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칼럼
산 깊고 물 맑은 화천을 가다
조성민 교수  |  koreain@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3.11.14  09:17:2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문화살롱-생활의 지혜)
 
『산 깊고 물 맑은 화천을 가다』
 
조 성 민 박사 (한양대학교 로스쿨 명예교수/대륙문인협회 이사장)
 
▲백암산 케이블카를 타고 가을을 품다
강원도 화천은 북한과 경계를 이루며 군사적 긴장 관계가 지속되는 지역이다. 화천군 백암산1,178m 위치에 우리나라 최고 높이의 “백암산 케이블카”가 설치되었다. 2014.3 착공 이후 8년 만인 2022.10.21 개통식을 갖고 운영에 들어갔다. 이는 중동부 최전방 화천의 민간인 통제선을 오가는 국내 유일의 케이블카다. 백암산 케이블카는 민통선 안쪽에 있어 군작전 상의 이유로 홈페이지를 통해 3일 전에 예약해야 이용할 수 있다. 1일 입장 가능 인원을 500명으로 제한하고 있어 인터넷으로 예약을 어렵게 했다.
토요일 09:40에 화천체육관 주차장 옆에 있는 “백암산 케이블카 관광안내소”로 가서 신원확인 및 매표하고, 군사시설에 사진을 찍을 수 없도록 핸드폰에 국방모바일 앱을 깔았다. 10시에 46인승 셔틀버스로 산길을 달려 “안동철교 검문소”에서 군인이 버스에 올라와 핸드폰에 국방모바일 앱이 깔렸는지를 확인한다. 검문소를 통과하여 왼쪽 산길로 접어들자 자동차 한 대씩만 다닐 수 있는 외길이 이어진다. 이리저리 휘어진 산 비탈길에서 버스가 엔진을 힘차게 돌릴 때, 오른쪽 차창 저 멀리 “평화의 댐” 건설을 위해 만든 철재다리인 “안동철교”가 내려다보인다.    
셔틀버스로 50분 이동하여 케이블카안내소에서 29km 떨어진 “백암산 케이블카 승강장” 주차장에 도착했다. 승강장 2층으로 올라가 케이블카를 탔다. 가파른 능선을 따라 편도 2,012m 구간을 초속 5m 속도로 오가는 백암산 케이블카는 리조트처럼 캐빈이 순환하는 곤돌라 형식이 아닌, 46인승 2대가 양방향으로 움직이는 교주식 방식으로 가동된다. 케이블카에 탑승하고 높은 곳으로 올라갈수록 비무장지대의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진다. 이곳에는 벌써 단풍이 많이 들어 형형색색의 옷으로 갈아입고 고운 빛을 뿜어내는 산하의 물결이 눈이 부실 정도로 멋지고 찬란하다. 백암산의 찬란한 단풍과 더불어 가을 정취에 푹 빠져들어 마음이 즐거움으로 가득하다. 
 15분 동안의 탑승 시간 동안 백암산 천혜의 자연의 모습을 감상하고 케이블카 승강장 상부에서 내려 “백암산 전망대”로 갔다. 전망대 통유리 앞면에 “임남댐 16.69km, 백두산 413.93km, 원산 100.39km, 금강산 53.11km”라는 안내표지판이 있다. 발아래로 광활한 산야가 360도로 눈 앞에 펼쳐진다. 백암산 정상에서 남한 댐인 “평화의 댐”과 북한 댐인 “금강산 댐(임남대)”을 동시에 조망하면서, 동서로 길게 늘어진 막혀버린 휴전선·대답 없는 휴전선을 향해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마음속으로 힘차게 외쳤다.
 
▲파로호를 평화누리호로 왕복하다
백암산에서 내려와 파로호로 갔다. 파로호는 화천군과 양구군에 걸쳐 있는 면적 38.9km², 저수량 10억 톤으로 화천댐(1944.5 축조)에 의해 형성된 호수이다. 화천의 높은 산과 깊은 골에 들어앉은 파로호는 담수가 험준한 산새에 굽이굽이 차 있는 모습이 마치 일렁이는 바다와도 같아 ‘내륙의 바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 호수는 광복 이후 북한에 속했던 지역이었다. 한국전쟁 때 국군이 중공군을 섬멸하고 되찾아서, ‘깨뜨릴 파(破)’자와 ‘오랑캐 로(盧)’자를 써서 “파로호(破盧湖)”라고 이름 붙였다.
파로호 유람선은 ‘구만리 선착장에서 평화의 댐까지’ 24km를 80분 동안 운항한다(왕복 48km, 2시간 40분). 14시에 “구만리 선착장”에서 물빛누리호를 탔다. 유람선이 에머랄드빛 호수에 뱃길을 내며 강바람을 가르자, 파로호가 품은 비경을 하나씩 꺼내 놓는다. 2층 선미 갑판에서 산속에 폭 빠진 호수의 풍광을 사진으로 남겼다. 유람선이 80분을 달려가 평화의 댐하부에서 잠시 정박했다가 온 길을 되돌아간다. 2시간 40분 동안 파로호를 왕복하고 화천 읍내로 가서 숙소에 여장을 풀었다.
 
