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절벽’이 온다

최근 우리나라 전역에 메르스(중동호흡기중후군)로 인해 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큰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재래시장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메르스의 공포 때문에 아침저녁으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메르스보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더 심했다.  초기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원인이 클 것이다.
메르스 여파로 관광,숙박 등 해외여행객들의 발목까지 잡으면서 한국방문을 취소한 여행객들이 10만명이 넘었다는 기사까지 나왔다.  하지만 메르스도 막지 못한게 있었다. 아파트 청약 열기였다.
지난달 3일 ‘위례 우남역 푸르지오’의 모델하우스 내부는 수백명의 인파가 북적거렸다고 한다. 신혼부부 대상 특별공급 청약 접수를 했다. 193가구 특별공급에 920건의 청약이 접수되면서 16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건강한 사람도 메르스 때문에 외출을 꺼리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쓴 임신부들까지 대거 모델하우스에 몰린 것이다.
쇼핑, 나들이는 취소해도 집사는 大事는 미루지 못했다.
이렇듯 지금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에서 과열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저금리로 인한 전세가격 상승과 전세난에 밀려 집을 살 수 밖에 없는 현실로 인해 아파트시장은 훈풍이 불고 있다.
과연 우리에게 아파트란 무엇인가?

부의 축적을 향한 지칠 줄 모르는 세속적 욕망의 대상이 된 ‘아파트’가 과연 우리에겐 무엇인가를 되묻는 일은 어리석은 질문일지 모른다.  아파트를 가리켜 ‘거대한 침묵의 조형물’ 혹은 ‘잔뜩 발기한 것처럼 여기저기 솟아있는 거대한 난수표’라고 부르기도 했다. 1980년대에는 저소득층의 내 집 마련 이미지가 강화 되었고, 1990년대에는 잠재된 욕망의 분출구, 과밀의 소음 도가니였다. 1960년대에 가짜 집(모델하우스)에 대한 선택의 강요로 출발해서 2000년대부터 현재까지 아파트는 거주가 아닌 소유로서의 가치를 높임으로써 분양시장이 아귀다툼의 현장으로 전락한지 오래다.
동아일보 전민조가 사진작가 시설에 촬영한 작품 ‘1976년의 압구정동’을 보면 판상형아파트옆에서 농부가 소를 몰고 쟁기질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금은 한국 최고의 소비중심지인 서울 강남의 핵심공간이자 유행의 발신기지인 압구정로데오 거리쯤으로 보이는 곳에서 촌부의 모습과 판상형 아파트는 마치 서로 다른 그림을 합성해 놓은 듯 하다.
땅의 속도에만 맞춰 살다가 우리 사회의 속도를 놓쳐버린 촌부의 소몰이 배경이 되었던 거대한 아파트가 오히려 퍼포먼스의 장치로 느껴지게 만든다.

인구절벽이란 단어를 알고 있는가?  이 말은 덴트연구소의 창립자 해리 덴트가 2014년 펴낸 저서 인구절벽(The Demographic Cliff, 한국판 제목 2018년 인구절벽이 온다)에서 처음 언급했다
최근에 대한민국 금융리더들도 ‘인구절벽’에 주목하고 있다. 소비가 왕성한 45~49세의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2018년 한국의 심각한 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 하고 있다. 부동산(주택)을 매수할 시점이 아니라는 점도 지적하고 나섰다.
특히 신한금융그룹도 ‘인구절벽’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지금이야말로 한국에서 주거용이든, 투자용이든, 사업용이든 필수적이지 않은 부동산을 괜찮은 가격에 매각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덴트의 발언을 언급하면서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덴트가 한국에 대해 무서운 말을 했다. 한국은 일본을 정확히 22년 후행 한다는 것이다. 덴트는. "한국의 호황과 불황, 부동산, 산업화 주기는 일본을 22년 뒤처져 따라가는 경향이 있고, 실제로 그래왔다." 이어서 말한다. "한국은 2018년 이후 인구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마지막 선진국이 될 것이다."('2018 인구절벽이 온다')
한국과 일본의 출생이 가장 많았던 ‘베이비붐시대’는 일본이 1949년, 한국이 1971년이다. 정확히 22년이다.
우리는 많은 것들이 일본과 닮아 있다.  아닌 듯 같은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인구절벽’이란 절벽에서 떨어 지듯이 갑자기 뚝 떨어진다는 의미다. 소득이
많고, 지출이 가장 많은 45~49세의 인구가 줄면 소비가 줄고 경제가 불황으로 접어든다고 
말한다. 덴트의 말은 단순하고 경쾌하다. 인구절벽으로 한국경제가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
은 아마도 부동산(주택)시장일 것이다.

아파트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주택보급률이110%가 넘는다고 한다. 수치로 본다면 집 없는 사람이 없어야 한다.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기 때문이다.  집 있는 사람은 평균 3.3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집 없는 사람이 전세, 월세를 버티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대출을 해서라도 집을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부동산불패신화가 다시 온 것처럼 아우성들이다.
‘인구절벽’과 함께 ‘부동산절벽’이 올 것이다. 과거 30년 넘게 우리를 웃고 울리게 만들었던 아파트의 불패신화는 인구절벽으로 인해 부동산절벽을 맞게 될 것이다.

부동산 절벽에도 길은 있다. 부동산으로 투자 수익을 얻고 싶다면, 인구이동에도 주목하자. 인구가 늘어나려면 출산을 늘려야 하고 이민자를 많이 받아 들여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줄어드는 인구만큼 그 안에서도 인구이동이 시작 된지 오래다.
현재인구보다 앞으로 얼마나 인구이동이 많이 될 지역을 선택하는 것이 부동산절벽에도 길이 보일 것이다.