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총선에서의 승리! 
한.일 관계의 경색이 예상,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 ... 

2012년 12월 총선 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14일(현지시간)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처음 당선된 자민당 중의원 119명 가운데 약 87％에 달하는 103명이 14일 총선에서 다시 의원 배지를 달게 된 것이다. 이 결과에 대해 일본 본토는 의견이 분분하다. 일본의 유권자들이 총선에서 행사한 한 표의 가치가 헌법이 규정한 평등권에 어긋난다며 선거 무효 소송을 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마스나가 히데토시(升永英俊) 변호사 등은 14일 시행된 제47회 총선 투표에서 소선거구의 인구 격차가 최대 2.13 대 1까지 벌어진 것은 위헌이라며 전국 295개 소선거구 투표 결과의 무효를 요구하는 소송을 14개 고법·고법지부에 제기했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그리고 이번 선거에서는 낮은 투표율도 논란을 낳았다. 일본 총무성의 발표에 따르면 14일 총선의 투표율은 소선거구 52.66％, 비례대표 52.65％로 전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앞서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2012년 총선보다 소선거구와 비례대표 모두 6.66％ 포인트씩 투표율이 하락했다. 도쿄신문은 전국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아오모리(靑森)현 등 8개 현의 소선거구 투표율이 50％를 밑돌았다고 심각성을 지적했다. 최다 득표 후보 1명만 당선되는 소선거구제도에서는 다수당이 전체 유권자를 기준으로 지지율에 비해 많은 의석을 차지하는 경향이 있는데 투표율이 낮아져 이런 현상을 심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의 집계로는 자민당이 전체 유권자(기권자 포함)의 25％로부터 표를 받아 소선거구 의석의 76％를 차지했다.

아베 신조 총리 정권을 바라보는 외신들의 시선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끄는 자민당이 14일(현지시간) 일본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압승을 거뒀지만 저조한 투표율과 경기 침체로 인해 이런 기쁨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는 "2년 전 아베 총리가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을 때는 시장과 유권자들이 아베노믹스로 경제가 되살아날 것이라고 환호했지만, 이번 선거 결과에는 즐거워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의 재임 때 일본 국민 대부분 삶의 질이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2012년 중의원 선거 투표율 59.35%에 비해 이번 선거 투표율은 52%에 불과해 세계 2차 대전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자민당이나 행정부 내부에서 아베 총리에 대한 도전이 제기될 수도 있어 290석에 이르는 자민당 의석수에도 아베 총리가 원하는 대로 법안이 통과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풀이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2012년 선거 당시보다 자민당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점을 짚으면서 아베노믹스로 엔화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회사의 이익은 늘었지만, 일반 서민의 고통이 심화했다고 설명했다. 한 연금생활자는 FT 인터뷰에서 "큰 기업하고 주식을 가진 사람들만 아베노믹스의 혜택을 보고 있다"며 "이는 불공평하다"고 불평을 쏟아냈다.
아베 총리의 경제정책뿐만 아니라 외교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도쿄(東京) 중부 지역에 사는 리에 야마나카 씨는 "지난 중의원 선거 당시 헌법 개정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없었지만, 자민당이 집권하자 아베 총리의 행동이 바뀌었다"며 중국, 한국과의 관계를 경색시킨 외교정책에 우려를 표했다. 다케나카 하루카타(竹中 治堅) 일본 정책연구대학원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를 두고 "아베 총리가 이제 중간고사를 통과했다"며 "아직 기말고사가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아베 총리가 이끄는 연립여당이 저조한 투표율에도 몇 년간 더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압승을 거뒀다면서 아베 총리가 이를 발판으로 취할 행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이번 선거를 자신의 경제 회생정책인 아베노믹스에 대한 중간평가로 규정했던 아베 총리가 선거에 승리함으로써 지속적인 경제회복을 위해 한 약속들을 실제로 이행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경제학자들은 아베 총리에게 젊은이들의 손쉬운 창업 등을 비롯해 경쟁력 확대를 위한 시장 개방 및 무역과 투자 확대와 같은 약속들을 이행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아베로서는 이를 실행하려면 선거기간 자신을 지원한 많은 이익단체의 반발에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NYT는 이와 함께 아베 총리가 일본 자위대의 역할 확대와 2차 대전 중 일본 역사에 대해 좀 더 긍정적인 모습을 홍보하는 것을 비롯해 인기가 별로 없는 변화들을 통과시키기 위한 노력에도 시간을 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일 관계 해결이 숙제 
이번 선거 결과에 미국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백악관은 “아베 총리에게 축하를 보낸다”면서 “미·일 동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번영의 주춧돌”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미국은 지역적·세계적 안보와 번영 확대, 방위협력지침 개정이나 TPP 등에 대한 양국 간 협력 증진을 위해 일본 정부 및 국민과 협력이 더 긴밀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아베 정권의 보수 강경 성향으로 경색된 한·일 관계 해결이 더욱 요원해지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미·일 3국 간 긴밀한 공조를 위해서는 한·일 관계 개선이 시급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호주에서 아베 총리와 회담하면서 독일 사례를 들어가며 한국과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아베 총리가 이번 압승을 계기로 보수화로 치달을 경우 한국 정부와 마찰은 피할 수 없다. 중국은 평화헌법 개정, 침략사 부정 등 아베 총리의 우경화 행보를 우려하며 경계하는 빛이 역력하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일본의 총선결과를 주시하고 있다”면서 “일본이 역사적 교훈을 깊이 받아들일 것을 희망한다”고 논평했다. 친 대변인은 “군사안전 영역에서 일본의 동향은 국가 발전의 동향과 관계된 것이고, 또한 지역의 안전 환경과 관계된 것으로 계속해서 아시아 이웃 국가들과 국제사회로부터 고도의 주목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이 평화발전의 길을 걸어가면서 지역의 평화·안정과 발전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는 재임기간 중 헌법 개정으로 일본 자위대의 일반군사화 발언이나 독도 발언, 2차 대전에 대한 발언, 식민지배, 신사참배 등 거침없는 우파적 행동과 발언으로 한.일 관계는 경색될 수밖에 없다. 동아시아에서 아베 우파 정권의 선거 대승으로 정세는 복잡한 관계로 진입되었고 전 세계는 긴장감이 감도는 동아시아를 주시하게 되었다. 선거에서 승리한 아베 자민당 정권이 앞으로 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펼쳐 나가는지에 따라 동아시아의 정세가 요동칠 수 있는 주요 변수가 된 상황에서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아베 정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