▲해산령을 넘다
 아침에 화천 읍내에서 20km 떨어진 해산령으로 갔다. 해산령은 화천읍에서 평화의 댐으로 이어지는 460번 지방도를 타고 아흔아홉 굽이의 색채향연이 펼쳐지는 곳이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산길을 따라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풍광이 몽환적이다. 산길을 돌고 돌자 “해산터널”이 나온다. 1,986m의 터널이 직선으로 뻗어있고 저만치 앞에 출구가 희미하게 보인다. 긴 터널을 통해 해산령을 넘었다.
 
▲넘치는 물이 비수구미 도로를 가로막다
 비수구미는 화천댐이 들어설 때 육로가 막히는 바람에 육지 속의 섬이 된 마을이다. 비수구미는 한국전쟁 직후 피난 온 사람들이 정착하여 화전 밭을 일구며 형성된 마을로, 한때는 100가구가 살았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4가구가 거주하고 있단다. 
 비수구미는 계곡 따라 원시림과 넓은 바위가 밀집되어 있어 환경오염 없는 맑고 깨끗한 계곡으로 유명해 마을풍경은 한 폭의 그림 같단다. 그래서 비수구미(泌水九美)는 ‘신비로운 물이 9가지 아름다운 경치를 만들어 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해산령을 넘어 갈림길에서 우회전하여 오지마을 “비수구미”로 향했다. 산비탈을 내려가 평지를 달려가자 몇 대의 차들이 가지 못하고 서 있다. 마을로 이어지는 길에 호수의 물이 차올라 도로가 끊겼기 때문이다. 마을로 들어가려면 배를 이용해야만 했다. 아쉬움을 남긴 채 자동차를 돌려 평화의 댐으로 갔다.
 
▲비목공원에서 ‘비목’노래를 부르다.
 “평화의 댐”은 북한강 최북단 민통선 경계에 있는 높이 125m의 댐이다. 평화의 댐 한 가운데로 걸어가서 자연과 호수의 조화된 절경을 감상하고, 평화의 댐 상부로 가서 ‘세계평화의 종’을 보았다. 이 종은 분쟁의 역사를 겪었거나 분쟁 중인 국가 29개국의 탄피 1만 관(37.5t)을 수거해 높이 5m 폭 3m 규모로 제작된 것으로, 전쟁과 갈등의 부산물인 탄피로 평화를 기원하는 종의 재료가 된 것이다. 주변 야외전시장엔 세계 각국에서 보내온 평화의 의미를 담은 종들이 전시되어 있다. 또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기리는 동판이 세워져 있다.
 평화의 댐 한 켠에 있는 “비목공원”으로 갔다. 국민적인 가곡 ‘비목’의 탄생지가 이곳이다. 1960년대 중반에 평화의 댐 북방 14km 백암산 계곡 비무장지대에 배속된 한 청년 장교(한명희)가 잡초가 우거진 곳에서 이끼 낀 무명용사의 돌무덤 하나를 발견했다. 녹슨 철모, 이끼 덮인 돌무덤, 그 옆을 지키고 있는 새 하얀 산목련, 화약 냄새가 쓸고 간 깊은 계곡을 붉게 물들이는 석양을 본 그는 돌무덤의 주인이 자신과 같은 젊은이였을 거라는 깊은 애상에 잠겨 노랫말을 지었다. 조국을 위해 산화한 젊은 넋을 기리는 ‘비목’의 가사는 이렇게 탄생되었고, 1970년대 중반부터 가곡으로 널리 애창되었다. 비목공원 주차장에서 오른쪽 비탈길을 내려가자 돌로 된 ‘비목 노래비’가 서 있다. 1절과 2절을 천천히 읽은 후, 핸드폰을 꺼내 비목을 아코디언으로 연주하는 것을 찾아, 노래비의 가사를 보며 반주에 맞춰 가곡을 즐겁게 불렀다.
 
 (2023.10.14.-15)   
 
 
 
조 성 민 교수
한양대학교 로스쿨 명예교수(법학박사)
대륙문인협회 이사장(시인/수필가)
황조근정훈장 수훈
 
전)한양대 법과대학/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양대 학생처장/대외협력처장
   국가경찰위원회 위원
   성산효대학원대학교 부총장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언론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20길 15 건설회관 2층 (우)04520  |  대표전화 : 02-771-1265  |  팩스 : 02-771-1266
등록번호 : 서울중 라 00573  |  발행·편집인 : 박재진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재진
Copyright © 2023 월간 한국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