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 큰스님의 뜻을 이어가다. 
정법수행의 친필이 숨쉬는 사찰로 자리매김할 것”

성철 큰스님의 뜻을 이어 생전 친필을 모아 한권의 책으로 엮은 <시월록>

성철 스님과 함께

부산와우산 해월정사  회주 천제 스님

성철 큰스님의 발자취가 머물러 있는 사찰로 유명한 부산 와우산 해월정사(회주 천제스님)은 부산 해운대 근처 청사포 입구에 자리한 사찰로 스님의 법음과 법향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곳이다. 지난 1977년 성철 큰스님을 모시고자 창건된 사찰로 해인사에 주석하면서도 한 겨울 매서운 추위가 몰아칠 때면 스님이 추위를 피해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뒤는 산이고 앞은 바다인 배산임해의 좋은 풍수를 지니고 있는 해월정사는 넓은 바다와 밝은 달빛이 부처님의 뜻과 지혜를 뜻한다고 해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회주 스님은 “성철 큰스님께서 살아 계실 때 종단의 여러 일들을 이곳에서 의논하시고 결정하시곤 했습니다. 특히 큰스님의 수행공간이자 스스로 몸을 돌보기 위한 곳인 고심당을 비롯 곳곳에 스님의 손길이 닿아있는 사찰이기도 합니다.” 성철 큰스님을 모셨던 천제 스님은 6.25 전쟁 후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나신 부친의 천도재를 올리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가 큰스님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한다. 큰스님이 수행하던 천제굴을 찾아갔다 부처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뜻인 천제(闡提)라는 이름을 얻으며 부친을 잃은 대신 새로운 부친인 성철 큰스님을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이곳에서 큰스님의 큰 뜻과 가르침을 여전히 전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는 천제 회주스님에게 해월정사에 대한 소개와 추진사업 그리고 향후 계획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눠봤다. 

큰스님 열반후 증개축 추진, 한국 불교의 중심이 될 사찰로 성장하다. 
해월정사는 성철 큰스님의 뜻이 살아 숨쉬는 성지다. 처음 모습은 지금과는 달리 많이 소박하고 아담한 사찰이었다. 성철 큰스님은 신도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증축을 허락지 않았고 스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에 맏상좌인 천제스님께서 당우의 증개축을 추진하게 되었다고 한다. 

“집에 낡고 허술한 곳이 많았으며 무엇보다 스님을 기리고 뜻을 받들기 위한 절로써는 많이 부족하였습니다. 이에 지난 2004년부터 불사를 시작하고 스님이 머물렀고 뜻을 받든다는 의미로 봉훈관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해월정사는 일주문을 열면 연못이 펼쳐지고 그 앞으로 너른 마당이 자리하며 마당의 오른쪽은 고심당이 있고 그기에 한층을 더해 와우산방을 얹혔다. 이밖에도 해월전, 적광전, 종무소와 관음전 등 이제는 제법 사찰의 모습을 갖추며 해마다 많은 불자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적광전 뒤쪽으로 봉훈관에는 1층은 홍보실이 2층은 선실, 3층은 성철 큰스님의 유물관으로 유명한 시월전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이 바로 성철큰스님의 친필이 모셔 있는 곳으로 봉훈관에서 큰 법당(4층 비로전) 다음으로 중요한 공간이기도 하다. 

