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과 부패의 난세는 ‘희생’의 영웅을 기다린다.

대한민국 부정부패척결대책위원회 / 안기석 위원장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관료 사회와 기업 간의 유착, 두 번의 총리 인선 실패, 국회위원의 부정 자금 수수 혐의 등 사회의 부패 현상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사건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미리 예고라도 하듯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13년 대한민국 부패인식지수는 세계 46위로, 10위 안팎의 경제대국의 모습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부정과 부패에 대한 감시 활동은 관료의 힘이 특히 막강한 한국 사회에 두드러지고 있는데, 그 깊은 뿌리를 없애기 위한 노력은 금전에 휘둘리지 않는 철저한 ‘정의’감이 요구된다. 대한민국부정부패척결위원회(이하 위원회) 안기석 위원장이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배준철 기자 (teen21@nate.com)

정의 실천이 필요한 부패의 ‘흑역사’
안 위원장은 기업을 운영하던 사업가 출신이다. 그는 1971년부터 건설업계에 몸담았고 1982년도에 건설업체를 설립하여 ‘투명경영의 성공한 경영자’라는 평을 얻었으나 성공가도를 달리던 안 위원장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건축 및 토목 등의 전문가로 인정받아 여섯 차례의 부탁을 받은 끝에, 구포지구 20만평의 토지구획정리사업조합장직을 수락했는데 안 위원장이 부정과 부패의 벽에 부딪치기 시작한 것은 이 무렵부터였다. 당시 부족한 조합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조합원들의 복지’와 ‘지역발전’을 위해 자신의 사비를 아낌없이 내어놓을 정도로 조합을 위해 노력했으나 “후임 조합장들과 대형건설기업이 결탁하여 조작된 대의원 결의로 공사비(500억원)를 불법 지급한 초대형 부정사건을 검찰이 무혐의 처리했습니다. 이를 문제 삼아 ‘대의원 결의무효 확인소송’과 ‘이사회 결의무효 확인소송’ 등으로 9년간의 길고긴 싸움을 했고, 5번의 재판 끝에 대법원 승소확정 판결을 받았습니다. 검찰이 얼마나 썩었는지 만천하에 보여주는 사건 아니겠습니까?” 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또한 “이후 판결에 따라 내가 권한을 집행 하는 중 피고에게 감금당하는 등 견디기 힘들만큼 강한 압박에 시달렸고, 더욱 참기 어려운 것은 경찰이 내가 구조요청을 했음에도 피고들과 동조한 체 수수방관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1987년에는 형사와 민사 재판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상대측이 내게 검은돈을 제시하며 취하를 요구 했고, 이를 듣지 않자 내 가족들까지 위해하겠다고 협박하여 어쩔수 없이 가족을 미국으로 이주시키는 상황까지 처하게 됐습니다.” 이런 일련의 상황들에 대해 말하던 안 위원장은 “‘검찰이 바로 설 때 나라가 바로 선다.’는 진리를 믿게 되었다”고 한다. 이어 그는 “이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의가 승리하는 공정한 사회의 구현이 필요하다”며 자신이 실천하고 있는 활동에 대한 굳은 의지를 보였다.
안 위원장은 현재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생활하고 있다. 얼마 전 귀국한 안 위원장은 “외국인들은 세월호 참사를 보며 이렇게 말합니다. ‘한국은 부패 공화국이다’ ‘한국인들은 미개하다’ 그럴 때마다 나는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습니다.” 라는 외국의 부정적 시선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며 “이러한 문제는 관료 등 윗물부터 썩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지적했다. 이에 안 위원장은 청년들을 위한 한 강연을 통해 “내가 바라는 세상은 정직한 사람이 예우를 받고 성실한 사람이 잘 살 수 있는 사회”라고 자신의, 부정부패와 마주하는 강한 철학을 내비쳤다.

실천하는 삶이 만들어가는 ‘정의로운 사회’
1937년생, 올해로 78세인 안 위원장은 젊은 사람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다양하고도 박력이 넘치는 사회활동으로 정평이 나있다. 종합무술총연맹, 한국프로태권도연맹, 국제유도연맹 등에서 총재 및 회장 등을 역임한 바 있고, 한민족평화통일 부산광역시 노인회, 대한노인회 부산연합회 자문위원회, 부산 낙동문화원 고문 등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그는 새생명살리기축제, 헌혈캠페인, 청소년 및 교통지킴이, 불우이웃돕기 등 수많은 봉사활동을 통해 ‘실천적 삶’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특히 노인 관련 활동이 활발한데 대해 안 위원장은 “요즘은 건강관리만 잘하면 100세 이상까지 살 수 있는 시대이며, 이를 위해서는 노인이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마련되어야 한다.”며 “현재는 단순히 금전적 지원에만 그치지 않고, 그들의 일자리 창출과 복지정책 확대 등을 총체적으로 검토하여 실행해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의 활동은 청년에게도 주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청년들은 나라의 실질적 주인이고, 따라서 이들을 외면하면 곧 나라의 장래를 외면하는 것과 같다”며 “이러한 청년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필요한 지원을 하는 것은 결국 사회의 불의를 타파하고, 앞으로의 정의 사회를 만들어가는 초석이 된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희생’이라는 단어가 점점 생소해지고 있다. 그 무엇보다 막강해진 자본 권력은 국가의 관료 사회까지 휘두르며, 축적을 위해 국민들에게 무한한 ‘경쟁’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경쟁의 요구는 국민들에게 한정된다. 자본과 권력을 가진 이들은 어렵지 않게 법의 범위를 넘나들며 다양한 방식으로 스스로의 힘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이를 우리는 ‘부정과 부패’라고 부르는지도 모른다. 안 위원장은 이러한 사회에 ‘희생’이라는 의미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적군의 수장을 제거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했던 논개가 되길 주저하지 않는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수많은 부정과 부패는 어쩌면 영웅의 탄생을 기다리는 난세의 시련인지도 모른다. 부디 안 위원장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진정한 영웅이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