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문화도시를 향한 예비 예술가들의 Mecca

영화 ‘아바타’가 전 세계에서 벌어들인 총수입은 33억 달러로 이는 국산 모 중형차 16만대를 판매한 규모와 같다. 7월, 산과 바다로 휴가를 떠나는 계절이 됐지만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수익은 현재까지 12억불로 집계되며 현재도 매일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순수 국산 애니메이션 ‘뽀로로’는 전 세계 140여 개국에 수출되었고, 2013년 기준 브랜드 가치만도 4000억 원으로 추정되었다. 이는 모두 잘 만들어진 만화·애니메이션 하나가 갖는 엄청난 파급력과 경제성을 나타내는 수치로 앞으로도 이 분야의 약진은 계속될 것이라 전망이다. 그 인기를 실감하듯 국내에서도 많은 지망생들이 양성되고 있는데, 만화·애니메이션 입시의 최강자로 불리는 애니벅스·디자인벅스의 정흥식 원장을 만나 찬란한 내일의 비전을 엿본다.

순수 미술 학도에서 만화·애니메이션 지망생들의 멘토로

정흥식 원장이 어렸을 때만해도 만화의 위상은 그저 아이들의 공부를 방해하는 훼방꾼에 불과했었다. 시골에서 나고 자라 TV는 물론, 만화책도 한 번 구경하지 못한 그는 도시로 이주 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만화방이라는 곳을 알게 되었다. 이후 만화의 세계의 깊이 심취한 그는 부모님께 혼나는 일이 늘어나도 그저 행복하기만 했다고 회상한다. “부모님 몰래 만화방을 참 부지런히도 갔었어요. 당시 저에게 만화책이라는 존재는 너무나 신기하고 재미난 세계 그 이상이었습니다. 그림 그리는 것이 너무 좋아 대학에서는 순수미술을 전공하였지만 만화의 대한 관심의 끈을 항상 놓지 않았죠.” 그가 서울로 상경, 아르바이트로 학원에서 강사생활을 시작할 즈음엔 국내에서도 만화관련 전문 고등학교가 생기고, 대학에서도 관련학과가 많이 생겨나는 추세였다. 만화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한 그는 만화·애니메이션이야말로 자신의 미래를 걸만한 미래지향적이면서도 발전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분야임을 확신했다.

이후 서울을 떠나 고향인 울산에서

처음으로 만화·애니메이션 학원을 개설한 그는 현재 만화,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카툰, 웹툰, 동화작가, 케릭터 디자인 등의 분야를 꿈꾸는 이들의 지도를 전담하고 있다. 2012년에는 학원생 ‘전원합격’이라는 것이 이슈가 되면서 다수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방송출연을 경험하기도 했었다. “학생들이 원하는 곳으로 진학하게 되어 너무 기쁘지만 그만큼 책임감이 막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좋은 환경에서 더 양질의 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연구하며 체계적인 교육을 실천하고자 합니다.” 애니벅스는 2013년 90%의 합격률에 이어 2014년 입시에서도 93%라는 높은 합격률을 자랑했다. 이로써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만화·애니메이션 교육기관임을 다시 한 번 입증하며 오늘도 새로운 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단언컨대 만화·애니메이션분야의 미래는 ‘맑음’이다

애니벅스의 커리큘럼은 각각의 테스트과정을 통해 개별 특성을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 대략 6개월간 기초조형 및 드로잉 수업이 이뤄지고, 그다음 드로잉을 바탕으로 한 상상과 표현 수업이 진행된다. 심화과정으로 진행되는 창의적 표현과 개성적 연출은 간담회와 토론수업이 병행되며 서로의 그림에 대해 제작의도와 제작방법 등을 서로 공유하며 각자의 창작의욕을 더욱 고취시키게 한다. “저희의 경쟁력은 모든 선생님들이 학생들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아낀다는 것과 학생의 개인별 특성에 맞춰 개별적으로 지도 한다는 점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매주 한명도 빠지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과정을 점검해야만 합니다. 이 자리에서 함께 학생들의 발전된 모습을 위해 고민하고 토론하며 그 결과를 수업에 반영하죠. 아마도 높은 합격률의 비결은 제자들을 향한 진정성 있는 관심과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거대하게 몸집을 불린 학원들처럼, 더 많은 학생을 모집하면 그 만큼 수익 구조가 더 탄탄해진다는 것을 알지만 정 원장은 만화·애니메이션의 특성을 고려해 질 높은 교육환경을 제공한다는데 더 큰 의의를 두고 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기술과 창의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도록 균형 있게 교육하는 것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재미있게 수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연구도 쉬지 않는다. “만화·애니메이션의 위상이 예전에 비해 많이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이 그 길을 가겠다하면 무조건 반대부터 하시는 부모님들이 아직도 많죠. 하지만 저는 이 분야의 내일이, 보이는 것 보다 더 희망차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자라나는 아이들의 꿈을 독려해주시면 미국, 일본보다 더 좋은 애니메이션 영화가 한국에서 탄생하는 날도 멀지 않았음을 확신합니다.” 정 원장은 토리 헤이든의 저서 ‘한 아이’의 내용 중, 평범한 주인공 ‘쉴라’가 ‘토리’라는 선생님을 만나 특별한 아이로 자라나는 것처럼 자신도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그 아이만의 특별한 재능을 발견해주고, 그것을 발전시켜주는 역할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되새겼다.

울산이 문화의 도시가 되는 그날까지...

지금껏 울산은 산업도시 혹은 공업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했던 것이 사실이다. 울산에서 터를 잡고 후진을 양성하고 있는 정 원장은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울산이 미래지향적인 산업을 선도하며 문화도시로 변모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만화·애니메이션산업은 울산을 문화의 도시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는 분야라고 생각됩니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고, 그로써 재능 있는 인재들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 원장은 애니벅스부터 더 많은 노력으로 더 좋은 인재들을 배출시켜 지역 발전에 맡은 바 일조할 것임을 공고히 말했다.

정 원장은 애니벅스를 ‘희망’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멀지 않은 미래에 세계적인 애니메이터로 성장할 아이들에게 애니벅스가 작은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는 터전이 되기를 항상 갈망하고 있다. 물론 그 공간 안에서 아이들은 꿈의 진정한 가치와 소중함을 절실히 깨닫게 되고, 때로는 한계에 부딪히고 방황을 하게 될 것이다. 슬픔 속에 잠겨 눈물을 흘리는 날도 있을 것이며, 언제 그랬냐는 듯 늠름하게 다시금 자신의 열정에 채찍질도 할 것이다. 정 원장은 아이들이 더 마음껏 흔들려야 그 속에서 더 큰 성장을 일구어낼 수 있음을 알기에 자신이 먼저 더 풍부한 자양분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거듭했다. “20년 넘게 입시미술교육의 현장에 있으면서 제가 아이들을 가르친 것들 보다 학생들이 제게 가르쳐준 것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아이들의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함께 울고 웃으며 그들의 길을 밝혀줄 것 입니다.” 때론 새로운 교육을 시도하는 것이 어렵고 두려운 일로 다가오지만 학생들이 잘 따라 와 주고 열정으로 화답할 때면 세상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고백하는 정흥식 원장. 그가 대한민국에서 제 2, 제 3의 ‘겨울왕국’이 탄생되는 그날까지 예비 예술인들의 빛나는 성장 속에 그들과 보폭을 맞춰 기꺼이 동행할 것임을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