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치료는 보험과 같아….젊을 때 미리 대비해야”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되어 시야가 좁아지는 질환이다. 한국녹내장학회에서 시행한 역학조사에 의하면 한국인의 4% 정도는 녹내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녹내장의 발견은 어렵지 않다. 건강검진에서 안압이 높거나 시신경 부분을 촬영하면 녹내장이 의심되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건강검진에서 ‘녹내장의증’ 소견이 나온 경우, 녹내장 전문클리닉에서 정밀검사를 받으면 실제 녹내장 여부를 바로 알수 있다. 

녹내장의 예후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한국인에서 가장 흔한 형태의 녹내장인 정상안압녹내장의 경우 평생에 걸친 실명 가능성은 5% 내외이다. 녹내장은 무조건 실명하는 병이 아니다. 다만, 질환의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연령에 따른 실명의 가능성도 다르다. 같은 정도의 녹내장이라고 하더라도 20대 녹내장 환자와 70대 녹내장 환자의 실명 가능성은 다르다.

젊은 나이에 발견되는 녹내장일수록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사람의 시신경세포는 100만-150만개 정도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정상인이라고 해도 매년 2000개 정도가 소실되기 때문이다. 조기에 녹내장 치료를 시작하여 시신경세포를 많이 보존하는 경우 나이가 들어도 남은 여분이 많게 되어 실명의 가능성은 줄어든다. 반대로, 녹내장을 방치한 경우 노년기에 남아 있는 시신경 세포 숫자가 부족해서 실명 가능성이 높아진다. 마치 젊었을 때 가입한 보험이 나중에 연금으로 돌아오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젊을 때 열심히 치료해서 아껴 둔 시신경이 노년기의 행복한 삶을 보장할 수 있다. 

녹내장의 나쁜 예후 인자들로 꼽는 것들은 심한 시신경 손상,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심혈관계 질환, 낮은 치료 순응도, 젊은 나이 등이다. 이런 위험 인자들을 가진 눈에서는 보다 공격적인 녹내장 치료가 필요하다. 녹내장 치료는 약물 치료, 레이저 치료, 수술적 방법 등이 사용된다. 약물치료는 최근 무보존제 안압약 개발로 기존 보존제가 들어 있는 약물에 비하여 치료 부작용이 많이 감소되었다. SLT라고 부르는 레이저치료는 눈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안압을 떨어뜨릴 수 있도록 도와 준다. 수술적 치료 방법도 많이 발전해서 눈 안에 스텐트를 삽입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기존 수술법에 비하여 수술 합병증을 줄일 수 있다. 

녹내장 치료는 보험과 같다. 젊을 때 열심히 치료해서 시신경을 아껴 두는 것은 노년기 시력을 보존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보험이 연금의 형태로 돌아 오듯, 녹내장을 철저히 관리한 사람들은 인생의 후반기에 실명의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녹내장에 대한 경각심과 제대로 된 녹내장 전문의료기관의 선택이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