봉훈의 이름답게 성철 큰스님의 친필 약 120여점이 모셔 있는 시월전에는 평소 스님의 친필을 기록한 메모노트와 법문에 대한 기록과 원고 그리고 종이가 흔치않던 시절 달력 뒷면에 기록한 글들, 큰스님의 소장 경전과 책들이 빼곡이 가득차 있는 곳이다. 봉암사 결사의 유래와 활동에 관한 회고는 물론 교리에 대한 성철 큰스님의 주석, 불자들에게 남기는 법문 등을 틈틈이 적어두었다가 천제 스님에게 남긴 것들 등 큰스님의 모든 것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이곳은 불교계는 물론 개인적으로 저에게 있어 가장 값진 곳이자 이룰 수 없는 업적이 담겨져 있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큰스님을 기억하고 기리기 위해 많은 분들이 이곳에 들러 종사님의 혼과 정취를 느끼고 돌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성철 큰스님의 뜻을 담은 <시월록> 출간, 대중들에게 큰 가르침 전해
평소 참선을 통한 깨달음의 길을 가야한다는 가르침을 불자들은 물론 대중들에게 설파하신 성철 큰스님은 한국 근현대 불교사에 큰 족적을 남긴 불교계의 큰 어른이셨다. 때문에 큰스님의 생전에 작성하신 친필들은 불교계에선 문화적 유산 가치를 지닐 만큼 소중한 기록으로 남겨지고 있다. 큰스님의 뜻을 이어 생전 친필을 모아 한권의 책으로 엮은 <시월록>을 천제스님은 큰스님의 친필에 해제를 달아 사부대중에게 선보이는 책으로서 한국불교의 중흥기를 이끌으셨던 성철 큰스님의 가르침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옆에서 큰스님을 직접 봐오면서 성철 큰스님의 고귀한 성자의 모습과 수행자의 본분을 지키고 솔선수범 하셨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뜻에 누가되지 않도록 저 역시 초하루 법회마다 스승을 추모하며 불자들에게 큰스님의 가르침을 전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독려해 오고 있습니다.” 

<시월록>의 내용중에는 벽발산 천제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는 부처가 되기를 기필하지 않는 사람이 산다는 말로 주석하던 성철 큰스님이 천제스님의 부친 천도재를 친히 올려주셨다고 한다. 힘든 시기를 겪었던 스님은 성철 큰스님의 따뜻한 위로과 마음 쓰임에 감동을 받았고 이에 출가를 결심하게 되었다. 천제스님을 시작으로 어머니와 동생 5명 모두 출가의 길을 걷고 있으며 전국비구니회장인 본각스님이 바로 막내 여동생이기도 하다. 

천제 회주스님은 ... 해인총림 방장실장, 조계종 종정사서실장 등을 지내며 성철 큰스님이 입적할 때까지 가까이에서 모신 천제 스님은 동국대 교육대학원 철학교육과 석사과정을 졸업했으며, 중앙승가대와 불교방송국 설립 당시 초대이사와 추진위원, 조계종 법규위원장, 중앙종회의원, 총무원 기획부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성철문도회장, 해월정사 회주로 수행 정진해 나가고 있다. 

성철 스님 친필

<부산와우산 해월정사  회주 천제 스님 인터뷰>
Q1. 성철 큰스님의 글들이 다양한 것으로 아는데 소개를 해주신다면?
A1. 일반인은 물론 불교계 관계자들도 잘 모를 정도로 해석하기 어려운 흔적들을 많이 남기셨습니다. 30년 세월을 같이 보낸 저만이 겨우 알아볼 정도였습니다. 해인사 백일법문의 마음가짐부터 불교 중흥의 시대를 겪으며 써내려간 메모, 그리고 경전의 소중함과 중요성 등 큰스님의 글들에는 그동안의 고뇌와 불교철학 그리고 신념 등 한국 불교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2. 해월정사는 스님께 어떤 의미인가요?
A2. 이곳은 성철 큰스님의 불심이 묻어 있는 사찰입니다. 큰스님께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다스리고 쉬셨던 쉼의 공간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큰스님은 이곳에서 넓은 바다를 바라보시는 것을 좋아하셨습니다. 바다를 보며 더욱 마음을 곤고히 하고 불자들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전하는데 노력하셨기에 해월정사는 저에게 있어 전부라고 할 만큼 특별하고 각별한 곳입니다. 
 

Q3. 앞으로의 계획과 하시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A3. 우선 성철스님 사리탑, 비석, 추모전 등을 추가로 지어 이곳 해월정사가 명실상부한 성철대종사 추모성역도량이 되고자 합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라는 말씀처럼 개인의 잣대로 대상을 왜곡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드릴 수 있도록 대중들에게 그 가르침을 온전히 전할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해월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