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괴로운 안구건조증 환자…”스마트폰 사용 자제하세요”

며칠 전 안구건조증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은 50대 여성은 “겨울 들어 안구 충혈과 이물감이 부쩍 심해졌다”고 했다. 그녀는 “눈이 불편하기 때문인지 아무것도 하기 싫어 온종일 집 안에 있는 날이 많은편”이라며 “불면증도 생겨 가족들에게 예민하게 굴게 된다”고 속상한 마음을 털어놨다.

이 환자에게 필요한 처방은 인공누액 사용 등 일반적인 안구건조증 치료 이외에도 몇 가지 더 있다. 바로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것’과 ‘실내 가습기 사용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다. 겨울이 되어 히터를 틀면서 공기 중 습도가 저하된다. 여기에 더불어 스마트폰을 장기간 사용하게 되면 눈 깜빡임의 빈도가 적어져서 안구건조증으로 인한 불편감이 심해진다.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면 안구건조증으로 인한 증상을 줄일 수 있다.

실내의 습도를 조절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된다. 침실에는 가습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보급률이 높아지고 있는 자연 증발식 가습기를 사용하면 가습기 살균제 등으로 인한 부작용도 없앨 수 있다. 자동차 난방은 바람을 직접 얼굴에 닿지 않는 방향으로 하고, 보안경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안구건조증은 눈 표면의 눈물 상태와 눈물 부족으로 인한 눈 표면의 상처와 염증 정도에 따라 여러 단계로 나뉘어 진다. 생활 습관의 개선만으로 호전을 보기 어려운 경우 약물 치료를 고려한다. 눈 표면의 습윤 상태를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인공누액 이외에도 눈꺼풀 주변 염증의 치료나 항염증제의 사용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나이가 들면 눈꺼풀 주변의 마이봄샘이라고 부르는 기름샘에 염증이 오는 경우가 있다. 맑은 기름을 눈 표면에 공급하는 마이봄샘에 염증이 오면 눈물막 표면의 기름층이 불안정해진다. 눈꺼풀 전용 클리너 등을 사용하면 이러한 염증을 줄일 수 있다. 단기간 항생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항염증제로는 싸이클로스포린이라고 하는 물질과 낮은 농도의 스테로이드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싸이클로스포린은 장기간 인공누액과 함께 투여시 눈 표면의 염증을 감소시켜 준다. 낮은 농도의 스테로이드 사용 역시 같은 역할을 하지만, 드물게 눈 속의 압력을 상승시킬 수 있어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백내장 수술이나 라식 수술 등 안구 수술을 받는 경우 안구건조증이 단기간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안구건조증 여부에 따라 적절한 수술 전후 투약이 필요할 수도 있다. 

안구건조증은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다. 생활습관의 개선과 적절한 투약으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으므로 이에 대처하는 환자의 자세와 질환의 단계에 따른 안과 전문의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다면 겨울철 충혈감이나 이물감 등 안구건조증으로 인한 증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최재완 센트럴서울안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