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정체성과 본질에 대한 작품으로 대중과 소통

김진희 작가

최근 인간 내면의 갈등과 불협화음을 극복하고 본성을 회복하는데 중점을 두었던 ‘몽상의 자유’ 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김진희 작가가 예술적 성찰과 진정성 그리고 삶의 추상성이 스며들어 있는 작품을 통해 대중과 소통하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며 미술계에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작품속에 담겨 있는 작가의 이야기는 심리적 자화상이자 타자에게 열려 있는 정신의 출구로써 ‘노장사상’을 바탕으로 음양의 조화와 인간성의 상실과 회복. 즉 존재론적 사고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끊임없이 예술적인 열정을 불태우며 각박하고 삭막한 현실에 단비같은 작품들로 대중과 만나고 있는 김진희 작가를 만나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여성에서 어머니 그리고 자아를 찾아가는 자아의 존재감 표현

캔버스에 그려져 있는 색은 온통 파랗고, 붉거나 초록색 등 원색에 가까우면서도 원색이 아닌채 조화롭게 잘 어우러져 있다. 단순한 듯 보이지만 짜임새 있는 구성은 극명한 자아의 존재감을 표현하고 있다. 지난 1997년부터 본격적으로 작업을 해온 김 화백은 테라코타나 도자기 등 다양한 표현력을 통해 역량을 선보였다. 하지만 늘 색에 대한 갈증과 그리움은 채워지지 않았고 결국 그림을 통해 대중과 오랫동안 소통하기로 마음먹었다. 

쉬지 않고 떨어지는 물방울에 바위가 구멍이 뚫리듯 서서히 하지만 강렬하게 작품을 표현해온 그녀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색과 빛을 만들어 내며 신의 영역을 넘나드는 것처럼 자기만의 언어로 감성과 느낌 그리고 유희를 펼쳐왔다. 그의 대표작 중 <Woman>은 새로운 세상으로의 몰입은 정체성을 찾는 과정이다. 스스로 머리를 풀고 세상으로 나오지만 아직은 웃을 수 없다. 완전하지 않기 때문이다. 

머리를 곧추 세울 수도 없는 그녀는 창안을 기웃거리며 내다보는 것 같은 모습으로 머리를 흩날리고 있다. 무언가를 갈구하는 마음으로 두 손을 모으고 비켜가는 모습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Woman> 시리즈는 완성되어 간다. <Life and Death>로 영속성을 지니면서 변화, 발전해간다. 어머니의 대지 모습을 찾아가며 희망과 소망의 상징인 정체성을 찾아 자유로워진 영혼은 새와 나비를 날리고 초록 이파리 하나 없는 나무 뒤에서 세상 안으로 들어온다. 여성에서 어머니로 그리고 다시 사람으로 살아가는 긴 여정을 표현하는 김 화백의 그림은 자신에 대한 성찰과 지난 상처의 극복 그리고 생명에 대한 억압을 극복하며 마침내 비상한다. 

작품은 자신의 영혼, 대중과 가까이 소통하고 싶어

그동안 어머니 대지가 만물을 탄생시키는 생명력에 중점을 두고 작품활동을 해왔다면 이제는 가시적인 세계를 품은 더 큰 세계에 대한 존재감을 담아가며 다음 세계에 대한 신선한 시선을 제안하고 있는 김 화백. 현대와 전통의 만남을 비롯, 우주와 나, 그리고 자연과 나의 존재감, 음양의 조화와 새로운 생명의 잉태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작품에서 자연과 인간, 강함과 부드러움, 그리고 상실된 인간성의 회복을 전달해 나가고 있다.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의 자유로운 영혼이 대중들에게 전해졌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 주로 정체성에 중점을 두고 작품을 그려온 그녀는 자신에 대한 정체성, 여성에 대한 정체성, 그리고 동양인으로 세계에서의 정체성 등 하나의 큰 기둥 아래 줄기를 만들어가며 작품의 입지를 탄탄히 구축해 나가고 있다. “작품은 내 영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통해 내적인 자존감과 소통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기존의 예술활동에 대한 벽과 괴리감을 과감히 버리고 열려있는 작품을 꾸준히 그려나가고 싶다는 뜻을 밝힌 김 화백은 향후 예술종합센터를 설립하여 좀 더 자유롭게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전남대 예술대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한 김진희 화백은 달, 해를 품다, 뉴 디스코 초대작가 전 등 수많은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가해 왔으며 조형적인 형태에서 사유적 방향으로 자신의 정체성과 자아실현의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해 오며 역량있는 작가로 인정 받아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