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그 속에서의 “춤”                
                                              창원대학교 강사
                                       신하라    

신화란 태초의 우주와 자연에 대한 인식과 이해를 담은 신성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이때 신성하다는 것은 절대적인 권위를 가진다는 뜻이 될 수 있고, 함부로 훼손 되어질 수 없을  만큼 경이로운 것이라 할 수 있다.  과학이 발달하기 이전의 시대에서는 어쩌면 신화는 과학이상의 것으로 여겨지며 더 진지하며 경이롭게 세계를 설명하는 방식이자, 생활의 원리가 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신화는 뚜렷한 저자들로 인해 전승되어 오는 것이 아니라,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어 오는 이야기이기에, 그 안에서 우리는 어디까지나 신화를 과거와의 접촉을 유지하며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계승된 지혜를 미래에 전해준다는 의미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먼저 신화가 구전되어 오는 이야기임을 뒷밧침 해주는 요소들을 예를 들자면, 첫 번째로 신화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언급한 “플롯”이라는 중요한 서사적 구조를 항상 뚜렷이 나타내며 그 구조 안에서 스토리텔링이 이루어진다.  그리고 두 번째로는 그 플롯이라는 서사적 구조 안에서 등장인물이 존재하고, 그들은 대부분 남신, 여신, 다른 초자연적 존재들뿐 아니라 인간, 그리고 인간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동물들까지 포함된다.  여기서 우리는 매일 매일을 고통 속에서 삶을 유지해야 했던 그리스 시대에 사람들이 상상만으로도 경이롭고 아름다운 신들의 삶과 그들의 존재 자체를 동경하여 그들의 이야기 속에 등장 하는 신들과  그 외의 무수한 등장인물 들을 모두 의인화 하여 이야기를 전개 하였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로는, 다른 평범한 이야기들의 전개처럼 신화 또한 시간과 배경을 지닌다, 하지만 이 시간과 배경은 우리가 알 수 있는 공간인 경우도 있지만, 아무도 가본 적 없는 지하세계부터 시작하여 비현실적인 신들의 거주지라는 곳을 배경으로 들기 때문에 모호한 배경에 우리가 추측할 수 있는 범위는 이미 어느 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또 다른 상상의 세계 속이다.  물론 신화란 다양한 문화에 따라 다양한 플롯과 배경과 그리고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 처음과 끝은 인류 공통의 경험이 무의식에 각인되어 전수되고, 개별 문화 속에 표현, 정착된 것이라 여겨진다.  이 신화속 안에는 우리가 배우는 다양한 학문들의 뿌리가 전재되어 유래되어 진 것을 엿볼 수 있는데, 특히 이 신화를 통해 우리 전혀 알 수 없는 한 시대의 배경과 더 나아가 그때의 역사를 우리는 가늠할 수 있기도 한다.  우리역사의 가장 미흡한 역사기록의 시기였던 고려시대와 그리고 삼국시대의 시대는 신화들을 통해 아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백제 왕족 중 정가왕의 신화가 아직까지 일본 미야자키 현이라는 곳에서 신화화 되어 존재되고 있는 곳이 있다.  우리나라도 아닌 일본의 땅에서 현대에까지 구전되어지고 있고, 신화 그 이상으로 그 가치성이 유래되어져 오고 있는 것이 흥미로워 좀 더 자세히 얘기해보고자 한다.  
  “일본 큐수 남단 미야자키현 난고손이라는 산간마을은 매우 특이한 마을이다. 그곳으로 들어가는 이정표에 한글로 「백제마을로 가는 길」이라 적혀있는가 하면, 그곳에 들어서면 백제관이라는 건물을 비롯하여 부여의 낙화암에 세워진 백화정을 그대로 복원시켜놓은 건물도 있을 뿐 아니라, 백제소로 라는 이름을 가진 길도 있다. 그리고 가게의 간판은 물론 관공서까지도 일본어와 함께 한글이 나란히 적혀져 있다” 이곳에서는 한국과 관련된 기념품들부터 시작하여 역사자료가 있고 한국말로 인사를 하며, 또 점심시간이 되면 마을사람들이 스스로 사물놀이를 즐기기도 한다고 한다.  왜 일본한가운데에 한국이라는 문화가 이렇게도 깊이 자리 잡고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일까? 왜 그들은 이렇게 한국의 문화를 소중히 여기며 천년이 넘는 시간동안 한국의 문화를 그들의 전통의 한 부분으로 지켜왔던 걸일까? 어찌 보면 믿기 어려운 부분일지도 모르지만, 또는 일본이라는 한 민족의 인류적 특성이라고도 가볍게 이해하고 넘기자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들은 천 년 전의 신화를 바탕으로 아직 까지 이 전통을 이어오고 지금 현재에도 계승되어 지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우리나라에선 다른 민족의 신화나 그들의 문화를 이렇게 까지 존경하는 예가 없기에, 비록 다른 나라의 문화이지만 그 안에서의 그들의 믿음을 바탕으로 하여 문화라는 틀 안에서 그것을 지켜나가고 전승해 나아가고자 하는 그들의 노력과 마음가짐은 과히 우러러볼 만하고 생각한다. 미야자키 사람들이 얘기하는 그들 마을에 망명하여 거주 했었다고 믿는 백제왕의 관한 신화란 것은 바로 백제가 멸망하고 난후 미야자키현으로 망명한 백제의 마지막 왕이라 불리 우는 사람에 의해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 신화의 이야기는 이렇다.
