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없는 남북정상회담 가능성 연 신년 기자 회견
경제 42번 언급해, 경제 활성화에 전념할 뜻 비춰

박근혜 대통령은 1월 12일 오전 가진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경제'라는 단어를 무려 42차례 언급할 정도로 경제 문제를 무엇보다 강조했다. 아울러 4대 구조개혁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글로벌 경제위기 속 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신년 구상을 내비쳤다. 박 대통령의 의지대로 한국 경제가 다시 피어날 수 있을지 기대 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상주하는 춘추관에서 내외신 신년 기자회견을 했다. 신년구상 모두 발언 발표 자리에서 경제활성화에 힘쓰고 남북관계를 개선해 나가는 것이 올해 국정 운영 방향임을 강조했다.

■ 경제 살기에 총력 당부  
'경제활성화복(服)'이라 지칭한 빨간색 정장 상의를 입고 나온 박 대통령은 25분 동안 원고지 66.3장 분량의 신년 구상을 읽어 나간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박 대통령은 집권 3년차 핵심 국정과제인 4대 구조개혁의 강력한 추진을 위한 의지를 강조했다. "공공, 노동, 금융, 교육 등 4대 부문을 중심으로 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해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들겠다"며 "공공기관 2단계 정상화를 추진해 다른 부문 개혁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치권에 공무원연금개혁을 4월까지 꼭 처리해 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했다. 
또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대해 "선택이 아니라 필수 생존전략"이라며 "노사는 상생의 정신을 바탕으로 3월까지 반드시 노동시장 구조개혁 종합대책을 도출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개헌 여부에 대해서는 "개헌 논의가 시작되면 우리 나라의 경제 문제와 시급한 여러 문제가 뒷전으로 물러나게 된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 남북 정상회담에 전제 조건은 없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 화두로 '통일은 대박'이라고 강조했었다. 올해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분단 70주년을 맞아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다시 강조했다. 그러나 북한에 새로운 제안을 하지는 않았다. 박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제 조건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진정성 있는 자세와 비핵화 진전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간 차원의 지원과 협력을 통해 실질적 대화와 협력의 통로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일정상회담과 관련해서는 "여건을 잘 만들어서 의미가 있는, 한 발이라도 앞으로 나가는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며 일본측의 자세 전환을 요구했다.

■ 외신들 박 대통령 신년 기자 회견 관심 높아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외신들은 발 빠르게 전했다. 월스트리트, 워싱턴포스트, 블룸버그 등 주요 언론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 관계 개선의지를 나타냈다고 일제히 보도하면서 신년 기자 회견 내용이 앞으로 남북관계에 어떻게 작용하게 될지관심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2일 그간 남북 회담이 열리지 않았던 이유로 북한의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지 요구 등 “언제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전제조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12일 기사에서 “남북 지도자가 평상시의 적대적 표현을 자제하고 새로운 대화 가능성을 열게 됐다”며 “대화 제의는 미국 정부와는 극명하게 대조된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뉴욕타임스, 파이낸셜타임즈도 12일 기사를 통해 “박 대통령이 북한에 주저하지 말고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일본의 자세 변화가 중요하다”고 발언한 것과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아 한일 관계 개선에 의욕을 표명한 점에 주목했다. 
교도통신은 12일 “박 대통령이 아베 신조 총리와의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일본의 자세 변화를 언급해 종래의 입장을 유지했다”며 “박 대통령이 역사문제 등에 있어 타협하지 않을 자세를 재차 표명 했다”고 전했다. 
NHK는 “박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일본과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겠다고 발언했다”며 “해당 발언은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양보 접근을 정상회담의 조건으로 내건 것으로 이런 자세가 향후 한일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CCTV는 “박 대통령이 경제문제에 대한 견해를 설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며 박 대통령의 경제 구상 내용을 자세히 설명했다. 
독일의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자이퉁(FAZ)은 12일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은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혀 남북한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긴장관계 속에서도 한국과 북한이 서로의 거리를 좁혀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 국민들 부정적 평가 잘 새겨야 
지난 12일 진행된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국민들은 대체로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 역시 부정적인 여론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갤럽이 16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물은 결과 “좋지 않았다”가 40%를 차지한 반면, “좋았다”는 응답은 28%에 그쳤다. 의견 유보도 31%나 됐다. 
1년 전 기자회견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43%였던 것과 단순 비교해 보면 무려 15%p나 낮아진 것이다. “좋았다”는 의견은 60세 이상(47%), 새누리당 지지층(51%),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자(63%) 등에서만 두드려졌고, 나머지 대부분은 “좋지 않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의 직무 수행 평가 역시 35%는 긍정적으로 본 반면 55%는 부정적으로 평가했으며, 11%는 의견을 유보했다. 
박대통령과 청와대는 신년 기자 회견을 통해 나라의 비전과 방향을 제시했지만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는 못한 듯하다. 앞으로 박근혜 정부는 국민과의 소통으로 남은 3년의 국정을 잘 운영해야 할 것이다. 또한 박대통령인 언급했듯이 여러 경제 문제를 해결해 국민들의 팍팍한 살림살이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정부와 야당의 협조를 얻어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