모를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는 것처럼, 가정 경제도 언제 닥칠지 모를 긴급한 지출에 대비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상금 바구니, 긴급 예비 자금이다. 비상 예비 자금이 없다면, 생활비를 아껴 붓고 있던 적금을 깨야 한다든지, 대출을 통해 급한 불을 끌 수밖에 없게 된다.

이 바구니는 1년 예산을 세워 매달 정한 만큼 일정 금액을 CMA 통장에 적립시켜 놓는다. 매달 30만 원이 될 수도 있고 50만 원, 70만 원이 될 수도 있다. 금액을 가정의 형편에 따라 정하면 된다. 보통 연초에 1년간 비정기 지출 예산을 파악한 뒤 필요한 만큼 배분하는 게 좋다. 보통 수입의 10%를 적립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비상금 바구니는 마르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꺼내 쓴 만큼 반드시 채워 넣어야 한다.

2. 목돈 바구니

목돈 바구니는 가정의 여러 재무 이벤트에 맞춰 마련한다. 생각 같아선 목돈 바구니가 무조건 커서 자녀들의 대학 등록금도 해결하고 이들의 독립 자금, 혹은 여행비 등에 척척 쓰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빠듯한 살림일수록 최소한의 재무 이벤트에 맞춘 바구니를 마련해야 한다. 목돈 바구니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먼저 재무 목표에 맞는 저축액을 정하고 강제로 그 금액을 떼어낸 다음 그 나머지로 생활해야 한다. 선저축 후소비 하는 습관이 생겨야 목돈 바구니를 채워갈 수 있다.

3. 은퇴 바구니

목표 자금에는 반드시 은퇴 바구니도 함께 준비해야 한다. 많은 이들이 은퇴 후의 삶을 막연하게 걱정한다. 실제로 100세 시대를 맞아 은퇴 후 시기는 짧게는 20년에서 길게는 40년 이상을 준비해야 해서 은퇴 바구니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고령화에 대한 국가적인 차원의 대책도 미흡하고 복지 제도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개개인이 은퇴 바구니를 한 해라도 빨리 준비하는 것이 최선일 수밖에 없다. 기간이 오래 걸리는 바구니인 만큼 공격적이면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해 운용하는 것이 좋다.

목돈과 은퇴 바구니는 재무 목표와 비율을 정해서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눠서 저축하는 방식으로 준비한다.

단기 자금은 3년 이내로 원금 손실 없이 돈을 안정적으로 모을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은행 예금, 적금, CMA , MMF , MMDA 등의 상품에 투자해 결혼 자금, 자동차, 종잣돈 마련 등에 사용한다.

중기는 5~7년 이내로, 원금 손실을 보더라도 높은 수익을 위해 돈을 넣어 두는 것이다. 중기 자금을 위해 펀드, 주식, 부동산, ETF , ELS, 금, 채권 등의 상품에 투자하고 이렇게 마련한 중기 자금은 내 집 마련, 전세자금, 학자금 등에 사용하도록 한다.

장기는 10년 이상의 자금으로 보험사의 비과세 효과가 있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변액유니버셜, 변액연금, 저축성 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모인 자금은 노후 자금, 자녀 대학 자금, 자녀 독립 자금, 주택 구입비 등에 쓰도록 한다.

또한, 기간 별로 단기 40%, 중기 40%, 장기 20%로 배분하여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가정의 재정 상태나 재무 목표에 따라 기간 별 비율을 조정해도 좋다.

가정경제에 있어 든든한 파트너가 될 비상금 바구니, 목돈 바구니, 은퇴 바구니가 준비되어 있어야 가정경제를 안정적으로 꾸려 나갈 수 있다.

박미향

키움에셋플래너㈜ 재무 교육 마케팅 및 재무상담 수석 팀장. 여러 대학병원과 공기업, 관공서 등에서 재무 교육과 컨설팅을 하고 있다. 펀드 투자 상담사, 금융 노년 전문가로 <행복한 가정경제를 위한 재무 코칭>, <노후 및 여가 생활을 위한재테크 전략> 등을 강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