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을 살린 시술은 인터벤션 이다. 

필자가 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영상의학과를 택하고 인터벤션을 전공하면서 지금까지도 설명이 난해한 질문이 있다. 
‘선생님의 전공은 어떻게 되세요?’
‘저는 영상의학과 교수이고, 전공은 인터벤션입니다.’ 
대답하는 필자나 묻는 환자나 난감한 질문과 대답이다. 환자가 생각하는 첫 번째 의문은 ‘내과 외과 도 아니고 영상의학과 라니, 혹 사진 찍는 사람? 그런 것도 의사가 하나?’ 이다. 그 다음은 더욱 가관이다. ‘인터벤션이라니?’ 좀 식자라고 생각하는 환자는 생각한다. ‘무슨 국제 중재 머 그런 데서 들어본 말인데....’
최근에 한 사람의 와병이 며칠 간 국민적 관심을 끌었던 적이 있다. 바로 이건희 삼성 회장의 심근 경색의 치료이며, 현재도 회복 중에 있다고 한다. 이 병을 자세히 알아보면, 심장으로 가는 혈관이 좁아져서 심장이 피와 산소가 모자라서 정지가 되고, 골든 타임을 놓치면 괴사가 진행되어서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병이다. 결정적 치료는 동맥 경화증에 의해서 좁아진 심장으로 가는 혈관을 다시 넓혀 주는 치료이다. 생각해 보자. 항상 뛰고 있는 심장에 붙어 있는 혈관 (직경이 1 cm 미만이다.)을 다시 넓혀 줄려면,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가슴을 열고 의학적으로 일시적으로 심장을 멈추고, 거기에 붙어 있는 혈관을 열어서 그 안의 동맥경화를 긁어내서 다시 넓혀 준 후에 다시 가슴을 닫아야 할 것 아닌가?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수술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없고, 마취를 했다는 이야기도 없다. 뇌 보호를 위해서 수면 치료를 받고 있다는 기사만 연일 나오고 있다. 
여기에 인터벤션이 있다. 수십 년 전에 과거에는 이런 가슴을 여는 수술을 했고, 수술 후 회복 기간만 수주에서 한 달이 걸렸다. 하지만 지금은 수술을 하지 않고 인터벤션 치료를 한다. 절개를 하지 않고, 사타구니 쪽의 혈관으로 기구를 넣어서 2 m 가까이 떨어진 심장 안의 혈관까지 도달하고 거기서 막힌 부분을 찾고, 그 부분에 금속으로 된 인조혈관 (스텐트)를 넣어서 넓혀주어서 병을 치료한다. 최소 8시간의 수술이 1시간 이내의 시술로 바뀌고, 최소 수주의 회복 기간이 몇 시간으로 단축되며 환자는 흉터 하나 남지 않는다. 또한 수술과 관계된 합병증과 사망률이 현저히 떨어진다. 
또 다른 예를 보자. 어떤 환자가 위암으로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그 환자는 수술로 암은 잘 제거되었는데, 수술한 부위에 물이 고이고 그것에 세균 감염이 되어서 농양이 생겼다고 말을 들었다. 환자는 계속 열과 오한이 나고, 혈압이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이런 경우 수십 년 전이라면 다시 배를 열어 재수술을 하고, 안의 농양을 씻어 내고 다시 배를 닫는 재수술을 받아야 했고, 이런 경우 회복 시간은 두 배 이상 늘고, 환자의 수술과 관련된 사망률도 역시 두 배 이상 늘게 된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벤션을 한다. 초음파나 인체 투시 장비를 이용해서 농양의 위치를 파악하고, 그곳에 바늘을 찔러서 의료용 유도 철사를 삽입하고, 그 유도 철사를 통해서 직경 5 mm 미만의 관을 삽입하고 그 관을 통해서 고름을 제거한다. 환자는 특별한 회복 시간이 필요 없고, 3-4시간의 수술시간은 20 분 내의 시술 시간으로 줄며, 전신 마취도 필요 없다. 대형 병원의 환자들은 많은 관을 가지고 있으며, 그 관으로 복수도 빼고, 흉수도 빼고, 고름도 빼고, 또한 담즙도 빼낸다. 모두 인터벤션으로 치료한 환자들이다.
그럼 마지막으로 드는 질문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어떻게 개복하지도 않고 절개 하지도 않고 몸 속의 고름을 찾아서 빼내고 혈관 깊숙이 있는 동맥 경화를 찾아 내서 넓히지요?’ 여기에 영상의학과가 있다. 영상의학과는 환자의 몸 속 깊숙한 병을 CT 나 MRI 같은 기계를 이용하여 발견하고, 진단한다. 이렇게 찾아낸 병을 그 영상을 이용하여 바늘로 찌르고 그곳에 여러 기구를 사용하여 배액하고, 넓히고, 때론 종양을 태우고 하는 모든 일이 인터벤션이다. 과학의 발전으로 기계와 기구가 늘어나면서 그 영역은 점점 넓어지고, 수십 년 전에 하던 수술이 인터벤션으로 대체되어 가고 있다.
독자 분들은 꼭 기억하셨으면 한다. 병원에서 ‘이병은 수술로 치료해야 합니다. 수술 시 사망률은 10%고, 완치률은 80% 입니다.’ 이렇게 설명을 듣는다면 한 번은 의사 선생님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해 보시기를 추천한다.
‘선생님. 혹시 제 병이 인터벤션으로 치료할 수 있지는 않을까요?’
실제로는 대부분의 의사들은 수술 전에 인터벤션이 가능한 지 한 번쯤은 고려하고 있으니, 내가 인터벤션으로 치료 받을 수 있는데 못 받는 것은 아닌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소개서.
고흥규 교수는 1996년 연세대학교 의과 대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를 마친 후에 2007년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조교수, 2009년 국립암센터 부교수를 거쳐, 2012년부터 현재까지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수술을 하지 않고 종양을 제거하는 종양인터벤션을 전공으로 진료에 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