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문화와 사회적 책임

숭실사이버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이 창 우

세월호 침몰, 장성 요양병원 화재, 고양종합터미널 공사현장 화재 등 대형사고가 끝이지 않고 발생하는 가운데 또 다시 10월 17일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공연장에서 관람객 27명이 환풍구 철제 덮개 위에서 걸그룹 공연을 관람하던 중 덮개가 붕괴되면서 추락했다. 이 사고로 16명이 사망하고 11명이 중상을 입었다. 분명 지하주차장 환풍구 철재 덮개 위에는 평상 시 사람이 올라가는 곳은 아니다. 또한 붕괴 시 위험성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은 얼마만큼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지? 몇 명이 올라가면 붕괴가 발생하는지? 에 대해서는 무지하다. 그리고 공연을 주관하고 주최하는 관계자들 또한 공연 중 관람객이 접근 가능한 위험장소 및 위험요소를 판단하는 능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현실은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는 재난의 속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으며 스스로 참여하고 대처하는 안전문화의 의식 수준이 아직은 낮다는 반증이라 할 수 있다.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안전의식
 
  급변하는 환경변화로 인하여 다양한 형태의 재난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 규모 또한 대형화 되고 있다. 하지만 그 재난에 대처 할 수 있는 예방과 안전에 대한 교육은 과거의 시스템에 머물러 있는 현실이며, 단순하고 짧은 시간의 이론교육, 그리고 간단한 실습으로 안전교육이 마무리되고 실적으로 갈무리 한다.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형식적인 수동적 안전의식은 재난이 닥쳤을 때 그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과거의 아픈 기억들을 답습할 수밖에 없다.

안전문화의 뉴 패러다임
 
  시대에 맞는 새로운 안전문화의 출발은 안전행정부만의 책임이 아니며, 사회를 구성하는 전 주체들의 몫이다. 기업은 적절한 안전에 대한 투자, 교육기관은 현실에 접목할 수 있는 안전 교육시스템의 구비와 질적 향상을 꾀하고 개인은 스스로의 안전관리에 노력해야한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새로운 안전시스템은 절대적으로 필수적이지만 먼저 선결 되어야 할 것은 재난의 기본속성을 의식 속에 뿌리내려야 한다는 것이다. 변화는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많은 것들의 희생을 요구한다. 기본에 충실한 안전의식과 실생활의 교육, 투자가 병행되어 어떤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강한 의식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
  안전행정부는 “국민과 함께하는 예방정책”을 추진하면서 다양한 안전정책을 제시하는 등 국민들에게 스스로 안전을 예방하고 실천 할 수 있는 수요자 중심의 전략적 정책을 실행하고 선도해 나갈 때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재난은 언제, 어디서, 어느 정도의 크기로 발생할지 모른다는 불확실성 이라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가보는 건물에서 비상구의 확인조차 없이 볼일을 보곤 한다. 자신이 있는 장소에서 어떠한 재난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상기하지 않은 채 행동한다.
  하나의 전형적인 예로서 2010년 1월 12일 아이티에서 리히터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하여 약 23만명이 사망하는 재난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같은 해 2월 27일 리히터 규모 8.8의 아이티에서 발생한 지진보다 더 강한 지진이 칠레에서 발생하였으나 사망자는 불과 약 1,000여명에 불과하였다. 이러한 극과 극의 인명피해 차이를 보이는 것은 바로 지진에 대한 대비 즉, 준비가 되어 있었느냐의 차이이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우리 주변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요소에 대해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지 자문해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
  선진안전은 누군가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닌 국민 모두가 만들어 가는 것을 인식하고 사회구성원 전체가 책임감을 가지고 안전의식의 일체감을 형성하여 아픔이 없는 안전한 삶의 목표를 지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