  “백제국의 왕은 추방되어 헤메다가 일본에 도착하여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디인가 확인하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자 북쪽 먼 산 위에 오색구름이 뭉게뭉게 피어 올라가 있는  곳을 자신이 살 곳이라고 생각하고 소년 1명을 불러 데리고 구름이 있는 곳을 향하여 길을 해치고 들어갔다.  그러자 굉장히 험악한 언덕이 있고, 소년이 피곤하여 괴로워하자 이를 불쌍히 여긴 왕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맑은 물이 있어 두 손으로 물을 떠서 마셨더니 그야말로 감로수와 같아서 기분이 한결 상쾌해졌다.  그 언덕을 ”미야의 언덕“이라고 칭하게 된 것이다. 그 물은 현대에도 있다고 한다.....그들은 그곳에 들어가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미야의 8명의 용감한 남자들이 산으로 들어가 쿠즈(칡)를 들고 이곳저곳 다니다가 왕을 만났다. 그들은 매우 신기하게 생각하여 안부를 물으며 인사를 했다. 그러나 말이 통하지 않고 그 기분만 얼굴에 나타났을 뿐 묵묵히 생각하며 앉아 있었다.  남자들은 칡을 들고 손과 발이 헝클어진 채로 ”샤쿠리마이“라는 춤을 잠시 추었다.  그러자 왕은 웃었다.  그리고 그들은 타노마을에 임시로 집을 짓고 살았다. 미야의 ”샤쿠리마이“는 이때 유래된 것이다....그러던 어느 날 백제의왕이 말을 우물 밑으로 타고 들어가 사라진 것은 정말 슬프고도 유감스러운 일이다.  타로의 한마을에서 우물의 밑을 깊게 파지 않고 미야의 말을 금하는 것은 바로 이 때 생겨난 것이다.  그 우물의 밑은 지금까지도 전해져 온다.” 그 후 미야자키현 사람들은 죽은 왕을 위하여 신사를 짓고, 매년 마을사람들의 대거 참석한 자리에서 번창하게 행사를 치르고, 그들의 번영을 매년 이국의 왕에게 빌며 그들의 수호신으로 여기며 모시게 된 것이었다.  그리고 또한 이 신화 속에서 등장한 정가왕 이라는 사람과 함께 망명한 일가족들의 수도 꽤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이 사람들이 살아남아, 백제의 “의학과 농업기술은 물론 불교, 천문, 건축 기술 등의 높은 문화를 지니고 있어서 지역민들이 존경하여 신으로 섬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백제왕이라 불리는 왕은 한 일례에는 풍자왕(의자왕의 아들)이라는 얘기도 있었다 한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없다.  신화는 어디까지나 신화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신화를 통해 우리가 엿 볼 수 있는 것은 역사로 조차도 기록되어져 있지 않고, 오로지 상상의 세계에서만 존재하는 한 신화가 어디에선가는 천년이상의 전통으로 계승되어져 오고 있고 역사보다 더 큰 신뢰감과 소속감으로 이 마을 사람들과 함께 결합되어 그것이 오늘날에까지 이르러져 있다는 것이다. 단순한 민간신앙차원이 아니라는 것이다.  신화라는 것은 그것이 발전하고 전해져 내려오는 역사 과정 속에서 상이한 환경과 접하면서 계속해서 변형되며 구전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신화란 이미 자연 속에서 태생하여 자연과 하나일 수밖에 없었던 인간의 가장 본질 적이면서 상호관계적인 모습을 닮고 있다는 진실을 다시 한 번 뒷받침해주는 근거로 보여 질수도 있을 것 같다.
  그 속에서 보여 지는 춤의 바탕은 언어가 통하지 않는 서로 다른 민족에게 서로를 닿을수 있게 해주는 무언의 몸의 언어가 되어주었다는 것을 엿 볼수 있었다. 백제의왕의 출현에 미야자키 민족의 사람들은 춤으로 대화를 하였고 그것을 본 백제의 왕이라 추정되는 이는 그들의 이야기를 이해하였다. 여기서 춤이 차지 하고 있는 신화속의 역할은 크다고 볼 수 있다. 비록 글에서는 한두 문장으로 압축되어 있지만 춤의 능력은 과히 크다. 칼이나 무기를 뽑아 서로를 경계하며 탐색할 수도 있었지만 이들은 춤으로, 즉 무언의 언어로 대화를 시도했고 서로 통했다.  이후 서로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공생의 관계로 발전하며 더 나아가 미야자키의 문화발전에도 큰 기여를 했다고 신화속에서는 얘기한다. 춤이라는 몸의 언어가 가진 무한한 능력은 신화속에서도 빛을 발한다. 다양한 언어를 무성하게 만들정도의 글로벌 시대에 살아가며 왕성한 세계 교류를 일삼는 우리에게 춤이라는 영역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과 발전을 기대하게 만들어보는 기회였다.  

참고문헌
노성환.  일본신화의 연구.  서울: 보고사, 2002.
정재서, 전수용, 송기정.  신화적 상상력과 문화.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08.  
민병훈. 일본의 신화와 고대.  서울: 보고사. 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