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율 낮은 한국, 습관성 유산도 많아

가임기 여성 출산율 높일 의학적 도움과 지원 필요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임상의학연구소  김남근 교수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19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이다. 정부가 저출산 고령 사회 기본 계획을 수립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저출산(합계 출산율 1.3명 미만)의 덫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올해 한국의 합계 출산율을 1.25명으로 예상하며 OECD 회원국 중 꼴찌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출산율 저조에는 가임기 여성들의 난임 (착상실패, 조기난소부전, 다낭성 난소증후군 등)과 유산과 습관성 유산도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보고에 따르면 2-30대 여성의 유산율이 17.8-19.4%인데 비해 40대 이상 여성의 경우 56.0%로 3배 이상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고, 의학계에서는 유산과 난임 등을 줄일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임상의학연구소 김남근 교수는 유전학적으로 습관성 유산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그간 김남근 교수는 주로 원인불명의 반복 자연유산 즉, 습관성유산의 유전학적인 원인에 대해 연구해 왔다. 유전자의 DNA 돌연변이를 분석하여 질환 발병 관련성을 밝혀내는 연구다. 가임기 여성의 2~4%가 원인을 알 수 없는 반복적인 자연유산을 경험한다고 한다. 그간 습관성유산의 유전학적인 원인으로 성 호르몬, 혈관 및 혈전관련 요인, 면역학적인 요인 및 엽산대사 등 다양한 원인들이 제시되어 왔다. 최근 김남근 교수는 혈액 응고의 마지막 단계인 섬유소 용해와 관련된 PAI-1 (plasminogen activator inhibitor-1)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유산과 관련이 있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질환의 발병 기전을 밝혀 질환의 예측, 예방, 조기진단 및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학계는 기대하고 있다. 

세계적 과학학술지에 다수의 논문 발표 

김남근 교수는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혈소판 수 증가 및 prothrombin 이 thrombin으로 전환되는 시간을 짧게 하여 혈전(혈액 응고)을 유발하는데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지금까지 보고되지 않았던 새로운 돌연변이들이 습관성유산 유발에 관여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힌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Thrombosis and Haemostasis> (머크세로노 학술상 수상 논문, SCI 인용지수, 6.094)에 보고 했다. PAI-1 외에도 microRNA (miRNA), miRNA 생성관련 유전자 등의 유전자다형이 습관성유산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 세계적인 유명 저널인 <Fertility and Sterility>, <PLoS One> 등에 보고하기도 했다. 
김남근 교수는 이 연구로 인해 앞으로 유전학 및 유전체 연구에서 단일염기다형 (single nucleotide polymorphism, SNP) 연구가 세포내 기능과 관련하여 질환의 발병과 관련된 많은 연구들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아울러 이런 연구들이 질환의 예측, 조기 진단뿐 아니라 개인의 유전자 구성에 따른 약물의 내성을 예측하여 치료 약제를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기대한다. 
김남근 교수는 현재의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과 난임 부부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습관성유산과 조기난소부전, 그리고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전체 임신(출산) 실패의 약 60%에 이르는 착상 실패 (implantation failure)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고의 과학자는 논문으로 말한다

출산율 상승에 기여를 한 게 최근 연구의 쾌거였다면 지난해에는 뇌졸중 유발 돌연변이 규명 연구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11년 7월에는 호모시스테인 및 엽산대사에 관련된 methylenetetrahydofolate reductase(MTHFR)과 DNA 합성에 관련된 thymidylate synthase(TS) 유전자 돌연변이의 대장암치료제 효과 및 생존율 관련성에 대한 논문으로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얼마 전 그는,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머크 세로노 학술상(대한생식의학회 최우수 논문상)’ 수상을 하였다. 김남근 교수는 최근 3년 동안 논문 출판 실적이 SCI급 65편이나 될 정도로 왕성한 연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학자로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성과와 결과를 얻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 무엇보다 연구비 확보와 환자 시료를 확보하는 것이었다. 생물학의 특성상 실험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에 자신과의 싸움도 큰 어려움이었다. 그러나 가족의 지원과 응원으로 한계에 부딪힐 때마다 그 위기를 잘 극복했다고 한다. 밤늦은 시간까지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준 아내에게 특히 감사의 뜻을 전했다. 

유전학 발전 위해 정부의 지원 절실 

현재 그는 후보유전자 분석법에서 차세대 유전체 분석법을 이용한 대량의 질환 발병 관련 유전자 돌연변이를 찾아내는 기법으로 전환한 방식을 이용해 분석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질환 관련성이 밝혀진 유전자 돌연변이의 기능을 연구하여 실제로 질환 발병 과정에 관여함을 분자 수준에서 입증하는 연구로의 확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또한 여러 SCI급 저널지가 자신의 데이터를 스스로 검증하라고 요구하는 실정이라면서 외부 연구자와 유기적인 협력 공동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유전학 발전을 위해서 정부의 지원에 대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정부에서 유전체 연구에 많은 연구비를 쏟고 있지만 여전히 생화학, 분자생물학회나 분자, 세포생물학회에 참가해 보면 이 분야는 마이너리티에 불과하다고 한다. 유전자의 단일염기다형 (SNP)을 이용해 질병을 예측하고 조기 진단을 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이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더 많이 지원해 주기를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