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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오싹한 공포체험 콘텐츠의 변화 필요성
강준수 교수  |  kore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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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9.11  14:5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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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한국인 2023년 9월호

한여름 오싹한 공포체험 콘텐츠의 변화 필요성

강준수 안양대학교 관광학과 교수

무더운 여름철에 사람들은 어김없이 등골이 서늘한 오싹함을 통해 더운 열기를 식히고자 하는 열망을 갖는다. 최근의 살인적인 한낮의 열기는 사람들을 공포체험 이벤트를 통해서 색다른 재미로 더위를 망각하고자 하는 욕구를 지니게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포 영화나 공포체험 콘텐츠는 공포 매니아 뿐 아니라 일반 대중들도 공포물에 대한 욕구를 갖게 한다. 기본적으로 공포 영화(Horror Movie)는 관객이 불안, 공포, 그리고 역겨움 등을 경험할 수 있는 영화 장르를 가리킨다. 공포를 재현하는 영화적 수단으로는 극악무도한 폭력성, 사악하고 잔인한 인물, 무시무시한 요괴, 그리고 음산하고 서스펜스를 자극하는 분위기나 환경을 들 수 있다. 공포 개념과 연관하여 그로테스크(Grotesque) 개념은 중요한 요소이다. 그로테스크는 부자연스러움, 흉측함, 그리고 기괴함의 환상적 분위기와 연관된다. 
평소 익숙함, 친절함, 그리고 아름다움으로 인식되던 대상이 순간적으로 낯섦, 이상함, 그리고 흉악함의 모습으로 전환될 때, 대상에 대한 공포심과 무서움의 감정은 극적으로 확장된다. 영화 <스크림(Scream, 1996)> 시리즈에서 연쇄 살인마가 보여 준 웃음은 그가 살았던 기형적 인생, 완벽한 범죄 자행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희생자들을 무참하게 살해하면서 얻는 만족과 쾌감을 담고 있다. 이러한 연쇄 살인마의 기괴한 웃음은 관객들을 극한의 공포, 두려움, 그리고 혐오감을 경험하게 한다. 연쇄 살인마가 웃고 있음에도 관객이 두려움과 공포감을 경험할 수 있는 이유는 그로테스크가 지닌 분위기와 특성에서 비롯된다. 
그로테스크는 단순히 기괴한 요소만 내포하는 것이 아니라, 웃음이라고 하는 희극적 요소와 불쾌한 공포감이 대립적으로 공존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웃음과 공포라고 하는 이질적이고 대립적인 요소의 상충은 좀 더 효과적으로 공포감을 증폭과 재미를 제공해줄 수 있다. 최근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고 있는 상황에서 전국 각 지자체나 복합 놀이 시설 주체는 공포를 테마로 한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그런데 무더위를 날려버릴 듯한 극한의 공포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듯하다. 공포체험이나 이벤트는 극도의 공포감 조성으로 허탈감이나 무기력함으로 마무리되기보다는 색다른 재미와 즐거움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전제하에 공포체험 이벤트를 주도하는 주체자가 인식해야 중요한 사실이 있다. 먼저 공포심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참가자들의 정서를 파악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인과 서양인의 공포에 대한 정서는 다르기 때문이다. 대체로 한국인들에게 서양의 좀비나 영화 <나이트메어(A Nightmare On Elm Street), 2010>에 등장하는 상상의 귀신인 프레디는 전혀 무서운 존재가 아니다. 또한 영화 <곡성>에서 머리에 도끼가 꽃힌 채 등장하는 좀비는 대체로 그러한 문화에 익숙한 서양인들에게 무서운 존재일 뿐이다. 
한국인의 정서에서 무서운 공포감을 조성할 수 있는 것은 머리를 늘어뜨리고 소복을 차려입은 채, 원한에 사로잡힌 존재이다. 전통적인 한국인의 정서에는 한(恨)과 원한(怨恨), 그리고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존재로 소복 입은 여인이 주로 재현되고 익숙한 공포의 대상으로 자리잡혀 있기 때문이다. 서양인의 전통과 문화에 자주 등장하는 좀비의 기괴함은 한국인의 공포 문화와 정서에 익숙한 존재가 아니다. 이러한 측면의 연장선상에서 개인적으로 영화 <곡성>의 좀비는 기괴하고 공포의 존재보다는 코믹하고 친근한 존재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필자의 생각은 전통적인 한국의 한 맺힌 원혼에 더욱 익숙한 탓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공포를 통해서 참가자들에게 짜릿한 즐거움과 재미를 제공하고자 하는 지자체나 업체는 참가자들의 정서에 맞는 공포 분위기와 존재를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공포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참가한 사람들의 취향, 연령, 그리고 파트너의 성격에 맞게 다양한 스토리텔링의 결합이 요구된다. 개성 맞춤형 스토리텔링 공포체험은 단순히 허탈감으로 마무리되지 않고, 즐거움과 재미있는 하나의 놀이 콘텐츠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연인 참가자들의 경우는 남성이든 여성이든 어느 한쪽이 공포의 존재로부터 상대방을 지켜줄 수 있는 스토리텔링 장치를 통해서 공포체험 이후 더욱 끈끈해질 수 있는 감동과 체험 이벤트를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한다. 친구 참가자들은 무서움에 떨고 있는 친구 중 한 명을 상대 친구가 무서움과 두려움을 극복하고 친구를 구출해내는 상황 전개 스토리텔링 장치를 통해서 우정이 돈독해질 수 있는 콘텐츠가 요구된다. 
이것은 공포체험 이벤트가 단순한 공포 조성 분위기로 한정되지 않고, 나이, 성별, 그리고 동반자 특성에 맞게 다양한 공포체험 이벤트를 통한 다양하고 색다른 재미와 감동적인 체험 전개를 의미한다. 이러한 웃음과 공포가 공존하는 공포체험은 기존의 공포를 통한 허탈감이 아닌 감동, 재미, 그리고 즐거움의 분위기를 복합적으로 제공하면서 참가자들의 잔상에 오래 기억될 수 있는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자기만의 개성을 추구하면서 색다르고 독특한 재미를 추구하는 MZ 세대들에게 기존의 극한적 공포심을 유도하는 단순 콘텐츠는 순간적 유희로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무시무시하고 괴기스러운 분장, 홀로그램 장치, 그리고 어둡고 음산한 공간은 사람들에게 순간적인 공포와 전율을 제공할 수는 있다. 그러나 공포의 순간이 지나고 나면 허탈감에 빠진다. 기본적으로 공포와 유쾌함은 서로 맞지 않는 상극(相剋)으로서 상호 공존의 개념으로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좀 더 다양한 재미를 위해서 공포로 인한 절망적 순간은 무기력과 허탈감으로 마무리될 필요는 없다. 이제 공포체험은 기괴하고 두려운 존재에 대한 무기력한 존재로서의 참가자들이 아니라 당당하게 주체적으로 맞서는 가운데 감동, 재미, 그리고 웃음을 경험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기반의 상생(相生) 콘텐츠 제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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