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 공포에 사로잡힌 지구촌, 그 대안은? 

글. 김윤희 기자

1976년 수단과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된 에볼라 바이러스는 고열과 내출혈 즉, 출혈열을 일으키는 전염병이다. 에볼라라는 이름은 콩고 민주 공화국 북부에 위치한 에볼라 강 인근 마을에서 첫 환자가 발생해 지역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이름으로 지금까지 수단, 콩고 민주 공화국, 코트디부아르, 우간다, 미국에서 발견된 다섯 종류의 변종 에볼라 바이러스가 있다. 
그중 콩고 민주 공화국에서 발견된 자이르형 에볼라 바이러스는 가장 먼저 발견된 데다 가장 많이 나타나고 있으며 치사율 역시 8~90%로 가장 높다고 알려져 있다. 최근 시에라리온과 기니, 라이베리아에서 급격히 확산되며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바이러스가 바로 이 자이르형 에볼라 바이러스로 지난달 27일 현재까지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모두 1천323명이 감염되었고 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나이지리아 등 4개국에서는 이미 729명이 숨졌다고 WHO가 발표했다. 이렇게 에볼라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에볼라에 대한 잘못된 미신 때문이다. 바이러스에 대한 상식이 없는 이들은 하루에 한 번씩 3일 동안 생양파를 먹는 것으로 에볼라를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또 어떤 사람들은 에볼라라는 병 자체가 없다고 여기며 자신이 감염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 대부분은 위생상태가 좋지 않고 의료장비가 갖추어지지 않은 빈곤층의 사람들이다. 바이러스는 환자의 침이나 땀이 한 방울만 묻어도 쉽게 감염이 되기 때문에 발병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각별한 주의가 더욱 필요함에도 이런 미신으로 제대로 치료를 받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전염병 통제센터 하나 없는 열악한 공중보건과 위생환경, 사망자를 땅에 묻는 장례 풍습 등이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서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증상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약 7~10일(짧게는 3일, 길게는 16일) 간의 잠복기 후, 갑자기 심한 두통, 발열, 근육통, 오심, 구토가 나타난다. 발열이 지속되면서 심한 설사가 발생하고, 대개는 기침을 동반한 가슴통증도 발생한다. 전신에 기운이 없어지고, 혈압과 의식이 떨어지게 된다. 발병하고 5~7일째에 대개 구진 같은 피부발진이 나타나고, 이후에 피부가 벗겨진다. 이 시기쯤부터 피부와 점막에서 출혈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 얼굴과 목, 고환의 부종, 간종대, 안구충혈, 인후통 등도 나타날 수 있다. 회복하는 경우에는 발병 10~12일 후부터 열이 내리고 증상이 호전을 보일 수 있으나, 해열되었다가도 다시 발열이 재발하는 경우가 있다. 감염자의 체액이나 혈액을 통해 감염된다는 에볼라 바이러스는 인체에 들어오면 내장이나 피부, 혈관 등의 조직을 파괴해 극심한 통증을 주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지난 달 29일에는 시에라리온에서 100여 명이 넘는 에볼라 환자들을 돌보며 국민 의사로 떠올랐던 셰이크 우마르 칸이 이 바이러스로 숨지면서 충격을 안기는 등 치료하던 의료진을 포함한 사망자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대한민국의 대처방안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국내 의료진에게 에볼라 바이러스는 교과서에서만 학습한 바이러스다.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최상호 교수는 "에볼라 바이러스는 아프리카 지역에 국한된 바이러스로 알려져 있었는데 최근에는 바이러스 감염 지역이 확대됐다는게 문제"라며 "그동안 국내에서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가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국내 의료진 중 에볼라 바이러스를 치료해본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의료진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접촉을 차단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의 체액으로 인해 주변 공기가 감염될 수 있고 감염자와 한 공간에 있게 되면 주변 물건에 바이러스가 묻어 손을 통해 감염이 이뤄질 수 있다"며 "만약 감염자가 나오게 되면 국립의료원 등 국가 의료기관에 환자를 격리시켜 감염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에볼라 바이러스가 갑자기 창궐한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있던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감염 확대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있다.

치료제 지맵(Zmapp)에 전세계 관심 집중 
나이지리아의 에볼라 감염자가 10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가나와 세네갈에서도 에볼라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동아프리카인 르완다에서도 최근 라이베리아를 다녀온 독일인 유학생이 에볼라 감염 증상을 보여 격리 조치됐다고 알자지라 방송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시에라리온에서는 에볼라 사망자가 발생한 병원의 환자들과 접촉한 중국인 의사 7명과 간호사 1명 등 8명이 격리 수용됐다. 이런 가운데 실험용 치료제인 '지맵(Zmapp)'을 개발한 미국 제약사 맵바이오제약이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서아프리카에 지맵을 전달키로 했다. 제약사측은 이번 주 안에 라이베리아와 나이지리아에서 에볼라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에게만 선별적으로 지맵을 공급할 방침이다. 치사율이 최대 90%에 달하는 에볼라는 현재 예방 백신과 치료제가 없지만, 최근 미국인 환자가 지맵을 투여 받은 뒤 상태가 호전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발병국들의 공급 요청이 잇따랐다. 그러나 미국인 환자 2명과 스페인 환자 1명에게만 지맵이 선별적으로 공급되면서 일각에서는 아프리카에 대한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12일 세계보건기구(WHO)가?시험단계에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제의 사용을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날 성명을 통해 에볼라 발병과 같은 특수한 상황에서 일정한 조건이 맞는다면 치료제의 효과나 부작용 등이 밝혀지지 않았더라도 시험단계의 치료제를 제공하는 것이 윤리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어 시험단계 치료제가 아직 검증이 안됐지만 특수한 상황에서 의학적 치료 가능성을 평가해볼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밝혔다. 이후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자료를 공유해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윤리적 기준이 시험용 치료제 제공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며 사전 협약, 선택의 자유, 비밀 보장, 환자의 존엄성 등 모든 조건의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에볼라 제대로 알기! 에볼라 바이러스 확산 방지 캠페인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바로 잡고 바이러스 확산이 방지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서아프리카 7개국(기니, 시에라 리온, 라이베리아, 기니비사우, 세네갈, 말리, 감비아)에서 모바일 메시지와 TV 광고, 라디오와 온·?오프라인 광고를 동원하여 바이러스 확산 방지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라이베리아의 경우, 가수 크루세이더스포피스(Crusaders for Peace)와 힙코(HIPCO) 아티스트 뎅(Deng), 소울프레시(SoulFresh), FA가 유니세프와 함께 에볼라의 확산을 방지하는 방법을 알리는 2개의 팝송을 만들었고 이 노래는 라이베리아 공영 및 지역 라디오 방송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