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친환경 건축의 1세대 최고의 글로벌 건축 인재 양성하다

울산과학대학교 공간디자인 학부 건축전공 / 우세진 교수

교육과학기술부는 2012년 WCC(세계수준의 전문대학) 육성사업 선정 대학으로 전국 7개 대학을 발표한 바 있다. 1단계 평가에서는 교육지표가 높은 상위 40개 대학을 먼저 가렸고, 2단계에서는 재정건전성을 평가했으며 3단계에서는 특성화 수준을 평가했다. 마지막 4단계에선 대학 재정지원 사업 최초로 산업계 만족도 조사를 벌였는데, 14개 대학 졸업생들이 취업한 28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4단계에 걸친 ‘옥석 가리기’에서 쾌거를 거둔 대학은 거제대학, 대전보건대학, 연암공업대학, 영남이공대학, 영진전문대학, 울산과학대학, 제주한라대학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전문대학의 영예는 울산과학대학교에 돌아갔다. 대한민국 최고의 건축가들을 양성하고 있는 울산과학대학교 공간디자인 학부의 우세진 교수를 만나 그의 건실한 교육철학을 들어봤다. 

미래 건축이 나아가야 할 친환경 건축의 선봉장
울산과학대학교 공간디자인 학부의 우세진 교수는 부산대학교에서 건축을 전공했으며 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연이어 취득했다. 우 교수가 건축학도로 캠퍼스를 누볐던 80년대 초반은 대한민국의 대대적인 건축 붐이 일어났던 시기로, 향후 건축 시장의 전망도 크게 낙관하던 시절이었다. 그때 우연히 유수의 건축물들을 엮은 작품집을 보게 된 그는 경이로운 건축의 세계에 매료되어 앞으로 자신이 가야 할 길은 건축에 있음을 직감했다. 이후 건축에 대한 관심은 설계로 세분화되었고, 설계의 대한 관심은 설비로 이어졌다. 설비에 대한 공부를 이어가다보니 냉난방 시설을 다루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효율적인 에너지에 대해 고심하게 되었다. “2000년도에 접어들면서 전 세계적으로 급작스런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문제가 이슈화 되었고, 그린 코드가 전 분야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습니다. 당시 저는 막연히 ‘하면 좋다’라는 인식의 친환경건축이 미래 건축 산업을 이끌어 갈 것임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우 교수는 2003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GDS 연구소에서 교환교수로 활동했고, 대한건축학회 정회원, 대한공기조화·냉동공학회 정회원, 한국건축친환경설비학회 정회원 및 이사직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대한건축가협회 울산광역시회 사무국장과 울산건축도시포럼 도시위원회 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한편 우 교수는 무동력 셀프 클리닝 창문, 무동력 자연환기 창문, 오피스건물 온실가스 산정 예측 프로그램, E-Zero(이-제로)등의 특허를 획득하였다. 특히 지난 2010년에 발명특허를 획득한 ‘무동력 셀프 클리닝 창문(Powerless self cleaning windows)’은 중소기업청 산학기술공동개발 R&D사업의 지원을 받아 ㈜해동산업과 공동으로 개발한 제품으로 창호 시스템의 다기능화를 선언했다. “미세먼지와 황사 등의 자연현상으로 생기는 창호의 더러움을 창문을 여닫는 행위로 해결한 제품입니다. 건물 전체의 미관상 이미지들 향상시키고, 외부창호 청소에 소요되는 시간과 인력낭비의 해소할 뿐만 아니라 각종 안전문제도 해결한 친환경적인 창호입니다.” 그는 이러한 연구 성과와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에는 울산광역시로부터 산학연 기술 공동개발 표창패, 2012년에는 울산광역시 정책자문단 위원 활동 감사패를 수여받기도 했다. 

