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인생

요사이 아침마다 집 앞 가까운 산에 오른다.
높이 올라가 멀리 펼쳐진 산 아래에 펼쳐진 광경들을 바라볼 때면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를 깨닫게 되기에 산에 오르는 것이 좋다.
또한 산에 오르면 한눈에 넓게 바라다 보이는 시너지 효과 때문인지 더욱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갈 마음의 여유가 생겨나 좋다.
더욱이 지나온 시간들에 대한 연민과 추억보다는 앞으로 또 내게 펼쳐질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까지 들기에 산에 오르는 재미가 솔솔 해진다.

누구에게나 인생을 돌아보면 가슴 벅찬 순간과 조금은 아쉬운 듯 미련이나 후회가 남는 그러한 순간들이 있곤 한다. 마치 공연을 올리고 내릴 때 무척 흡족하고 스스로에게도 만족할만한 공연이나 연주가 있는 반면, 조금만 더 잘 연습했다면? 조금만 더 잘 준비하고 조금만 더 이렇게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공연이 있게 마련인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그 아쉬움의 순간도 끝이 아닌, 삶이 존속 되어지는 순간, 미래를 대비하고 준비하는 시간의 연속성 가운데 하나의 작은 사건으로 여겨진다면 거짓말이 될까? 마치 삶의 모든 순간이 너무나 소중하기에 미완성인 듯 여겨지는 그 아쉬움의 순간도 아름답게 여겨진다면  말이다.

음악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조차도 ‘미완성 교향곡’이란 말은 한번쯤은 들었을법한 아름다운 작품을 남기고 31세란 젊은 나이에 타계한 슈베르트(Schubert, Franz,1797~1828)라는 작곡가가 있다. 당시 보통 4악장까지의 관례를 깨고 2악장까지만 작곡하여 발표되어진 슈베르트의 8번 교향곡(미완성 교향곡)에 대해 여러 가지 설이 있긴 하지만, 미완성 교향곡 하면 슈베르트, 슈베르트하면 미완성 교향곡이란 지칭에도 전혀 손색이 나지 않을 만큼 그의 작품은 현존하는 미완성 작품으론 세계 최고이다. 

원래 슈베르트는 '가곡의 왕'이라고 불릴 만큼 무려 600곡에 달하는 가곡을 작곡한 작곡가로 더 유명하다. 그의 작품들을 보면 평생을 빈에서 가난하고 배고픈 음악가로 살다 매독으로 죽은 애처로운 삶을 대변하듯 너무나도 애달프고 낭만적이고 서정적이다.
그의 음악은 늘 고전적이면서도 단아하다.
그로인해 고전파 시대에는 전혀 관심 받지 못했던 가곡이라는 장르가 매우 중요한 예술부분으로 주목받게 된 것이 그래서 더욱 괄목할만하다.

짧은 생애를 살다간 사람, 배고픈 음악가, 가곡의 왕 슈베르트!!
그가 남기고간 미완성 교향곡
그 애칭이 이처럼 애달프고도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마치 미완성이란 이름이 그를 수호해 주듯이 말이다.

이와반면, 슈베르트의 음악과는 대비되어지는 작곡가로는 베토벤(Beethoven,Ludwig van 1770~1827) 이 있는데 그의 가장 대표되는 음악은 ‘운명교향곡’이다.

독일에서 태어나 소년시절 궁중음악가로 활동하다 빈으로가 피아니스트와 작곡가로 이름을 떨치게 된 베토벤. 그렇지만, 애석하게도 그는 40대의 나이에 청각을 잃어버리게 된다. 음악가의 생명은 청각인데 그러나 베토벤은 자신의 운명에 굴하지 않고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며 마치 자신의 이야기와도 같은 운명 교향곡을 만들게 된다. 첫 공연부터 그 작품은 대 히트를 치게 되는데, 그 이후 그는 더욱 작품에 전념함으로  그의 대표적인 음악들 모두가 청각을 잃은 그의 10년 이후의 삶의 여정 속에 만들게 되어 진다.  그의 작품들을 들을 때면 그가 정말 청각을 잃어버린 청각 장애자가 맞나? 하는 의구심 마져 들곤 하게 하면서 말이다. 그는 청각을 잃어버린 대신 인간의 오감과 인간 안에 잠재되어진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오선지 안에 들어냄으로써 신이 창조해낸 인간의 삶이 얼마나 무한세계까지 펼쳐 질수 있는지를 온몸과 가슴이 느끼게 한 멋진 음악가이다. 

슈베르트처럼 낭만주의자는 아니지만 그의 교향곡 제6번 (전원 Pastorale)와 연관해 말하길 표제음악은 회화적 이기라기보다는 ‘감정의 표현’ 이라고 정의를 내림으로 음악이란, 보고 듣고 말하고 느끼는 시각, 청각위주의 표현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더 깊게 들어가 인간 안에 숨겨있는 희노애락 등의 감정들의 문제들을 심의 있게 끌어냄으로써 인간 본성 안에 감추어진 욕망이나 갈망 갈등의 문제들을 어떻게 승화해 나갈 수 있는지를 그의 음악을 통해 보여줌 으로써 소나타, 교향곡, 현악 4중주 등의 음악형식에 있어서도 위대한 혁신가가 될 수가 있었다.

이처럼 음악이란, 하나의 위대한 삶의 표현 방식이며, 우리들 인간이 살아 숨 쉬는 한 영원히 존속 되어야 할 멜로디와 같은 드라마이다.

좌절, 공포, 두려움의 한계성을 극복해 낼 수 있는 신이 부여한 최고의 선물인 음악 !!!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삶을 사랑 할수 있으며 음악을 사랑 할수 있는 사람들에겐 어떠한 상황가운데에서도 희망찬 내일을 설계할 수가 있기에..

좌절과 실패의 쓰라린 고통의 순간을 경험해 본 사람들이 있다면 음악과 더불어 일어나보자. 그리고 크고 작고 강하고 약한 멜로디가 주는 선율처럼 우리들 인생에 있어서 속도나 방향의 조절을 용기 있게 시도해 나간다면 우리네 삶이 어제보단 오늘이, 오늘보단 내일이 더 밝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