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의 진실 -5
『신증동국여지승람』과 우산도 

아베 정권은 독도 분쟁 지역화 및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를 목표로 지난해부터 2년 연속 시마네(島根)현이 주최하는 '다케시마의 날'(2월 22일) 행사에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을 파견해 우리나라의 강력한 반발을 샀다. 또 지난해 8월 독도 문제에 대한 특별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해 국내 여론몰이에 나서는 가하면 같은 해 10월에는 외무성 사이트를 통해 독도 영유권 주장 홍보 동영상을 배포했다. 지난 해 4월에는 아예 '일본 영토인 독도를 한국이 불법으로 점거하고 있다'는 주장을 담은 초등학교 5·6학년 사회 교과서를 검정에서 통과시켰다. 진실을 왜곡하고 호시탐탐 독도를 빼앗을 기회만 노리는 일본에 대해 우리는 옛 문헌을 중심으로 논리적으로 진실을 밝힐 것이다. 이 시리즈는 독도의 역사개관에서 본 내용을 상세하게 해설하여 한일간 독도 논쟁의 진실을 밝히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김윤희 기자 

1. 『신증동국여지승람』
1530년 발간된 조선의 공식 지리서인 신중동국여지승람에는 '우산과 울릉은 원래 한 섬'으로 기록되어 있어 일본학자들의 비판을 받아왔다. 원문은 다음과 같다. 

우산도(于山島), 울릉도(鬱陵島)

무릉(武陵)이라고도 하고 우릉(羽陵)이라고도 한다. 두 섬은 현의 정동(正東) 해중(海中)에 있다. 세 봉우리가 곧게 솟아 하늘에 닿았으며 남쪽 봉우리가 약간 낮다. 바람과 날씨가 청명하면 봉우리 머리의 수목과 산 밑의 모래톱[沙渚, 사저] 이 역력히 보이고 순풍이면 이틀에 도달할 수 있다. 일설에 우산과 울릉은 원래 한 섬으로서 지방은 100리다. 

                                           『신증동국여지승람』 권45, 울진현 우산도 울릉도조

문장 머리말로는 '우산도'가 정확히 기재되어 있으나 설명문 중 '세 봉우리가 곧게 솟아 하늘에 닿았으며 남쪽 봉우리가 약간 낮다. 바람과 날씨가 청명하면 봉우리 머리의 수목과 산 밑의 모래톱[沙渚, 사저]이 역력히 보이고 순풍이면 이틀에 도달할 수 있다'라는 부분은 모두 울릉도에 관한 설명이다. 여기서 우산도에 관한 설명문은 '일설에 우산과 울릉은 원래 한 섬으로서'라는 부분뿐이다. 울릉도에도 보는 각도에 따라 세 봉우리가 잘 보이고 봉우리 머리의 수목이나 사저는 독도에는 없는 것이며 순풍이면 육지에서 이틀 걸린다는 것도 울릉도에 대한 서술이다. 

그런데 『신증동국여지승람』과 그 첨부지도인 '팔도총도'를 보면 한반도 동쪽에 우산도와 울릉도가 잘 그려져 있다. 그러므로 본문에 나오는 '우산과 울릉은 원래 한 섬'이라는 말은 문자 그대로 '일설', 즉 '풍문'에 불과하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런데 '팔도총도'에는 원래 울릉도 동쪽에 있어야 할 우산도가 울릉도의 서쪽에 그려져 있다. 이 팔도총도를 지적하면서 일본 측은 '한국은 우산도(=독도)의 위치를 정확히 몰랐다. 한국이 말하는 우산도는 가공의 섬이며 울릉도를 잘못 기술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한다. 

이 문제는 푸는 열쇠는 그 때까지 나온 '우산도'를 언급한 고문서에 우산도와 울릉도의 위치관계에 대해 기술한 것이 없었다는데 있다. 그리고 조선을 1511년을 마지막으로 이후 1694년까지 약 180년이나 울릉도 수색을 하지 않았다. 즉, 울릉도로 약 180년간 배를 보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태종과 세종 시대에는 분명했던 우산도(=독도)에 관한 지견이 흐려졌다. 그 결과가 『신증동국여지승람』과 그 첨부지도 '팔도총도'에 나타난 불명확한 우산도인 것이다. 

그런데 1530년의 조선의 상황이 그랬다면 일본 측 상황은 어땠을까? 일본은 당시 정확한 일본지도를 남겼다고 할 수 있을까? 아래는 8세기 이후 16세기까지 일본의 공식지도로 사용되었다 '교키도(行基圖)'다. 이 지도는 8세기에 교키라는 스님이 일본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작성했다. 그런데 일본의 북서 쪽 경계는 오키(?岐)섬으로 되어 있다. 독도는 일본영토에서 제외된 것이다. 

그리고 이 교키도는 시대가 진전함에 따라 더욱 일제 일본도로 볼 수 없는 형태를 갖게 된다.
교키도를 토대로 작성된 '대일본정통도'는 16세기 중반의 작품이고 마찬가지로 공식지도로도 사용되었다. 그런데 이 지도는 일본열도 상하에 실제로는 없는 대륙을 그려놓았다. 이것은 울릉도와 우산도(=독도)의 위치를 잘못 그린 '팔도총도' 이상의 큰 잘못을 저지른 지도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일본열도의 형태자체가 실제와는 너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와 비교하면 '팔도총도'는 오히려 나은 편이다. 일본 측은 남의 지도의 잘못을 거론하기 전에 자국의 지도의 큰 잘못을 먼저 '반성'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