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새로움과 기다림
그리고 가벼움

                                                          김 원

새로워져야 한다
새로워져야 한다
생명의 눈이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가벼울수록 새로워짐은
단단한 기다림을 잉태하기 때문이다
기다려야만 한다
다시 기다려야만 한다
봄눈 산허리에 녹듯
천지는 조용히 조용히
새로워지기 때문이다
새로움의 기다림은 가벼움으로
기다림의 새로움은 다시 가벼움으로
시작 되어야 한다
웅성거리는 빛과 봄의 반란
이제 새롭게 시작 되어야 한다
새로와지는 이유로 가벼워져야 한다
순종의 아름다운 봄이
활짝 활짝 열리어가고 있는가
다시 기다림의 새로움으로
몸서리쳐야 한다
봄의 새로움과 기다림
그리고 가벼움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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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토

                                                     김 원

나는 토한다 
누가 토하지 말라해도
나는 토한다 온몸이 부서지도록
나는 토한다 내가 삼키었던
세상의 온갖 쓰레기를 쉬지않고
나는 토한다 종소리가 울리고
허공이 깨어지도록 나는 토한다
문명의 찌꺼기들을 모두 토한다
절망과 두려움도 모두 토한다
어두움과 비겁함도 모두 토한다
나는 토한다 아침이 되고 밤이 되어도
세상의 온갖 혼미스러움을 모두 토한다
물이 되어버린 빛들을 마시어가며?
구토를 하면 기뻐진다
구토를 하면 즐거워진다
구토를 하면 새로워진다
누가 토하지 말라해도 나는 토한다
비워버리고 가벼워지므로
생명은 채워지는 것이다
꿈과 사랑이 들어오는 것이다
구토는 아름답다 구토는 이렇게 명백하다
토할 줄 모르고 산다는 것은 부끄러울 수 있다
채우다 보면 모든 것이 부패되기 때문이다
나는 모든 것을 토하려 한다
매일 매일 토하려 한다
우리들의 새날을 기다려가며?
나는 토한다 다시 토한다
내일도 오늘처럼 토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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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불에 대한 짧은 연상

                                                                        김 원

세상의 모든 꽃들과
겨울나무 가지 위에
하늘과 바람과 소리의
순결한 영혼 위에
휘어지도록 깊어지는
바다와 산맥과 청아한 밤의
굽은 등과 허리위에
겸허한 땅 날아오르는
무수한 새들의 조그만 부리위에
보이지 않고 흐르는
고요한 지하수의 정적한 표면 위에
그 이른 안개의 새벽
호젓이 그곳 산책하는
살빛 드러난 어린 생쥐들의 손등 위에
저 아득한 들녘 선명히도 그늘진
차가운 능선의 가슴을 따라
홀로가 되어 남아 있는
푸른 눈꽃들의 얼굴 위에
따스한 생명의 초롱불
하나씩 하나씩 달아준다
세상의 모든 꿈들이
짙은 어두움에 지치어 갈수록
사랑과 빛의 잔재마저
희미하게 사라지려 할수록
요동하는 소망의 불꽃들은
기쁨을 켜듯 밝아져야만 했다
서늘하지만 아름다운 곳
저 연약한 다리 위 걷는 그대 위해
그 초롱불 살며시 들어 내어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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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 꽃들은 바다로 흐른다

                                                          김 원

맑은 의미는
순결함으로 만나
씨 한 톨의 영혼을 품는다
맑은 존재는
그리움으로 다시 만나
사랑의 꿈들을 이루었다
수분의 가벼움이
맑은 아침을 지날 때에
물방울의 꽃들은
빛과 함께 피어난다
너의 길들이
세상을 향할 즈음
물방울의 꽃들은
바다로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