새로운 교수법 개발로 학업 성취도를 높이다 
국내에서도 하루 빨리 선진국 수준의 친환경건축이 자리 잡기를 소망했던 우세진 교수는 무엇보다 미래 대한민국의 건축을 짊어지고 갈 학생들을 교육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했다. 이후 1991년부터 건축가 우세진이 아니라 교수 우세진의 이름으로 강단에 선 그는 부산정보대학을 시작으로 동의과학대학교, 신라대학교, 부경대학교, 부산대학교를 거쳐 현재는 울산과학대학교에서 19년째 공간디자인 학부의 학생들을 양성하고 있다. 

울산과학대학의 공간디자인 학부는 1979년에 건축과와 토목과가 창설, 2001년에 건축, 토목, 실내건축 3과가 모여 학부로 개편되었으며, 현재는 WCC 대학이라는 명성의 걸맞게 전국 최고의 실습 환경을 자랑하고 있다. 학문보다는 직업 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이곳은 커리큘럼 역시 실제 현장에서 원하는 과목을 적극 반영하여 구성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모범적인 산학연계를 이어가며 80%라는 괄목할만한 취업률을 자랑하고 있다. 
울산과학대학교 공간디자인 학부의 높은 취업률은 우 교수가 제시해온 새로운 형태의 수업 방식에서 그 비결을 찾아 볼 수도 있다. 그는 현재 ‘공방제’ 형태의 수업을 고수하고 있는데, ‘공방제’란 스승과 제자가 한 팀을 이루어서 도제식으로 학문을 전수하는 수업 방법으로 산업 현장에 투입되어 바로 실무에 적응해야하는 학생들에게 가장 최적의 지식을 전달하고 있다. “교수법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게 됩니다. 저도 대학에서 건축학을 교육받았지만 상당히 수업이 지루한 것이 사실이죠. 그래서 작년부터는 아예 교과서를 없애고, 모든 수업에 매주 다른 테마를 지정해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 혁신적인 교육법은 먼저 우 교수가 웹사이트를 활용하여 수업 전에 미리 강의내용을 요약하여 서브자료와 함께 업데이트하면, 학생들이 미리 내용을 읽고 와 강의실에서는 자발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모르는 것들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다양한 교수법 개발은 앞으로도 계속될 방침인데, 현재는 외부 현장과 화상시스템을 통해 다이렉트로 연결하여 실제 근무하는 사람들과 학생들이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중이다. 

스펙보다는 인성을 갖춘 인재를 키워나갈 것
사실 처음 부임 해 왔을 때는 빨리 이곳을 벗어나 더 좋은 학교로 가고 싶었어하기도 했음을 고백하는 우 교수는 차츰 자신의 학문과 실무경험이 그들에게 쓰일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되었다고 전한다. “처음 부임해서 와보니 유독 자존감이 낮은 학생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막상 가르치다보면 그네들에게 잠재되어 있는 재능들이 무궁무진한데, 그간 환경이 뒷받침되지 못했던 이유 탓이겠지요. 저는 그 학생들이 바르게 성장해 이 사회에 이바지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끼곤 합니다.” 
학기 초 그런 학생들과 처음으로 대면하는 강의시간이면 우 교수는 항상 같은 당부의 말을 잇는다. 누구나 건축가가 되면 더 높고 더 멋진 건축물만을 동경하게 되겠지만, 한 가족이 평생 행복한 삶을 영위하게 될 작은 ’집’에서부터 관심을 기울이라는 것이다. “물론 대형 건물을 전담하는 것에 비해 수익이 초라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최신 건축 기술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더 시선을 멈추어야 한다는 것이 건축가가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로써 학생들은 이 시대의 건축가가 어떤 역할을 담당해야만 하는지 스스로 답을 구하게 될 것입니다.” 이렇듯 학생들의 인성을 먼저 키워주는 참 스승이 있고, 그가 만든 훌륭한 교육법이 있으니 전 세계 어디를 여행하더라도 한국인들이 건설한 아름다운 건축물과 마주하게 될 날도 멀지 않았음을 짐작할 수 있으며 그 한 가운데에 서있는 우세진 교수의 손에 대한민국 건축의 미래가 걸려 있음을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