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객의 인식 변화와 마이크로 투어리즘 

강준수 안양대학교 관광학과 교수

전통적인 여행이나 관광의 흐름은 ‘매크로 투어리즘(Macro Tourism)’이라고 하는 대량관광 개념을 토대로 단체여행객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단체 여행객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진 만큼 매크로 투어리즘의 활성화는 관광지의 대규모 관광개발로 연계되면서 호황을 누리기도 하였다. 유명 관광지를 보유하고 있는 지역들은 외부자본 유치, 대규모의 관광개발, 관광객 증가, 그리고 지역 경제 성장이라는 규격화된 관광지 개발 및 관광객 유치 패러다임에 대해서 강한 믿음을 지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는 현대 사회에 전환기를 맞이하게 하였다. 코로나 사태는 단체 관광을 불가능하게 하면서 단체관광이 중심이 된 매크로 투어리즘 시스템의 작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힘든 상황에 직면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매크로 투어리즘 패러다임에 대해 근본적 성찰이나 새로운 관광 대안 모색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새로운 관광 대안으로 부상한 것은 ‘마이크로 투어리즘(Micro Tourism)’이다. 기존 관광 개념은 특정 지역을 선정하고 주요 관광지를 단체로 여행하는 행보였다면, 마이크로 투어리즘은 가족, 친구, 그리고 연인과 함께 하는 소규로 형태로 잘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소를 찾아다니면서 해당 지역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소소한 재미를 발견하는 관광 형태이다. 소규모 형태의 마이크로 투어리즘이 갖는 특징은 대량적인 관광지 개발로 인한 지역 특성의 상실보다는 지역의 정체성과 환경에 맞는 자원 활용으로 제작된 관광 상품이나 먹거리를 통해서 지역에 대한 효과적 홍보 및 새로운 가치 발견의 계기 제공이다. 기존의 대량 관광객들의 유입에 따른 대량 관광지 개발은 지역의 특성이나 개성을 살리기보다는 보편적이고 일반적 가치 기준에 맞춘 관광개발을 통해서 어느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무개성의 놀이, 레저, 편의시설, 그리고 먹거리 관광 형태를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마이크로 투어리즘은 소규모 관광의 특성을 살려서 기존에 잘 알고 있었던 지역이었지만 관심을 두지 못했던 관광지 주민들의 삶, 지역 환경, 지역의 특성, 그리고 지역의 먹거리와 같은 소소한 일상의 요소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마이크로 투어리즘은 자연스럽게 잘 알고 있었던 지역 관광지의 새로운 해석과 새로운 관광지 발견이라는 재미를 제공해준다. 왜냐하면, 기존의 매크로 투어리즘은 유명 관광지 위주로 몰려드는 인파로 인해서 지역의 가치를 제대로 파악하기보다는 표면적인 관광의 한계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매크로 투어리즘 방식에 대한 회의와 성찰의 계기 마련은 코로나 사태라고 할 수 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소규모 형태의 관광이 급부상하면서 확대되고 있는 마이크로 투어리즘은 지역의 특성이나 역사가 반영된 관광지 위주로 새로운 재미와 가치를 제공해주면서 해당 지역을 좀 더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마이크로 투어리즘이 지닌 또 다른 특성은 소규모 관광객들의 관심이 해당 지역이 갖는 가치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만큼 지역의 먹거리, 지역의 특산품을 활용한 식당, 그리고 지역 먹거리를 활용한 카페 메뉴의 인기를 확대하면서 지역의 자원을 개발, 확대, 그리고 홍보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지역 특성이나 지역의 소소한 일상 위주의 관광은 지역의 공격적인 난개발로 인한 지역 특성 상실을 최소화하면서 지역의 정체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마이크로 투어리즘의 확산은 천편일률적으로 유명 관광지를 취사선택하여 둘러보는 형태를 초월하여 여행자 개인이 선호하고 관심을 지닌 것을 즐기는 여행 형태로서의 테마 여행(Special Interest Travel)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테마 여행의 확산은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관광지를 둘러보는 만큼 대충 관광지 주변을 훑어보는 것이 아니라, 꼼꼼하게 지역의 특성을 살피고 이해하는 시간과 함께 자기 성찰의 시간을 지닐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가치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현대 사회는 관광이 일상이 된 시대인 만큼 유명 관광지 위주의 천편일률성에서 벗어나 관광지의 새로운 가치, 특성, 발견이라고 하는 소소한 재미 위주의 관광으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